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D WILD WINTER

 독특하면서도 타임리스한, 대체 불가능한 레오퍼드의 매력.

 사람들은 왜 레오퍼드 패턴에 끌리는 걸까? 아마 패턴의 감각적인 매력이 시각적으로 강렬하면서도 매혹적인 디자인으로 구현되는 까닭일 테다. 이 같은 매력으로 겨울마다 사랑받는 마성의 레오퍼드 패턴이 올겨울에도 잊지 않고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특히 올해는 패턴의 대담함이 다양한 형태로 변주되어 액세서리로까지 확장해 그 한계를 가늠할 수조차 없다. 고대부터 원시적이고 강렬한 이미지로 힘과 권력, 부의 상징으로 신분을 과시하려고 착용한 레오퍼드는 현대 패션에서도 이런 상징성은 여전히 유효하나, 자신감을 넘어 진취적이고 개성 있는 이미지, 또 패턴의 강한 시각적 효과 덕분에 관능적으로도 어필한다.

레오퍼드를 패션계에서 대중적으로 사용한 시기는 1920~30년경이나, 제대로 주목받은 것은 1947년 디올의 ‘뉴 룩’ 컬렉션이 론칭한 시점이다. 1960년대 재클린 케네디는 레오퍼드 코트조차 우아하게 소화했고, 그 깊고 짙은 여운은 모두에게 강렬함으로 각인되었으며, 1980년대 그레이스 존스는 레오퍼드 패턴을 과감하게 착용하며 고유의 스타일을 확립해 모델이자 가수인 그가 스타일 아이콘으로 우뚝 서는 데 일조했다. 최근 조용한 럭셔리나 드뮤어 같은 트렌드가 대중에게 인기를 끌 때조차 레오퍼드는 밀려나지 않았으니, 비욘세나 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 같은 아이코닉 패셔니스타들에 의해 무대에서나 일상에서 상황에 맞게 변주하며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켰다.

코트와 드레스부터 머플러, 부츠, 가방과 모자까지 범주를 넓힌 지금, 레오퍼드를 절제된 방식으로 스타일링하는 것은 그 매력을 더욱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기본 화이트 셔츠에 레오퍼드 스커트를 매치하거나, 블랙이나 레드로 맞춘 의상에 레오퍼드 부츠를 연출하는 식이다. 그마저 어렵다면 평소 입던 의상에 레오퍼드 스카프만 더해도 MSG급 풍미를 일으킬 수 있다. 드레스와 아우터, 타이츠까지 레오퍼드로 통일하는 ‘탑투토 룩’은 고수에게나 통할 일. 오히려 이리나 샤크 같은 초고수는 홀터넥 레오퍼드 드레스에 볼캡을 써서 스트리트 바이브를 연출하니, 레오퍼드 패턴의 참매력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더해 다채로운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 아닐까?
이번 가을과 겨울, 고유의 매력을 이어가는 레오퍼드와 독특한 존재감을 드러내보자. 이자벨마랑과 디올, 마이클 코어스, 베르사체, N°21 같은 컬렉션이 근사하고 든든한 팁이 되어줄 것이다. 

    사진 출처
    COURTESY OF GORUNWAY
    디자이너
    오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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