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라서 더욱 든든한 반려견 동반 여행 스폿

여행을 떠날 때마다 반려견을 호텔링 서비스에 맡기는 건 옛일이다.

선글라스는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 스카프는 에디터 소장품.

댕댕이와 함께 떠나는 여행

아이 대신 반려동물을 자식으로 여기는 ‘딩펫족’을 들어본 적 있나. KB경영연구소의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 가구는 552만, 반려인은 1262만 명에 달한다(2022년 기준). 이들은 반려동물과 여행도 곧잘 다닌다. 한국관광공사는 2022년 반려견 동반 당일 여행의 1인당 평균 지출 경비 약 13만원 중 반려동물에게 지출한 비용은 약 5만6000원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5월에는 반려견을 위한 항공사 ‘바크 에어’가 반려견 전용 비행기를 공개해 화제가 되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LG유플러스의 반려견 동반 제주 여행 전세기 상품 ‘포동 전세기’는 벌써 4차 모집을 진행 중이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지방자치단체(지자체)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대전은 애견 동반 가능 식당, 카페, 공공시설 등을 표기한 ‘댕댕지도’를 제작해 ‘댕댕이와 대전여행’이라는 새로운 관광 카테고리를 만들었고, 올해 반려동물 친화 관광도시에 선정된 순천은 <2024 댕댕나이트런>을 열었다. 함께 선정된 포천 역시 포천아트밸리를 주요 거점으로 삼아 ‘반려동물 웰컴센터’를 조성해 반려동물을 위한 도시로 탈바꿈하는 데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충북 증평이 한국관광공사와 미륵사에서 진행하는 반려견 동반 템플스테이 ‘댕플스테이’ 역시 색다르게 다가온다.

이것만은 꼭!

독창적인 반려동물 동반 여행 프로그램과 스폿이 쏟아지는 요즘, 모두가 행복한 여행을 하기 위해 유의할 부분도 있다. 여행지를 결정했다면 위급 상황에 대비해 인근에 동물병원이 있는지 확인하고, 이동 중 반려견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게 하자. 멀미가 잦은 반려견은 반드시 카시트나 케이지 등 안정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중간중간 휴식 시간도 갖는다. 숙소를 고를 때는 반려동물과 입실 가능한 펫룸 객실을 운영하는 곳인지 확인한다. 식당이나 카페를 택할 때도 고심하자. 현행 식품위생법상 국내 식당의 동물 출입은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최근 일정 기간 규제를 면제하는 ‘규제샌드박스’ 정책으로 식당 영업자가 자율적으로 반려동물 출입 가능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비반려인과 함께 공간을 사용하기 때문에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도록 펫 유모차나 캐리어를 활용하자. 이 외에 반려동물 동반 시설을 방문할 때는 목줄과 인식표를 착용하고, 배변 봉투와 이동장, 매너벨트 같은 위생용품을 지참한다.


HISTORY TRIP IN GYEONGJU

경주역사유적지구
도시 전체가 역사 그 자체인 경주. 유적지 내부에는 반려견 동반이 어렵지만, 첨성대와 월성, 계림 등이 모인 경주역사유적지구에는 동반이 가능하다. 첨성대 옆을 거닐며 주변 꽃단지와 산책로를 천천히 돌아볼 것. 발굴 조사가 진행 중인 월성 역시 반려견과 발굴 현장 주변을 산책할 수 있다. 신라 천년의 숲 계림에서도 반려견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보면 어떨까.

운곡서원
경주 시내에서 벗어나 북쪽으로 가다 보면 만나는 운곡서원. 이곳은 안동권씨 집안의 공신과 유학자를 추모하는 조선시대 서원이다. 지금도 매년 음력 3월 초정일(初丁日)이면 향사를 지낸다. 특히 수령이 300년 넘은 아름드리 은행나무를 보려고 가을이면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반려견에게 리드줄만 착용한다면 서원 구석구석을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신라왕경숲
신라시대 수도인 왕경지구의 하천 범람을 막기 위해 조성한 길이 2km(5리)의 ‘오리수’. 보문관광단지 앞 신라왕경숲은 신라 치수 사업의 역사를 재현한 곳이다. 구황교 인근과 숲머리 음식촌 인근으로 나눠 두 번에 걸쳐 조성했다. 편의시설뿐 아니라 한적한 잔디와 나무 그늘이 많아 피크닉 명소로도 잘 알려졌다. 숲속에 여유롭게 앉아 신라의 역사를 떠올리며 사색에 잠겨보자.

선덕여왕릉
동네 작은 뒷산 정도 높이인 낭산을 15분 정도 오르면 빽빽한 소나무 사이로 소박한 모습의 능이 하나 나온다. 신라 제27대 선덕여왕의 능으로, 다른 왕릉과 달리 찾는 사람이 적어 조용하다. 그렇기에 반려견과 천천히 왕릉을 둘러보기도, 입장료를 받지 않아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방문하기도 좋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은근한 분위기로 방문객을 압도한다.


ACTIVITY TRIP IN JEJU

9.81 파크 제주
뜨거운 관심을 받는 액티비티 스폿. 중력가속도의 스피드를 즐기는 레이싱에서 착안한 이곳은 실내부터 실외까지 다양한 레이스 체험장을 구비하고 있다. 특히 행동학 수의사 설채현과의 오랜 연구를 거쳐 탄생한 반려견·보호자 협동 액티비티 ‘반려견 실내 전용 패키지’가 눈길을 끈다. 후각을 자극하는 ‘킁킁 어드벤처’, 견주와 2인승 GR-D를 탑승하고 달리는 ‘RACE 981’, 생소한 소리와 촉감의 바닥 장애물을 통과하는 ‘촉감 레이스’ 등 색다른 경험이 가득하다.

돌고래 투어
서귀포 동일리포구와 김녕, 차귀도 등 여러 스폿에서 진행하는 돌고래 투어는 구명조끼를 입고 요트나 작은 보트에 올라타는 것에서 시작된다. 전문 가이드가 동행하며 돌고래의 생태와 특징을 설명하고, 돌고래가 자주 등장하는 장소를 소개한다. 원한다면 바다낚시 체험도 가능하고, 반려견 동반 시 미리 업체와 공유하고 이동장을 준비하는 등 안전에 유의한다. 반려견과 함께 물속을 가르는 돌고래 떼를 지켜보며 자연의 신비함을 느껴보자.

제주레일바이크
다랑쉬오름과 우도, 성산일출봉, 풍력발전단지, 용눈이오름까지, 순환형 선로를 달리며 제주 곳곳을 누비는 제주레일바이크는 제주 동쪽 구좌읍에 위치한다. 자연경관을 둘러보도록 구성한 코스에서 약 30분간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모든 차량은 페달을 밟지 않아도 움직이는 자동 페달 구조여서 반려견과 탑승할 때 더욱 편리하다. 운이 좋으면 드넓은 초원에서 풀을 뜯는 소 떼와 마주칠 수도 있다. 반려견의 안전을 위해 리드줄과 이동장 준비는 필수다.

한담 해안 산책로
반려견과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구불구불한 산책로를 한가로이 걸어보자. 제주 북서부에 위치한 애월 한담 해변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길이 1.2km의 산책로는 구멍이 송송 뚫린 검은 현무암과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여 있다. 소형견부터 대형견까지 모두 입장 가능한 이곳은 제주시 숨은 비경 31곳 중 하나로도 선정되었다. 계절마다 다르게 피는 형형색색의 꽃과 식물은 맑고 푸른 바다를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월정 투명 카약
에메랄드빛 바다 위에 두둥실 떠 있는 듯한 기분은 오직 이곳에서만! 수심이 낮고 바위에 둘러싸여 고요한 월정리 해변은 파도의 위험이 적어 안전한 카약 체험이 가능하다. 2인 동반 시 반려견과 탑승할 수 있고, 추가 금액은 없지만 반려견을 위한 안전 장치는 따로 제공하지 않으니 반드시 리드줄을 착용할 것. 천천히 노를 저으며 투명한 물속에서 헤엄치는 해양생물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협재해수욕장
푸르른 바다와 은빛 모래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는 협재해수욕장은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곳이다. 애견 동반 구역은 해수욕장 서쪽에 위치하며, 해당 구역에서는 반려견과 보드라운 백사장을 밟으며 자유롭게 거닐 수 있다. 여름철 무더위를 피하고 싶다면 시원한 바닷속에 뛰어들어 수영을 해도 좋다. 해변 근처에는 반려견을 위한 편의시설과 카페도 갖춰져 있어 휴식이 필요할 때 언제든 찾을 수 있다.


HEALING & NATURE TRIP IN JINAN

데미샘자연휴양림
약 2km2의 넓은 대지에 숲속의 집, 휴양관, 물놀이터, 숲 문화 마당 등 여러 시설과 야생화 단지, 자연 폭포 같은 볼거리까지 갖춘 공립 자연휴양림. 반려견 동반 출입이 가능한 유일한 공립 자연휴양림으로, 휴양림 내 객실 중 하나인 수향채 역시 반려견 동반 전용 객실로 운영해 숙박까지 고민 없이 해결할 수 있다. 맹견으로 분류되는 견종과 15kg 이상의 반려견은 출입이 불가하며, 사전 등록이 완료된 반려견에 한해 시설 입장이 허용되니 방문 전 꼭 미리 확인할 것!

운일암반일암 숲길
한국관광공사와 에어비앤비, 전라북도가 함께 선정한 ‘반려견과 함께하는 우선 안심 걷기 길’ 중 하나인 운일암반일암 숲길에는 약 0.8km의 ‘눈치보지마시개길’이 있다. 삼거마을 정류장에서 주천면사무소에 이르는 9코스로 이뤄졌다. 생태 탐방로와 기암괴석, 크고 작은 폭포와 계곡이 빚은 절경으로 유명한 이곳은 여름철 계곡 물놀이 명소로도 인기가 좋다. 골이 깊은 계곡과 우거진 숲을 잇는 아찔한 구름다리와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재미도 쏠쏠하다.

용담 섬바위 캠핑장
멋들어진 수형의 천년송이 자라는 섬바위와 용담호, 금강을 앞에 두고 넓은 자갈밭이 끝없이 펼쳐진다. 무료 캠핑 명소로 유명한 이곳은 캠핑러에게 인기 만점. 캠핑을 하지 않더라도 섬바위 전망을 즐기고 싶다면 누구나 방문할 수 있다. 느긋하게 산책하거나 간이 의자를 놓고 휴식을 취해도 좋다. 반려견과 방문할 때는 캠핑 차량이나 거친 자갈밭에 반려견의 발이 다치지 않도록 주의한다. 캠핑장 앞으로 잔잔하고 평화롭게 흐르는 금강은 ‘물멍’에 제격이다.

부귀 메타세쿼이아길
26호선 국도를 타고 모래재를 오르다 보면 마주하는 이 길은 메타세쿼이아가 약 1.6km 펼쳐진 산책로 겸 도로다. 마이산 자락을 따라 펼쳐진 메타세쿼이아길은 가을이면 울긋불긋한 단풍이 절경을 이뤄 드라이브 코스로도 잘 알려져 있다. 반려견과 울창한 나무 사이로 조성된 다양한 산책로를 걸으며 싱그러움과 평온함을 만끽해보길. 나뭇잎 사이로 부는 선선한 가을 바람이 만들어내는 경쾌한 소리에도 귀기울여보자.

용담댐 조각공원
탁 트인 용담호와 수많은 조각 작품을 한 번에 만끽하는 공원. 곳곳에 전시한 개성 있는 조각 작품 200여 점은 음료수 캔, 자전거, 생수통, 철재 등 일상 속에서 배출하는 폐품을 재활용했다. 조각 작품과 함께 잔디와 소나무, 자연석을 활용해 깔끔하게 완성한 조경을 감상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개방형 공원이지만, 반려견의 리드줄 착용과 배변 처리에 유념할 것.

꽃잔디동산
지난 2000년에 문을 연 꽃잔디동산은 사계절 내내 아름답다. 약 16만5000m²(5만여 평)에 이르는 산을 가득 메우는 분홍빛 꽃잔디는 4월에 만개하고, 5월 중순부터는 희고 탐스러운 불두화를 만날 수 있다. 여름에 피는 배롱나무 꽃과 가을 홍단풍나무의 알록달록한 단풍, 겨울이면 소복이 쌓이는 하얀 눈까지. 반려견과 함께 분주함에서 벗어나 자연과 하나 되는 시간을 만끽해보자.

    포토그래퍼
    현경준
    모델
    한통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