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들에게 블로그란 브랜드 광고와 작품 홍보를 위한 의무에서 벗어나 자연스러운 일상을 기록하고 나눌 수 있는 공간처럼 보입니다. 완벽한 비주얼의 광고 모델이 아닌 사람 냄새 나는 이웃 블로거로 이중 생활을 하고 있는 셀럽들. 최근 게시물은 무엇인지 들여다봤습니다.
신민아
본인 피셜 알고 보면 “웃기다”는 신민아. 지난 1월 여행지 사진을 올리며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직접 찍은 풍경들과 함께 누군가가 찍어준 사진들을 올려 그의 취향과 소확행도 알 수 있고, 사진을 찍어준 누군가의 애정(!)도 느낄 수 있는데요. 편한 사람 앞에서만 나올 수 있는 사랑스러운 표정과 몸짓이 여친짤의 정석처럼 보입니다. 아직 게시물은 2개지만 사진과 영상 하단에 쓴 짧은 글에서 은근한 유머 욕심을 느껴집니다. 아이스크림 트럭 앞에서 찍힌 사진엔 “아이스크림 주세요, 한 개만 주세요” 노래하다 진짜 “한 개” 먹었다 인증을 하고, 눈 내린 3월에 남산에서 만난 토끼 영상엔 “어디를 가느냐” 붙이는 것만 봐도 그렇죠.
한소희
“사이버 친구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한소희는 배우로 얼굴을 알리기 전부터 블로그를 꽤 오랜 시간 쓰고 있는데요.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초인간적 미모와는 달리 그의 블로그는 퀴퀴한 청춘의 자취방처럼 인간적입니다. 주저리주저리 자신의 고뇌와 번민을 읊다가 너무 심각해진다 싶으면 웃긴 짤을 쓰며 분위기를 전환하고, 앰버서더인 하이엔드 브랜드에서 보면 식겁할 만한 망가진 사진으로 웃음을 주죠. 지난해 짧고도 시끄러웠던 열애 이후 문을 닫았던 블로그를 10개월 만에 다시 시작한 한소희. 지나간 시간에 대한 넋두리와 의문과 다짐을 빽빽하게 적은 글과 함께 연말에 갑자기 산 화분 6개 사진을 공유했습니다. 비싼 속옷 밴드를 노출하듯 바지를 내려 입고 찍은 셀피 때문에 입고 있던 피카츄 잠옷이 화제가 되기도 했죠.
김도연
아이돌로 데뷔해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김도연도 블로그를 합니다. 이름은 프랑스어로 ‘겨울 소녀’인 ‘La fille d’hiver’. 첫 게시물은 2024년 12월 4일, ‘생일 맞아 블로그’를 시작한다고 썼어요. 읽고 보고 듣고 먹는 것들을 기록하는데, 취향도 엿보고 읽는 재미도 있습니다. 구례 여행에서 삼겹살집에 혼자 갔다 입뺀 당할 뻔한 일화도 아주 귀엽게 풀어내죠(결국 야무지게 삼겹살 2인분에 잎새주를 마셨다네요). 최근 게시물은 광화문에 갔다가 날씨가 너무 좋아 영화 <콘클라베> 예매를 취소하고 서점과 카페에 간 이야기였어요. 빨간 표지의 <채식주의자> 영문판을 사고, 카페 ‘커피스트’에서 비엔나 커피를 마시며 정대건의 <급류>를 읽는 순간을 나누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