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독서가

스산한 이 계절, 책 읽는 시간이 무엇보다 즐거운 고독한 독서가를 위한 책.

<대놓고 다정하진 않지만>

‘로봇’ 용어를 처음 만들었을 정도로 세상을 앞서간 체코 작가 카렐 차페크의 영국 여행기로, 대충 그린 듯하지만 사랑스러운 일러스트 역시 작가의 작품이다. 함께 출간한 스페인 여행기의 제목은 <조금 미친 사람들>. 100년 전 여행의 기록을 담았지만 지금의 영국과 스페인의 모습을 고스란히 묘사한 것도 흥미로운 지점이다. 카렐 차페크 지음, 휴머니스트

<영화 보고 오는 길에 글을 썼습니다>

유튜브 요약본이 난무하며 영화 담론이 점점 사라지는 지금, 소설가이자 영화광인 김중혁은 여전히 영화를 보고 글을 쓴다. 마음에 잔상을 남긴 영화 77편에서 비롯한 생각은 감상을 넘어 스스로에 대한 성찰과 세계에 대한 이해로 점점 퍼져 나간다. 뭘 제대로 보지도 못한 채, 볼 게 없다고 투덜거리는 요즘과는 다르지만 그래서 더 의미 있다. 김중혁 지음, 안온북스

<그레이트 서클>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매기 십스테드의 새 작품은 세계일주 비행에 도전한 20세기의 비행사와 그 역할을 연기한 21세기의 영화배우, 두 여성의 삶을 따라간다. 분량이 1000페이지나 되지만, 압도적 흡인력으로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한다.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부문에도 올랐다. 매기 십스테드 지음, 문학동네

<살아 있는 산>

생애 대부분을 케언곰 산맥을 둘러보며 지낸 작가의 경험을 시와 산문으로 담았다. 케언곰 산맥은 영국의 북극이자 스코틀랜드의 정신으로 불리는 곳으로, 과거엔 알프스 산맥보다 높았지만 수백만 년 동안 침식되며 황무지가 된 곳이다. 이곳을 혼자 또는 친구들이나 연구회 동료들과 걸으며 자연의 위대함을 마주한다. 낸 셰퍼드 지음, 위즈덤하우스

<그거 사전>

피자를 고정하는 그거, 휴지를 다 쓰면 남는 그거, 카레를 담는 그거. 늘 보지만 ‘그거’의 이름은 항상 물음표다. <매일경제> 홍성윤 기자는 ‘샴푸 용기의 펌프가 눌리지 않도록 고정하는 C 자 모양 ‘플라스틱 그거’를 시작으로, 작은 물건의 이름과 사연을 찾는 여정을 시작한다. ‘샴푸 그거’의 이름은 뭐냐고? 76개의 이름이 실린 책을 보자. 홍성윤 지음, 인플루엔셜

<내 마음의 거짓말>

나 자신을 속이는 건 때로 나다. 정신과 전문의이자 작가인 김병수의 새 책은 내 마음이 만든 거짓말 23가지를 담았다. 남 탓이 아닌 내 탓 하는 사람들은 특히 스스로를 속이기 쉽다. 과로로 인해 몸이 아파도 내 탓, 외로움과 우울도 내 탓으로 여긴다면, 이제는 나쁜 거짓말과 잘못된 생각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김병수 지음, 서삼독

<소수의 고독>

이탈리아 문단의 총아 파올로 조르다노의 책 두 권이 국내 독자를 만난다. 개정판으로 새롭게 출간된 <소수의 고독>은 그의 대표작. 제67회 베네치아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후보에 오른 동명 영화의 원작이기도 하다. <증명하는 사랑>은 국내에 소개되는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로, 관계의 미묘함을 우아한 필치로 다룬다. 파올로 조르다노 지음, 문학동네

포토그래퍼
윤철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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