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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ANTIC GAME / 김재원&연우

산전수전을 겪고 마침내 서로에게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되기까지. <옥씨부인전> 미령과 도겸의 로맨틱한 팀워크.

김재원이 입은 블레이저는 골든구스(Golden Goose). 셔츠는 자라(Zara). 연우가 입은 체크 드레스와 재킷은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레더 재킷은 어니스트 더블유 베이커(Ernest W. Baker). 슬릿 드레스는 셀프포트레이트(Self-Portrait). 시스루 티셔츠는 인스턴트펑크(Instantfunk). 플라워 스타킹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네이비 재킷과 팬츠, 체크 셔츠, 블랙 워커는 모두 보테가 베네타.

스트라이프 티셔츠는 문선(Moonsun). 스터드 로퍼는 어니스트 더블유 베이커. 레더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연우가 입은 레이어드 티셔츠는 미우미우(Miu Miu). 김재원이 입은 티셔츠는 문선. 네크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김재원이 입은 카디건은 문선. 화이트 헨리넥 티셔츠는 노이스(Noice). 네이비 니트 팬츠는 배리(Barrie). 로퍼는 페라가모(Ferragamo). 연우가 입은 큐빅 미니 드레스는 산드로(Sandro). 로퍼는 프레클(Freckle). 스타킹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옥씨부인전>이 두 사람 모두에게 첫 사극이더군요. 이 도전에는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김재원(이하 재원) 주변에서 사극을 꼭 해보라고 추천해주셨어요. 해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아요. 몸은 힘들지만 그만큼 값진 경험이에요. 첫 사극을 경력이 풍부한 감독님, 좋은 글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었죠. 상대 배우를 듣고 더 하고 싶었고요! 
연우 저도요! 
재원 제 마지막 말을 꼭 넣어주셔야 해요. 제가 더 빨랐다고요.(웃음)  
연우 재원이 말이 끝나고 바로 연우라고 써주세요! 나도 그게 영순위였지. 
재원 장난 식으로 얘기하기는 했지만, <금수저>를 너무 재미있게 봤어요. 꼭 한번 작품에서 만나고 싶었어요. 

드라마 속 점잖았던 커플이 사실 이렇게 발랄하네요. 성향도 비슷해요? 
재원 성향은 정반대인데, 빨리 친해지려고 먼저 다가갔어요. 
연우 신에 대한 의견을 상대 배우와 이렇게까지 많이 나눈 적은 처음이었어요. 재원이가 많이 노력한 덕분이죠. 

두 분을 하나로 이어준 대화 주제는 뭐였나요?
연우 작품 얘기를 하느라 바빴어요. 둘 다 첫 사극이라 바짝 긴장했고, 베테랑 선배님들이 가득했으니까요. 그 사이에서 정말 부부처럼 의지했어요. 
재원 서인(추영우 분)과 태영(임지연 분)의 서사가 너무 애절하니 우리 커플이 뒤처지지 않으려고 으쌰으쌰 전략을 세웠죠. 한 장면 한 장면 어떻게 하면 더 잘 살릴지 눈만 마주치면 각자 준비해온 것을 열심히 풀어냈어요. 

전우애가 쌓였을 것 같아요. 서로에게 특히 고마운 순간이 있어요? 
재원 개인적으로 일하면서 가장 서운할 때가 상대의 진심이 느껴지지 않을 때예요. 그런데 누나는 저보다 연기에 더 진심이었어요. 동료로서 이보다 더 힘을 받는 순간은 없거든요. 눈물 콧물 다 빼며 처절하게 연기하는 모습이 감동이었어요. 누나의 이런 점을 더 널리 알리고 싶어요. 
연우 재원이는 어떤 상황에서도 다정해요. 연기할 때 이 점이 유독 고맙고요. 연기는 함께하는 거잖아요. 저만 나오는 바스트 촬영에도 몰입을 위해 앞에서100% 이상으로 연기해줬어요. 처음에는 저보다 어린 친구라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완전한 기우였다는 걸 함께하면서 알게 됐죠. 

첫 사극 도전의 수확은 뭔가요?  
재원 먼저 체력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꼈고요, 감정을 전하는 방식이나 대사 등 방법적인 면에서도 고민할 게 많더라고요. 경험하지 못한 시대에 들어가니 상상력도 풍부해질 수밖에 없었어요. 확실히 연기에 대한 견해가 넓어졌어요.
연우 출중한 선배님들 덕분에 현장에 갈 때마다 매번 공부하러 가는 것 같았어요. 부담을 이겨내야 했지만 그 과정에서 뭘 못하고, 뭘 더 해야 하는지 용감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고요. 다음에는 확실히 더 잘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욕심이 더 커졌어요. 

재원 씨는 그 부담을 어떻게 이겨냈어요? 
재원 ‘어쨌거나 저쨌거나 감독님은 나를 뽑았다! 분명히 나만의 매력이 있다!’ 스스로 주문을 걸었죠. 저 역시 부담에 시달렸지만 그럴 때마다 마음을 굳게 먹었어요.

감독님이 발견한 두 사람의 매력은 뭐였을까요?
연우 감독님과 미팅 자리에서 “도겸이는 누구예요?”라고 여쭸더니 “도겸이는 문 열고 들어오자마자 그냥 도겸이었던 애가 있었어”라고 확신에 차서 말씀하시더라고요. 도대체 어떻게 입장했던 거야?
재원 감독님이 나중에 말씀해주셨는데 오디션 날 제가 문을 박차고 들어왔대요. 도겸이 역할로 수많은 배우를 만났는데, ‘얘 뭐지?’ 싶으셨다고.(웃음) 

연우 씨는 첫 미팅 때가 기억나요?
연우 작가님이 미령에 대해 설명하시는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어요. 그 모습을 보고 누군가 마음으로 낳은 캐릭터, 온 마음을 다한 글을 정말 열심히 연기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옥씨부인전>에는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고 그들의 서사가 촘촘해요. 각 캐릭터가 전하는 메시지도 크고요. 미령과 도겸은 어떤 메시지를 품고 있을까요?
재원 도겸을 생각할 때 ‘정의감’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올라요. 이 올곧은 정의와 성실, 정직의 방식으로도 충분히 잘 살아내죠. 때로는 손해 보는 것 같고 느릴 수 있지만, 아무리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이 정의를 지키며 살아도 희망은 있다는 메시지라고 생각해요. 
연우 자기 삶은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걸 말하는 것 같아요. 살다 보면 주변 환경으로 인해 늪에 빠질 수 있지만 누구나 미령이처럼 빠져나올 수 있어요. 

결국 ‘희망’인 걸까요?
연우 맞아요. 늪에 빠졌다고 죽는 게 아니라 누가 구해주거나, 스스로 빠져나올 방법을 찾기도 해요. 그 깊이가 생각보다 얕을 수도 있고요. 조금 더 용기를 갖고 인생을 만들어가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가장 크게 느꼈어요. 
재원 사람 사는 세상이기에 사람한테 상처받고, 사람으로 치유받는 거죠.  

살면서 해본 가장 용감한 선택은 뭐였어요? 
재원 모델에서 배우로 전향한 게 신의 한 수였어요. 중학교 2학년 때 모델을 시작했는데, 당시 제 꿈은 컬렉션에 서는 거였어요. 그런데 쇼에 서는 모델을 보니 제 마스크로는 어림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해 연기과에 들어갔어요. 제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라고 자부해요. 
연우 저도 비슷해요. 아이돌 생활을 놓고 배우로서 새로운 시작을 했을 때요. 오랜 시간 꿈꾸던 일을 놓아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그 시기에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라는 생각에 갇혀 있을 때였거든요. 용기를 내고 나니 ‘목매던 게 아니어도 세상에 할 수 있는 게 많고, 세상에 못할 건 없구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편해졌어요. 하면 할수록 문득 찾아오는 짜릿한 순간도 신나고요. 

어떤 순간에 짜릿함을 느껴요?
연우 매일매일 잘할 수는 없어요. 그런데 가끔 만족스러운 연기를 하면 그 캐릭터로 살아 있는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내가 생각한 대로 말과 호흡이 나오고, 카메라가 없는 것 같아요. 원래 일기를 쓰지 않는데, 기록하고 싶을 정도로 특별한 감정이에요. 팔꿈치부터 찌릿해지는 전율이 일어요. 

미령과 도겸 모두 옥태영을 만나 인생의 전환점을 맞아요. 두 사람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은 누구인가요?
재원 아버지요. 세상에서 제일 멋있는 사람이에요. 아빠의 일대기를 드라마로 만들면 시즌3까지는 나올 거예요. 시청률도 보장할 정도로 파란만장했고요. ‘나도 저렇게 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평생의 롤 모델이에요. 
연우 저도 가족이에요. 어긋날 수 있는 상황에서도 가족과 한마음으로 똘똘 뭉쳤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 같아요. 

TV에 나오는 걸 보면 가족들은 뭐라고 해요?
연우 일단 <옥씨부인전>을 보고서는 도대체 언제 나오는 거냐고 수없이 물으셨어요. 한복 입고 연기하는 모습은 처음이라 좋아하시고 늘 자랑스러워하세요. 
재원 우리가 너무 늦게 나오긴 했어.(웃음) 너무 좋아하세요, 엄마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보면서 그걸 느껴요. 원래 누나와 제가 한 달 주기로 번갈아 가면서 엄마 프로필 사진을 차지하는데, 요즘은 몇 달째 제 사진이에요. 
연우 저희 부모님은 밖에서 제 본명 대신 ‘연우’라고 부르세요. 

두 사람의 성향은 정반대라고 했는데, 쉬는 방법에도 차이가 있나요? 
재원 운동하고 친구들과 수다 떠는 거 좋아해요. 술을 잘 못 마셔서, 자주 뭉치는 치구 넷이 있는데 남자끼리 모여서 카페로 2차, 3차 다니는 편이에요. 제가 전시 보는 걸 좋아해서 리움미술관에 자주 가고, 그 뒤쪽 언덕 골목에 맛집이 여러 곳 있어요. 
연우 저는 대부분 집에 있어요. 주로 누워 있고요. 취미라고 할 수 있는 건 게임밖에 없어요. MBTI 검사를 하면 ‘I’가 99% 나와요. 추천 직업은 백수가 뜨고요. 가끔 가다 친구들이 “누가 너를 어디서 봤대”라고 연락 올 때가 있는데, “그래서 내가 ‘연우가 그럴 일은 없어’라고 했어”라며 자기들이 알아서 대답해줘요. 

최장 며칠까지 집에 있을 수 있어요?
연우 한 15일? 그 정도 가능할 것 같아요. 
재원 저는 잘 때 빼고는 15분도 안 돼요. 무조건 밖으로 나가요. 

새해를 맞이하는 방식은 어때요? 
재원 계획에 진심인 편이에요. A4 용지에 1부터 10까지 이루고 싶은 걸 자세하게 적어요. 그리고 방에서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붙여요. 작년에는 ‘드라마 주연으로 작품 들어가기’ ‘인스타그램 팔로워 몇 명 늘기’ ‘에세이, 소설책 한 달에 한 권 이상 읽기’를 썼어요. 매년 지우는 게 늘어나는 게 뿌듯해요. 
연우 저는 매년 똑같아요. 행복하기와 건강하기요. 두 가지 모두 잃기 쉽거든요. 너무 열심히 하려고 하면 저 자신이 사라지더라고요. 침몰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매년 더 가뿐하고 건강해지고 싶어요. 

    포토그래퍼
    김선혜
    스타일리스트
    이필성
    헤어
    강도희(연우), 이기안(김재원)
    메이크업
    김예지(연우), 태희(김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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