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생각하는 맛있는 비건 식단 (2)
환경을 위한 지속 가능 식생활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할 셰프의 요리를 소개한다. 세상에 맛없는 채소는 없다.

부토 | 셰프 임희원
심사위원마저 충격에 빠뜨린 <흑백요리사> 속 ‘베지터리언 사시미’를 창조한 임희원 셰프의 공간은 참신함으로 가득하다. 그에게 채소는 새롭고 산뜻한 아이디어를 펼쳐내기에 흥미로운 재료이다.
<흑백요리사> 속 화제의 요리 ‘베지테리언 사시미’는 어떻게 나오게 되었나?
일본의 어느 이자카야에서 ‘가지 사시미’라는 메뉴를 봤다. 생가지와 와사비 간장이 나오더라. 가지를 사시미 칼로 썰었기 때문에 ‘사시미’가 될 수 있다는 개념을 얻었다. 이 아이디어가 흥미로워서 채소로 진짜 회 맛을 구현하기로 했다. 무, 청포묵, 버섯 등 지난 10년간 다양한 재료와 조리법을 연구했다. 비건 요리로 접근한 적은 없다. 그저 참신하고 재미있어서 계속 연구했을 뿐이다.
아이디어의 원천은 무엇인가?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닌 경험이다. 우리나라는 물론 홍콩에 거주하면서도 향토 음식을 먹으러 쏘다녔다. 그곳에서 다양한 음식을 접하며 ‘이런 부분은 한식적인 느낌을 내면 좋겠다’ 싶은 요소를 기억해둔다. 앞으로도 나만의 색이 짙게 밴 요리를 펼쳐 내고 싶다.
‘임희원스럽다’는 어떤 요리인가?
한식을 바탕으로 무언가 ‘킥’이 숨어 있는 거다. 우리 메뉴 중 ‘대구 버터 수제비’가 있다. 예전에 촬영차 대구잡이 배를 탄 적이 있는데, 마침 설날이라 마을 이장님이 떡국을 해주셨다. 대구를 아낌없이 넣은 뽀얀 국물에 삭힌 고추장아찌가 찬으로 나왔는데 너무 이색적인 거다. 가게에서는 버터를 추가해 끓였는데 사람들이 ‘똠얌꿍’ 같다고들 한다. 삭힌 고추장아찌의 산미와 진하고 뽀얀 육수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레스토랑 운영에 있어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정의하나?
현재 내 환경에서 습관화할 수 있는 것을 찾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태안에서 부모님과 함께 작물을 키웠는데, 모든 채소를 유통하는 건 비효율적이더라. 요즘은 가짓수를 줄여 배추, 마늘, 고추, 무 정도만 수확해 김치만 담근다.
요리를 할 때 지키는 마음은 무엇인가?정의하나?
부토를 열고 오랜 시간 농사를 지었다. 씨를 뿌리고 수확하는 일련의 과정을 겪으며 땅은 좋은 재료를 품은 부모라고 생각했다. 밭에서 수확한 작물은 농장에서 바로 먹으면 당도가 좋은데, 유통과정에서 작물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화학작용을 하기 때문에 맛이 변한다. 스스로 자기를 지키기 위해 작용하는 거다. 정관 스님에게 요리를 배우면서는 음식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배웠는데, 이런 경험이 쌓이며 모든 요리에는 이유와 의도가 있고, 모든 요소의 ‘관계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웠다.
채소의 매력은 무엇인가?
장점도, 단점도 없다는 것. 자연에 순응해 순환하고 사시사철 다른 형태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이보다 더 재미있는 식재료는 없다. 시기에 따라 새로운 음식을 창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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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그래퍼
- 오은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