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LNESS

활기찬 새해를 위한 ‘푸드’ 디톡스

2025.01.05이재윤

누구나 원하지만 쉽게 얻을 수는 없는 그것, ‘디톡스’. 새해의 활기찬 시작을 위해 지금 생각해야 할 디톡스 3가지에 대하여.

1월 1일, 처음 듣는 음악이 그해의 주제가 된다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이든 스타트를 어떻게 끊느냐가 관건임은 모두가 익히 아는바. ‘디톡스(Detox)’는 ‘Detoxification’의 준말로, 체내 축적된 독소를 빼내고 정화하는 대체의학적 제독 요법을 뜻한다. 주로 뭔가를 줄이고 덜어낼 때 등장하는 디톡스는 식생활뿐 아니라 우리를 둘러싼 여러 사회적 현상에 적용된다. 작년보다 나은 새해를 위해 멘탈, 디지털, 푸드 세 종류의 디톡스를 탐구했다.

‘푸드 디톡스’를 할 때 고려할 것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고 시도하기 쉬운 디톡스는 역시 식생활이다. 레몬물을 음용하는 디톡스라거나, 체질에 맞지 않은 음식을 중단하는 ‘8체질 디톡스’ 역시 누구나 한 번은 해봤을 법하다. 기능의학의 대가 마크 하이먼(Mark Hyman)은 “당신이 먹는 것이 말 그대로 당신의 몸과 마음의 기능 대부분을 조절한다”고 했다. <내 몸 혁명>의 저자이자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용우 교수 역시 음식과 독소 배출의 연관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건강한 음식만 찾아 먹는다면 몸이 아플 이유가 없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강보다 맛을 추구하죠. 설탕, 소금, 밀가루, 튀김 등 자극적인 음식 섭취량이 늘어나면 뇌의 보상중추를 자극해 중독으로 이어집니다.” 몸속 신진대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에 이르면 체중 증가, 고혈당 등의 대사 이상이 발현된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그렇기 때문에 클린한 식단은 물론, 유해한 음식을 끊는 것 역시 장 건강 증진, 체내 염증 완화 등 신체 시스템 정상화에 반드시 필요하다. “체중계 눈금이 아니라 건강한 몸을 목표로 삼으세요. 유해한 음식을 피하고 건강에 도움을 주는 음식을 챙겨 먹는 게 중요합니다. 디톡스의 기본이죠.” 먹는 것만 바꿔도 우리 몸은 변화한다. 다만 무작정 비우고, 끊는 대신 몸의 시스템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으로 연결된 몸을 전방위적으로 가꾸는 ‘푸드 디톡스’를 위해 더하고 뺄 것은 무엇일까? 

해독 음료로 비우는 몸

음양탕, 레몬수, ABC 주스, 해독 스무디. 마시기만 해도 몸을 정화하고 순환시킨다는 이 음료에 주목하자. 박용우 교수가 제안한 4주 다이어트 플랜을 살펴보면, 카페인 함유 음료 및 액상과당을 제외한 물, 허브티 등을 마음껏 마시라고 권한다. 물은 체내 노폐물을 희석하고 배출하며 세포가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게 돕고, 체온 조절과 관절의 충격 완화 등의 기능을 한다. 본격적인 푸드 디톡스를 위한 준비 단계인 셈이다. 물과 함께 각종 영양분을 갈아 넣은 해독음료를 마시면 위, 장, 간, 세포를 청소하기에 금상첨화. 특히 배추, 브로콜리, 청경채 같은 십자화과 채소는 설포라판과 글루타치온 생성 촉진 성분이 함유돼 있으니 반드시 재료에 포함시킬 것. 최근에는 MZ세대 사이에서 혈당 관리가 건강 키워드로 급부상하며 기상 직후 또는 식전 사과발효식초인 ‘애플 사이다 비니거(Apple Cider Vinegar)’를 물에 희석해 한 잔 마시는 루틴도 생겼다. 실제 사과식초에 담긴 영양 성분인 ‘초산’은 지방 합성을 억제하고 지방 연소를 촉진한다고. 연구를 통해 혈당과 당화혈색소 수치를 낮춘다는 것도 증명한 바 있다.

축적된 지방을 태우는 단백질

디톡스에 단백질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 본래 우리 몸은 당과 지방을 동시에 연료로 사용해야 하지만, 대사 유연성이 떨어진 상태의 신체는 축적된 지방을 소비하지 않고 되레 당을 보충하려 든다.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축적된 지방을 태워 탄수화물을 제한해야 하고, 이때 발생하는 근손실을 최소화하려고 단백질 섭취량을 반드시 늘려야 한다. 박용우 교수는 이를 위해 곧바로 단백질 함유량이 높은 음식을 섭취하기보다는 단백질 셰이크 형태로 시작할 것을 추천한다. 하루 4번, 1~1.2g/kg 먹어야 하는 단백질을 좀 더 쉽게 챙길 수 있기 때문. 아침에 단백질을 섭취하면 혈당 조절 면에서도 이득이다. ‘세컨드밀 효과’로 인해 하루 종일 안정적인 혈당 수치를 유지할 수 있는 것. 더불어 위장관의 휴식과 장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은 다양한 채소 및 통곡류 섭취를 통한 식이섬유 공급이다. 이는 2024년 푸드 트렌드로 꼽힌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전문의 정희원 교수의 저서 <저속 노화 식사법> 내용과도 일맥상통한다. 운동까지 병행하면 완벽하다. 다만 용법과 용량에 맞는 운동을 하자. 주 4회 이상 규칙적으로 하되 숨이 차거나 근섬유에 손상을 입힐 강도로 힘들게 해야 한다.

중독이 불러오는 생체 리듬 파괴

알코올과 카페인은 중독을 유발한다. 스스로 알코올과 카페인을 통제할 수 있다면 적당히 즐겨도 좋다. 그러나 디톡스를 통한 신체 시스템 정상화가 필요할 때는 일시적으로 끊어내자. 알코올은 1g당 7kcal의 에너지를 내는 고열량 식품으로, 소화관에 흡수된 후 간에서 처리되는데, 이때 지방산으로 합성되며 간의 지방 연소를 방해한다. 음주는 결국 간의 인슐린 작동력을 떨어트리고 당 조절 이상을 가져온다. 카페인 역시 과잉 섭취 시 불안, 메스꺼움, 구토 등이 일어날 수 있고, 중독되면 신경과민, 근육경련, 불면증, 칼슘 불균형 등이 나타난다고 알려졌다. 무엇보다 망가진 서카디안 리듬을 돌려놓는 것이 가장 중요한 디톡스에서는 7시간 이상의 충분한 숙면과 14시간 공복을 권장하기에, 수면의 질을 망치는 카페인은 멀리한다.

달달함 뒤에 숨은 독소

저당 밥, 저당 고추장, 저당 케이크, 저당 베이글…. 사람들이 혈당 스파이크를 경계하면서 당을 함유한 음식 앞에는 ‘저당’이라는 단어가 자리 잡았다. 우리가 혈당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비만과 대사증후군뿐 아니라 인슐린 과다 분비와 인슐린 저항성 등 각종 합병증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사실 당은 알코올과 카페인만큼 중독성 있는 도파민 유발 물질이다. 탄산음료, 과자, 초콜릿 같은 달달한 가공식품을 자주 먹으면 나도 모르게 계속 찾게 된다. 당은 고온에서 단백질 또는 지방과 결합하면 더욱 무시무시한 형태로 변모한다. ‘당독소’라 불리는 최종당화산물은 신경세포에 염증을 유발하고 기능을 떨어트린다. 보송하고 탱글하던 피부가 축 늘어지는 건 당독소가 불러온 단백질 변성 탓이다. 혈관, 눈, 신장, 심장도 당독소의 악행을 피할 수 없다. 몸 여기저기 퍼진 나쁜 요소를 비워내는 디톡스를 할 때, 설탕과 과당을 피해야 하는 이유다.

    일러스트레이터
    신연철
    도움말
    박용우(가정의학과 전문의, <내 몸 혁명> 저자), 참고도서 | <내 몸 혁명>(박용우 지음), <해독 혁명>(최지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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