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한강
지난 10월 10일,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좋은 일이 도통 없던 이때, 한국어를 쓰는 모든 이들에게 기쁨과 흥분이 흘러넘쳤다. 작가 한강이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에 선정된 것. 한국인이자 아시아 여성 작가로는 최초의 수상이며,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고 김대중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에 이어 두 번째다. 스웨덴 한림원은 선정 이유로 “역사의 트라우마에 맞서는 동시에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시적인 산문”을 꼽았다. 한강의 책은 수상 엿새 만에 국내에서 100만 부가 팔렸고, 곧 200만 부를 돌파할 예정이다. 작가의 작품은 해외 서점 곳곳에서도 품귀 현상을 빚었다. 해외에서 한국 문학에 주목한 건 올해만의 일은 아니었다. 한강은 <채식주의자>로 부커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배수아와 황정은, 황석영, 천명관, 정보라, 박상영의 작품도 전 세계 각국에 소개되었다.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열린 세계 최대 도서전인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서도 한국 문학 작품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는 후문.
일본도 접수한 K-뷰티
‘메이드 인 코리아 뷰티’가 일본을 점령했다! 일본 화장품 수입 시장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엣코스메나 로프트 같은 코스메틱 매장엔 어김없이 K-뷰티 존이 가장 눈에 띄는 매대에 놓이고, 크고 작은 특별 기획전이 수시로 열린다. K-팝, K-컬처, K-뷰티에 관심을 갖고 서울을 방문한 일본 관광객에겐 뷰티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를 도는 게 루틴이 된 지 오래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2024년엔 대표 K-뷰티 브랜드가 직접 일본으로 향했다. 탬버린즈는 아오야마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이니스프리는 오모테산도에 두 번째 매장을 열었고, 하라주쿠에 오픈한 어뮤즈의 팝업스토어 역시 문전성시를 이뤘다. 온라인에서의 인기도 이에 못지않다. ‘큐텐재팬 성공의 숨은 주역은 K-뷰티’라는 기사 헤드라인이 이를 방증한다. 이 기사가 과장이 아닌 이유는 큐텐재팬의 전체 거래액 중 K-브랜드의 비중이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얼루어 뷰티 페어>의 도쿄 진출 역시 마찬가지. 시부야 히카리에 홀에서 이틀간 진행된 <K-뷰티 페어 인 도쿄>는 2024 K-뷰티 어워드의 결과와 수상 브랜드를 소개하고 17개 브랜드가 직접 참여해 큰 호응을 끌어냈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긴 대기 줄과 일본 인플루언서의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은 이 자랑스러운 흐름이 아직 서막일 뿐임을 느끼게 해줬다.
지역 축제로 가자
올해 페스티벌의 열기는 전국 방방곡곡으로 흩어졌다. 김천의 김밥, 구미의 라면, 원주의 만두, 양평의 산나물, 순창의 떡볶이 등 전국 팔도에서 이색 경험을 할 수 있는 축제가 MZ의 타깃이 됐다. 축제의 열기는 뜨거웠고 기대만큼 알찬 구성으로 방문객을 만족시켰다. 올해 첫선을 보인 경북 김천의 ‘김천김밥축제’는 핫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김밥 레시피 대회를 개최하고 마스코트 ‘꼬달이’를 앞세워 다양한 놀이를 마련한 김밥축제에는 김천시 총인구에 육박하는 10만여 명이 몰렸다. 원주 만두축제에는 무려 50만 명이, 구미 라면축제에는 지난해의 2배에 달하는 방문객이 다녀갔다. 주목할 점은 방문객 중 일부러 찾아온 외지인이 과반수나 된다는 것, 지역 홍보 효과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
최악의 기후위기
2024년은 지구 기온 관측 이래 가장 뜨거운 해로 기록됐다.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지난 1~9월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4℃ 상승했다. 미국에서는 역대급 가뭄이, 스페인 발렌시아에서는 대홍수가 일어났다. 기후위기 속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방책으로 정부는 ‘K교통혁신’을 발표했다. 서울시가 처음으로 선보인 기후동행카드가 바로 그것. 기후동행카드는 누적 판매량 500만 건을 기록하며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국토교통부가 선보인 ‘K-패스’ 역시 정기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지출 금액의 일정 비율을 환급해주며 대중교통 이용을 독려했다. ‘경기 기후행동 기회소득’은 예산이 11월 중 소진될 정도로 시민 호응도 높았다.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실천은 이처럼 바로 우리 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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