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투비 슈퍼스타! 있지(ITZY)의 리더 예지

두 번째 월드 투어의 피날레로 향하는 있지(ITZY)의 리더 예지, 그리고 찰나의 기쁨도 소중히 여기는 황예지 사이에서.

톱으로 연출한 스윔슈트는 질 샌더(Jil Sander). 램스킨 소재 펜슬 스커트는 마크 제이콥스. 아이코닉한 벨 비비에 버클이 돋보이는 ‘베니티’ 미니 백은 로저 비비에(Roger Vivier). 실버 링은 돌체앤가바나 (Dolce & Gabbana).

버진 울 소재의 더블브레스트 블레이저는 베르사체(Versace). 실크 코튼 소재 니삭스는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청키한 플랫폼 샌들 힐은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

니트 톱과 스티치 디테일의 쇼츠, 울 베레, 실크 코튼 소재 니삭스, 나파 가죽을 핸드 페인팅한 발레리나 ‘타비’ 슈즈는 모두 메종 마르지엘라.

A 지금 있지로 ‘BORN TO BE’ 투어에 한창이에요. 전세계 28개 지역을돌고 있죠?
맞아요. 총 32회 공연의 투어예요. 경험하기 전까지 몰랐는데 정말 많더라고요. 이번 투어는 유독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간 것 같아요.

A 두 번째 월드 투어의 끝을 향해가는 지금, 중간 점검을 해보면 어때요?
더 재미있게 즐겼어요. 확실히 경험치가 쌓인 만큼 무대 위에서 노련해졌어요. 호응을 유도하는 방법도 다양해졌고요. 첫 번째 투어 때는 모든 게 처음이라 ‘해낸다’는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믿지(있지의 팬클럽)’와 함께 만들어가는 것 같았고요.

A 투어가 시작되기 전 멤버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어요?
있지의 장점을 최대치로 끌어올리자는 포부를 세웠어요. 보는 분들이 ‘있지는 이런 팀이구나’ ‘이제 이것까지 할 수 있네’ ‘성장에 끝이 없다’는 걸 느낄 수 있도록 몸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고요.

A 투어 전 발매된 동명의 앨범에는 멤버들의 첫 솔로곡이 수록됐어요. 투어를 돌며 그 곡을 무대 위에서 선보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었을 것 같아요.
작사 작곡에 참여한 곡의 반응을 직접 느낀다는 게 귀하고 값진 경험이더라고요. 멤버 각자의 색을 살려 전부 다른 분위기의 곡이 탄생해 있지의 강점을 보여줬다는 면에서도 의미가 커요.

A 예지의 솔로곡 ‘Crown On My Head’는 그중 가장 파워풀한 곡 아닌가요?
‘내가 어쩌자고 곡을 이렇게 썼지’ 싶을 만큼 고음이라 어려웠어요. 퍼포먼스를 위한 곡을 만들자는 생각에서 기획을 시작했어요. 주제를 정하고 메시지를 담는 과정에서 이 에너지를 전하려면 폭발적 힘이 필요하겠더라고요. ‘해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하니까 또 되더라고요!

A 야망을 꾹꾹 눌러 담았나 싶었어요.
틀린 말은 아닙니다.(웃음) 욕심이 과했지만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했어요.

A ‘우리는 왕관을 쓸 자격이 있다’는 메시지도 참 좋았어요. 예지의 이야기를 꺼내놓은 건가요?
맞아요.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하나 고민했는데, 첫 솔로곡인 만큼 진실하고 싶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제 내면, 믿지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쓰게 됐어요. 있지의 시그너처 포즈인 왕관을 주제로 잡고 지나온 시간을 돌아봤어요. 그 왕관은 절대 가볍지 않았고, 무게를 견디며 소중히 지켜온 것이거든요. 믿지가 있기에 그 왕관을 계속 쓸 수 있었고요.

A ‘성장캐’ 하면 예지를 빼놓을 수 없죠. <더 팬>의 ‘New Rules’ 무대는 다시 봐도 놀라워요.
정말 신기해요! 촬영장에서 처음 뵙는 스태프 분도 <더 팬> 속 제 모습을 자주 얘기해주세요. 들을 때마다 뿌듯해요.

A 그 영상을 지금도 찾아볼 때가 있어요?
가끔 찾아봐요. 지금 보면 ‘어? 저 때가 춤을 더 잘 추는 것 같은데?’ 싶기도 하고요.(웃음) 제 인생을 통틀어 독기로 무장한 시절이 아니었나 싶어요. 열심히는 당연하고, 데뷔조를 준비하고 있었기에 팀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아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컸어요.

A ‘나를 믿자’는 가치관은 여전한가요? 다양한 경험이 쌓이며 진화한 부분도 있을까요.
좋아하는 것도 어느 정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건 확실히 느껴요. 그래서 항상 되새기죠. 흔들릴 때면 스스로 주문을 거는 거예요. ‘이 일을 진짜 좋아했지. 지금도 이 일을 되게 좋아하는구나’ 생각하며 뭉클하던 순간을 복기해요. 이 습관이 지금의 연차까지 흔들리지 않고 애정을 가질 수 있게 했어요. 모든 걸 당연하게만 생각하고 지나쳤으면 금방 지쳤을 것 같아요.

칼라리스 재킷과 미니 스커트는 꾸레쥬(Courreges). 메탈릭 토 장식의 레더 부츠는 질 샌더.

멀티 포켓 디테일의 재킷은 웰던(We11done). 레이스 드레스는 코치(Coach). 플랫폼 샌들 힐은 마크 제이콥스.

오픈워크 자수 기법의 플로럴 미니 드레스와 DG 로고 링은 돌체앤가바나. 캐츠 아이 선글라스는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 크랙 디테일의 레더 부츠는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

A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이 일의 기쁨은 뭔가요?
무대에 있을 때면 신기한 꿈을 꾸는 것 같을 때가 있어요.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큰 복이라고 느껴요. 일이라는 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부분이 있잖아요. 좋아하는 마음이 있기에 힘든 일도 극복하고 견딜 수 있는 것 같아요. 저희가 무대 위에서 전달하는 에너지가 행복과 사랑, 위로로 돌아온다는 게 아름다워요.

A 연차가 쌓여도 행복 버튼을 예민하게 유지하는 비결이 있어요?
지쳤다고 느낀 적은 없지만 힘든 순간은 있었죠. 개인적으로는 스스로에 대한 고민과 걱정에 사로잡혀 ‘잘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스트레스가 몰려와요. 주로 정신없이 활동할 때보다 비활동기에 그래요. 연습실에서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시간이다 보니 ‘성장하고 있는 걸까’에 대한 의구심이죠. 훗날 돌아보면 의미 있는 시간이었음을 느끼고 나서 지나치게 함몰되거나 갇히지 않으려고 해요.

A 누군가 예지 씨 삶을 영화로 만들자고 하면 오프닝 신에 어떤 장면을 넣고 싶어요?
증명사진을 넣을까 생각해봤는데 너무 웃길 것 같아요.(웃음) 인생의 가장 큰 무대에서 팬 분들과 ‘셀카’ 찍는 장면을 넣을래요. 앞으로 저희가 서게 될 큰 무대를 상상하게 되네요.

A 그 이유는요?
제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커요. 그 기반이 믿지고요.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하는 존재죠. 예지라는 사람을 정의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순간이거든요.

A 워커홀릭, 완성형 아이돌이라는 수식이 부담스러울 때는 없어요?
워커홀릭이 맞는 것 같아요.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고 믿어요. 그래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제 인생에서 아이돌이라는 일 역시 언젠가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졸업해야 할 테고요. 그래서인지 매 순간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는 게 스스로에게 당당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아요. ‘행복’을 좇으려 하기보다는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을 참지 않고 순간의 행복을 맛보려고 해요. 황예지로서도 하고 싶은 게 생기면 일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참지 않고 뛰어들어요.

A 투어가 끝나면 어떤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하반기 컴백을 앞두고 있으니 열심히 준비해야죠. 저희는 멈추지 않습니다.

A 올해 목표가 ‘느긋한 태도 갖기’라고요. 잘 진행되고 있나요?
의식하고 실천하는 중이에요. 원체 성격이 급해서 쉽지 않더라고요. 할 일이 있으면 빨리 끝내놓아야 마음이 편해요. 청소할 때도 한 손에는 걸레, 다른 손에는 빗자루를 들어요. 팔이 두 개뿐인 게 아쉬울 때도 있고요. 그러다 보니 조급해하고 덤벙댈 때가 있어 여유를 좀 가져야겠더라고요. 최근에 엄마가 “한발 떨어져 뒤에서 바라보고 행동하는 게 네 인생에 도움이 될 거야”라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A 오늘 화보의 콘셉트는 내면의 예지를 꺼내려는 의도였어요. 사람들이 잘 모르는 예지의 모습이 있나요?
일과 삶을 나누는 편이 아니라 보이는 모습이 내면의 저와 같아요. 지금 바로 여기 있는 제가 예지 그 자체입니다.

A <얼루어>가 추측한 예지의 내면과 딱 들어맞았네요.
사실 보내주신 콘셉트를 보고 자신 있게 촬영장에 왔어요. 잘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웃음) 역시나 화보 컷도 마음에 쏙 들어요!

A 하반기 컴백이 기다려지네요. 진행 상황은 어때요?
아직은 기획 단계에 있어요. 진부한 대답일 수 있지만, 새로운 있지를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열렬히 찾고 있거든요.

에디터
김지은, 김정현(인터뷰)
포토그래퍼
PAK BAE
스타일리스트
최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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