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IRCLE OF MEMORY / 미나 페르호넨 디자인 여정

미나 페르호넨의 컬렉션을 총망라한 전시가 일본, 대만, 스웨덴에 이어 서울에서 가장 큰 규모로 열리고 있어요. 이 전시가 어떻게 기억될 것 같아요?
이 전시는 지금까지 제 커리어를 돌아봤을 때 특별히 자랑스러운 프로젝트로 기억될 거예요. 우리의 디자인과 활동이 대규모 전시를 통해 대중에게 보이는 건 정말 독특한 경험이거든요. 스웨덴 국립미술관과 서울의 DDP, 대만 가오슝 시립미술관처럼 훌륭한 건축물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깊은 감동과 감사를 느낍니다.

개인적으로 ‘흙’의 공간이 인상 깊었어요. 시간과 사람, 세대를 걸친 이야기가 담긴 물건은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없으니까요. ‘고유성’에 대해 어떻게 정의하나요?
저도 고객의 추억과 함께 전시된 ‘흙의 방’을 매우 소중히 여깁니다. 옷을 단순히 디자인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을 넘어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 속에 담긴 기억의 소중함은 저 역시 매우 귀중하게 여겨요. 디자인은 기쁨과 행복으로 향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제 가치관을 표현하는 장이기에 전시 구성에서도 매우 중요해요. 이용자와 옷의 관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유일무이한 관계로 발전하는데, 이때 고유성이 발현된다고 믿습니다.

이 공간이 가능했던 건 미나 페르호넨이라는 브랜드의 운영 철학 덕분이겠죠. 리폼 부서를 운영한 계기가 있나요?
고객이 좋아하는 미나 페르호넨의 아이템과 애용자가 개인의 추억과 관계를 맺어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는 마음에서 시작했어요. 원상복구가 불가능한 것도 아틀리에에서 일일이 수선 방법을 검증하고, 애용자와 상담하며 그 아이템과 고객에게 맞는 수선 방법을 찾아내고 있습니다.

‘트렌드’라는 이름으로 모든 게 빠르게 소비되는 패션 업계에서 일찍이 용감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어요. 계기가 있었나요?
저는 본래 트렌드를 추구하는 성격이 아니에요. 제 감정과 일상의 삶 속에서만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요. 그래서 브랜드를 시작할 때부터 트렌드를 의식하지 않고 제 상상력과 일상의 삶에 대한 관심을 디자인의 씨앗으로 키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패셔너블하다’라는 단어를 어떻게 바라보나요?
가장 나다운 모습을 몸에 익히는 것, 그것이 패션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삶을 반영해 물건을 선택하고 잘 활용하는 모습처럼, 삶을 대하는 태도, 살아가는 방식을 보고 ‘그 사람답다’라고 느껴지는 것이 제게는 패셔너블하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미나 페르호넨 디자인 여정 : 기억의 순환>

일정 2025.03.16
장소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DDP 전시1관

*더 많은 화보 사진과 인터뷰 내용은 <얼루어 코리아> 2월호와 웹사이트에서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