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근한 것이 좋아
꽤 오랫동안 이어진 퍼스널 컬러의 유행은 색 선택의 허들을 더욱 높였다. 일명 ‘톤그로’가 되는 걸 두려워하고, 핑크를 좋아하지만 웜톤이라는 이유로 시도조차 못한 건 모두 퍼스널 컬러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베이지, 누드, 소프트 브라운 등 웜톤도 쿨톤도 아닌 경계 어딘가의 채도가 낮은 ‘미지근’ 톤이 대세를 이룬 것. 말린 장미, MLBB, 뮤트 컬러 등으로 불리며 익숙하던 컬러 팔레트가 다시 한번 주목받은 이유는 톤 구분 없이 누구에게나 어울리는 톤이라는 사실에 있다. 쨍하거나 깊지 않고 우리 피부 같은 명도와 채도를 가져 눈과 볼, 입술 등 어디에나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연하고 부드러운 컬러 스펙트럼으로 누구나 시도하기 부담 없다. 무엇보다 그윽하고 우아한 색감 덕분에 과하지 않은 멋을 연출할 수 있다는 건 가장 큰 매력. ‘톤팡질팡’ 컬러 선택에 고민하는 톤 유목민이라면 올 한 해 미지근 톤의 유행이 구세주와 같지 않았을까?
럭셔리 패션 브랜드의 뷰티
지난 3월 셀린느는 컬렉션 영상을 통해 뷰티 라인을 공개하며 ‘셀린느 보떼(Celine Beaute)의 탄생을 알렸다. 프라다는 3년의 준비 끝에 메이크업과 스킨케어 제품을 갖춘 ‘프라다 뷰티’의 시작을 예고했고, 8월엔 국내 론칭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같은 달 돌체앤가바나의 화장품 브랜드 돌체앤가바나 뷰티도 한국에 재상륙했는데, 아이섀도 팔레트 하나 가격이 10만원을 웃돌지만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연일 최고 매출 기록을 세웠다. 향수 출시 계획을 발표한 발망과 2026년까지 뷰티 라인 론칭을 완성하겠다고 선언한 마르니, 새로운 향수로 오랜만에 돌아온 미우미우, 2~3년 내 뷰티 사업을 재개하겠다고 선언한 마크 제이콥스까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들여 패션 하우스의 정체성을 장착하거나 좋아하는 패션 브랜드를 풀 룩으로 소구하고 싶은 심리가 여기에 반영된다.
THE NEW CREATIVE DIRECTORS
1 SARAH BURTON
2010~2023년, 무려 13년간 알렉산더 맥퀸과의 의리를 지켜온 사라 버튼이 지방시의 여성, 남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이적했다. 사라 버튼 특유의 전위적 오트 쿠튀르 정신이 70년 넘게 이어진 지방시 하우스에서 어떻게 표현될지 기대를 모은다. 첫 컬렉션은 2025년 3월에 선보일 예정.
2 MICHAEL RIDER
발렌시아가 출신이자 피비 파일로의 셀린느 시절 10년간 디자인 디렉터로 동행한 마이클 라이더가 폴로 랄프 로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사퇴하고 다시 셀린느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수장이다. 그렇다면 셀린느의 지난 7년을 함께한 에디 슬리먼은 어디로 갈 것인지? 여전히 소문만 무성하다.
3 HAIDER ACKERMANN
톰 포드는 마니아층이 두터운 하이더 아커만으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교체했다. 2023년 4월 톰 포드가 본인의 브랜드를 떠난 뒤 영광스러운 자리를 피터 호킹스에게 내주었지만, 데뷔 컬렉션을 선보이고 1년도 채 되지 않아 교체되었기에 하이더 아커만이 과연 만인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4 ALESSANDRO MICHELE
구찌 하우스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힘을 입증한 산증인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메종 발렌티노로 거처를 옮겼고, 그 데뷔 쇼가 지난 9월 2025 S/S 파리 패션위크에서 공개됐다. 25년간 메종을 지킨 피엘파올로 피춀리의 흔적은 사라지고 오롯이 미켈레의 몽환적 색채로 가득 찼기에 무난히 성공적이라는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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