먹기만 해도 태닝이 된다고? (feat.태닝 알약)

먹는 태닝 알약이 실제로 피부색을 바꾸는 데 효과가 있다고 난리다. 바로 틱톡이라는 숏폼 속에서 말이다. 태닝 보충제의 원리와 효과, 부작용이 궁금한 프로 태닝러라면 주목!

틱톡발 태닝 알약

태닝 미스트부터 스프레이, 거품 타입의 태닝 폼에 이르기까지 구릿빛 피부를 만들 방법은 아주 다양하다. 기계 태닝, 혹은 무작정 뜨거운 태양 아래 몸을 맡기는 일광욕보다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지만 지속성이 약한 게 흠이다. 1~2 주 정도면 이미 태닝 피부가 얼룩덜룩 벗겨지기 시작하는 것. 틱톡에서는 이에 대한 해답으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건 바로 먹는 태닝 보충제다.

태닝용 알약으로 알려진 경구용 태닝 보충제들은 시장에 출시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대부분 카타잔틴이라는 붉은 색소의 식품 착색료를 포함한 제품. 그러나 틱톡커들 사이 화제인 ‘태닝 알약’은 리코펜(lycopene)과 아스타잔틴(astaxanthin) 보충제로, 태닝 용도로 생산된 제품들은 아니지만 두 성분 모두 태닝 알약을 먹었을 때와 비슷한 효과를 자랑한다. 자연스러운 광이 도는, 어두운 피부 톤을 만들어준다는 입소문을 타 인기를 끌고 있는 것. 비록 피부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정 섭취량 이상을 먹어야 한다는 약간의 불편 사항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리코펜 & 아스타잔틴 보충제?

이러한 시끄러운 화제의 시발점엔 의외의 주범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당근! 작년 7월, 뷰티 틱토커로 알려진 이자벨 럭스는 매일 당근 세 개를 먹는 당근 태닝을 실천해 자연스러운 태닝 피부를 갖게 되었다고 밝혀 화제가 되었다. 당근과 태닝의 합성어인 #캐럿탠(carrottan)은 틱톡에서 10억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의 주장은 어느 정도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당근을 비롯한 단호박, 토마토, 그 외 오렌지와 같은 붉은 계열의 과일과 노란 계열의 과채류는 식물 색소인 카로티노이드(carotenoids)를 함유하고 있다. 때문에 그리고 충분히 많은 양을 섭취한다면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효과가 있는 것.  카로티노이드의 항산화 특성 덕분에 염증 완화는 물론 특정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고.

리코펜과 아스타잔틴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알약 보충제 형태다. 하지만 과다 섭취하거나 여러 제품을 동시에 복용하는 경우, 성분의 색소가 피부에 축적돼 피부색이 노르스름하게 변할 수 있다. 리코펜은 자연적으로 밝은 적색을 띠는 카로티노이드 색소를 지녔다. 비트나 수박이 먹음직스러운 붉은 빛을 띠는 이유다. 당근에 함유된 베타카로틴은 붉은 빛이 강한 오렌지 컬러의 색소다. 그 덕분에 이들은 태닝용 보충제의 성분으로 흔히 사용된다.  피부과 전문의 블레어 머피 로즈(Blair Murphy-Rose)에 따르면 보충제 복용 시, 제일 먼저 색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부위는 손바닥, 발뒤꿈치 등 두꺼운 피부 조직이라고. 피부 밑 지방층 등에 색소가 축적되어 그을린듯한 구릿빛 색깔을 띄게 되는 것. 미국 피부과 전문의 코리 L.하트먼은피부색이 어두워지는 건 맞지만 여름 일광욕으로 만든 광택 있는 구릿빛 색감과 반드시 동일한 효과가 있다는 보장은 없다며 “성분, 그리고 개인 피부와 어떻게 상호 작용을 하는지에 따라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색이 구릿빛에서 주황색, 심지어 보라색 같은 자줏빛을 띠게 될 수도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과연 안전할까?

현재까지 태닝 알약 중 FDA의 정식 승인을 받은 제품은 없다. 리코펜이나 아스타잔틴 제품은 애초에 피부 보정을 위한 용도로 개발된 것이 아니다. 설사 피부를 어둡게 만들어준다고 하더라도 자외선 차단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 하트먼 박사는 이러한 제품들이 멜라닌 색소처럼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효과는 없다는 것을 지적한다.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멜라닌 색소는 외부 자외선을 차단해 피부암 발병률을 낮추지만, 보충제로 착색된 피부 색소는 가짜이기 때문에 피부 보호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자칫하면 악성 흑색종 등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다시 말하지만 피부 보호 차원에서 태닝 알약은 무용지물이다!

게다가 태닝 알약은 FDA의 평가를 받지 않은 상품이니 본인의 위험 부담 하에 복용할 수 밖에 없다. 또 리코펜 혹은 아스타잔틴 보충제의 경우, 관련 연구가 아직 충분치 않기 때문에 그 효능 혹은 부작용에 대해 확언하기 힘들다. 리코펜의 경우 올바르게 복용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위험 요소가 있다. 설사나 구토, 복통, 경련을 유발할 수 있고 복용 중인 다른 약과 충돌해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항응고제와 함께 섭취하면 약효를 떨어뜨려, 혈액 희석제를 복용하는 사람이라면 과다 출혈의 위험을 가져올 수 있으니 주의할 것.

태닝 알약 대신에

전문가들은 효능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알약에 의지하기보다는 다른 태닝 대안을 추천한다. 자외선 노출 위험 없이 태닝이 가능한 로션 혹은 폼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의 선택이라고. 태닝 스프레이 또한 피하기를 권장했는데 흡입 시 독성 물질이 호흡기로 유입돼 폐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피부 역시 다른 장기처럼 살아있는 유기체다. 신체의 다른 기관들과 상호작용을 한다. 피부를 바꾸는 건 생각보다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틱톡 열풍에 태닝 알약 복용을 계획하고 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에디터
    김민지
    포토그래퍼
    @haileybieber, Pexels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