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주얼리를 착용한 모습이 반짝반짝하던데요?
오늘 촬영한 제품 너무 재미있어요. 귀고리가 짧거나 길게 되고, 반지가 뱅글이 되기도 하고요. 제 손에 꼭 맞는 주얼리 찾기가 쉽지 않은데 제게도 꼭 맞더라고요.
SBS 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가 막을 내렸어요. ‘피플즈’ 대표 강지윤으로 살아본 건 어땠나요? 대표, 적성에 맞나요?
우두머리 제일 싫어요.(웃음) 저는 그냥 누가 절 부려주는 게 좋아요. 누군가를 책임지는 건 힘든 일 아니에요? ‘지금 기분이 안 좋나? 오늘 왜 이렇게 말이 없지, 화났나? 왜 회사를 옮긴다고 하지?’ 너무 힘들 것 같아요.
하하, 그런데 하필 피플즈는 사람을 소개하는 업인데.
사람 소개하는 걸 잘 못하거든요. 결과가 좋으면 다행인데, 아니면 어떡해요?
달리 말하면 지민 씨가 누구 소개하면 확실한 거네요. 그래서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한지민도 강지윤도 옆에 좋은 사람들과 오래가잖아요.
그렇죠.(웃음) 그만큼 자신 있다는 거니까요. 저도 연기하면서 감동이었어요. 또 동료 배우분들이 캐릭터를 하나하나 입체적이면서 매력적으로 표현해주셨어요. 지윤이가 피플즈 직원한테 감동받듯이 제가 너무 감동받아서…. 얼마 전에 막방 단관을 같이했는데, 그 자리를 빌려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어요.
우두머리는 피하고 싶고, 어떤 역할을 원해요?
팀원? 서로 같이 힘을 합쳐서 일하는 건 좋은데, 결정하는 건 저한테 완전 취약한 지점이에요. 제가 저희 대표님한테도 그래요. “BH 어떻게 하는 거예요?” 그 수많은 직원과 배우들을…. 저는 못해요.(웃음) 고민을 나누고, 선택해야 할 때는 저도 연락드리죠. ‘걱정 인형’인 제 성격을 잘 아시기 때문에 “그냥 믿고 해” 할 때가 많으세요.
요즘은 또 무슨 걱정을 하고 있어요?
항상 새로운 작품 고민이죠.(웃음) 모든 게 호흡이잖아요? 오늘도 처음 해보는 포토그래퍼 실장님과 작업했는데, 이런 화보도 서로 호흡이 중요하고요.
그리고 현장은 매번 프로젝트잖아요. 너무 잘 맞아도 헤어져야 해요.
맞아요! 그건 너무 별로야. 다시 만나자고 하지만 안 되는 경우가 더 많아요. 어쩌다 겹치긴 하는데. 배우들이 원하는 대로 로맨스를 했으니까 다음은 메디컬을 하고 싶고, 그거 끝나면 스릴러를 하고 싶다고 해서 들어오지는 않거든요. 전혀 내 계획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마음이 편해지지 않아요. 그런 생각이 많은 시기인 것 같아요.
그 계획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나요?
계획적인 삶을 살지 않기 때문에. 완전 대문자 ‘P’라서.(웃음) 저 ‘인프피’예요.
지금까지 지민 씨는 절대적인 외향형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우리 일주일 동안 같이 여행도 해본 사람이잖아요.
저를 일로 만나면 다 외향형인 줄 알아요. 그렇게 장착하고 나올 수밖에 없어요. 제가 현장에서 선배이다 보니까. 감독님도 저한테 “선배님” 이랬어요. 그러다 보니 외향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일하지 않을 때는 완전 ‘I(내항형)’, 집순이.
그러잖아도 어제 Btv에 지민 씨의 SBS 드라마 <올인>의 장면이 나오더라고요. 기차에 이렇게 기대서. 2003년 작품이니 시간이 꽤 흘렀죠.
이런 미련한 사람~(노래를 부르며 웃음), 오르골 들고요? 어머나, 저 사람이 나인가?(웃음) 그때 저는 현장에서 아무런 얘기도 못하고 아무 말이 없던 아이였습니다. 예전 것 보면 너무 민망해요.
항상 최근 작이 최고면 제일 좋죠. 모든 아티스트가 그걸 꿈꿀 거예요.
가장 최근작으로 봐주시면 제일 좋죠. 근데 지난 것도 보시고 나서 “이것도 보고 그것도 봤는데, 너무 잘 봤어요” 하면 더 좋죠.
필모그래피가 재미있는 작품으로 가득해요. <힙하게>가 너무 재밌어서 그때 저도 메시지 보냈잖아요.
너무 다행이었죠. <힙하게> 하니까 조카 친구들이 저를 알아보더라고요. 방송하는 중간에 호주에 갔는데, 친구들이 쭈뼛쭈뼛 와서 “범인이 누구예요?” 하는 거예요….(웃음) 그러면서 이모랑 사진 찍고 싶다고. 그때 수호 씨도 질문 많이 받았대요. 범인 누구냐고. <힙하게>는 제가 너무 행복하게 촬영한 작품이었어요.
호주에 워낙 자주 가죠? 가면 뭐하면서 지내요?
호주 가면 진짜 베짱이처럼 늘어져 있어요. 려원 언니도 호주 브리즈번 출신이거든요. 근데 호주에 자러 간대요. 거기 가면 그렇게 잠이 와요. 누워 있고 산책하고 바닷가 가고 그게 다예요. 시차가 없으니까 좋아요.
오래된 사람들을 만나고, 익숙한 곳을 여행하고.
변화를 싫어해요. 제 주변 사람들은 사람 대 사람으로서도 잘 맞으니까 오래 만나게 되는 것 같아요.
어떤 사람들이 결이 잘 맞아요?
제 주변 사람 모두가 부드럽지 않아요? 일에서도 각자 다 잘해내지만 타인을 배려하고, 현장에서 즐기면서 하는 게 좋아요. 가깝게 가족, 친척,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사람들이랑 오래가는 것 같아요.
이번 드라마의 기획 의도처럼 ‘서로가 서로를 성장시키는 관계’네요.
저 성장 많이 했어요.(웃음) 주변 사람들 덕분에 가능했죠.
그럼 반대로 어떤 사람들과 결이 안 맞는다고 느껴요?
모든 관계에 있어 화 조절을 못하는 사람? 저는 화가 나면 더 차분해지는 편이어서. 더 조용해져요. 큰 소리를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아요.
또 작품이 바로 나옵니다. JTBC 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이죠. <눈이 부시게> 팀이 다시 모여 기대가 커요.
김혜자 선생님이랑 손석구 씨가 부부로 나오고요. 이정은 배우와 류덕환 배우도 나와요. 코미디스럽기도 하고, 감동도 있고. 웃기고 따듯한 드라마예요.
지민 씨는 어떤 역할이에요?
그 캐릭터에서 대해서 어떤 말도 할 수 없어요.(웃음) 제가 나오기는 해요!
알겠어요. 스포일러 방지! 그런데 그 어려운 일을 해냈네요. 한번 작품 하면 다시 만나기가 어려운데, 또다시 만났잖아요.
맞아요! 아무 고민 없이 선택했어요. 김혜자 선생님이 하신다고 해서 그게 마냥 기뻤고. 선생님을 작품에서 뵐 수 있는 건 너무 감사한 일이잖아요. <눈이 부시게> 때는 제가 김혜자 선생님의 젊은 시절을 했으니까 같이 연기할 수가 없잖아요. 반전이 밝혀지는 그때 선생님이랑 마주 보면서 한 컷 찍었어요. 그때 남주혁 씨한테 너무 부럽다는 말을 많이 했어요. ‘선생님을 보고 연기하는 건 어떤 기분일까?’ 그래서 너무 뵙고 싶었고요, 저는 감독님한테 연출부라도 하고 싶다고 했어요.
하하, 연출부 막내요? 하긴 이제 현장 20년이면 못할 거 없죠.
커피 세팅하고, 의자 놓기, 조명 반사판 저도 들 수 있어요. 스크립터는 잘 못할 수 있는데, 나머지 일은 잘할 수 있어요. 김석윤 감독님이랑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눈이 부시게> <힙하게> 이후, 이번이 네 번째인데. 호흡도 잘 맞고, 서로가 너무 잘 알고. 스태프분들도 많이 알아서 좋아요.
이쯤이면 김석윤 감독의 페르소나 아니에요?
페르소나이고 싶고,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어요. 저뿐 아니라 다른 배우도 그럴 거예요. 최고의 현장이에요. 제 안에 물음표가 떠오르더라도 그냥 믿고 하면 되고요. 정말 따뜻한 분이세요. <힙하게>도 감독님이 아니었으면 못했을 거예요.
<눈이 부시게>도 많은 분들이 인생 드라마로 꼽아요.
다시 볼 수 없어요. 더 이상 못 울어요. 보기만 해도 눈물이 나서….
또 휴머니즘 있는 작품을 좋아해서 그런지 지민 씨는 해피 엔딩이 많아요. 그래도 걱정스러운 인물이 있나요?
제일 오랫동안 ‘얘는 잘 살고 있을까?’ 생각한 건 ‘미쓰백’(백상아 역)이었던 것 같아요. 마냥 행복하게 끝나지 않아서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고. 기자님 말씀처럼 해피엔딩으로 끝나면 ‘지금도 행복하겠지’ 이렇게 되는데.
그것도 드라마 팬들에게는 위안을 준답니다.
그런 작품을 선호하느냐고 질문을 받기도 하는데, 그러려던 건 아니지만 저도 모르게 끌리는 것 같긴 해요. 하지만 저 스릴러도 하고 싶어요. 근데 왜 저한테 스릴러를 안 주실까…. 정말 소원인데 아무도 연락을 안 주세요.(웃음) 배우들 다 그렇죠. 항상 새로운 걸 하고 싶어요.
해피 엔딩이라도 그 안에서는 다르고 새로워요. 이번 지윤이도 달랐죠?
맞아요. 예전과 다른 점도 느끼고요. 여성 캐릭터가 주도적으로 먼저 키스하고, 직원들한테 고백하죠. 사실 준혁 씨랑 저의 아이디어였어요. 키스는 지윤이가 먼저 하면 좋겠다고. 원래는 들키는 거였는데, 준혁 씨가 손잡고 그냥 확 내리자는 아이디어를 냈죠. 예전에는 여주인공은 마냥 캔디 같고, 수동적일 때가 많았다면 지금은 다르죠. 시대가 바뀌었으니 그런 모습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지민 씨는 누구의 해피 엔딩을 응원해주고 싶어요?
제가 아는 모든 사람이 해피 엔딩이면 좋겠어요. 저는 제가 아는 모든 사람이 아프지 않으면 좋겠다고 기도해요.
*본 기사에는 협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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