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물로 세수하면 부기가 빠진다?
농도가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액체가 옮겨가는 현상인 삼투압. 화학 시간에 배운 이 원리를 뷰티에 적용한다면?
CHEC K POINT
지난달 ‘부기에 관한 고찰’ 기사를 위해 취재를 다닐 때 들은 이야기다. “기자님, 재밌는 얘기 하나 해드릴까요? 제가 스무 살에 쌍꺼풀 수술을 했는데, 6개월이 지나도 부기가 하나도 안 빠진 거죠. 그런데 친구들이랑 해수욕장에 놀러 갔다 바다 수영을 좀 하고 났더니 그날 밤 부기가 쏙 빠진 거 있죠? 실화예요.” 당시엔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다 하고 웃고 넘겼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실생활의 부기에 적용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삼투압 효과가 피부에도 일어난다면 매일 아침 부은 얼굴을 짠물로 가라앉히는 일. 가능하지 않을까?
DOCTO R SAYS
“이 질문 좀 어이없으실 수도 있는데요”로 운을 떼며 삼투압으로 부기를 빼는 것이 가능한지 와인피부과성형외과 김홍석 원장에게 물었다. 놀랍게도 그의 대답은 “물론입니다”였다. 충분히 삼투압을 이용해 얼굴, 몸의 부기를 뺄 수 있다는 것. 부산, 제주도 등의 해수 사우나가 인기인 이유 중 하나도 이 효과 때문이라고. 그가 추천한 삼투압 미용법은 소금물 세안. 해수의 염도는 3~4%이고 우리 몸의 염도는 0.9%다. 삼투압은 염도 차를 이용해 액체를 이동시키는 것이므로, 몸에서 수분을 빼내려면 0.9%보다 염도가 높은 물을 이용하면 되는 것. 김홍석 원장은 인체 염도의 2배인 1.8% 염도의 물로 여러 번 얼굴을 헹굴 것을 추천했다. 단, 짠물이 피부에 오래 남아 있으면 피부 장벽이 손상되거나 자극받을 수 있으므로, 헹구는 것을 잊지 말라고 했다. 어떤 소금이 좋겠냐는 질문에 요리용 소금보다는 아무래도 미용 소금이 안전할 것이고, 사해 소금은 미네랄을 다량 함유해 피부 건강에도 이로울 것이라는 팁도 얻었다.
EDITOR SAYS
반신반의했지만, 재빨리 소금물 제조에 돌입했다. 마침 온라인으로 주문한 사해 소금이 있었다. 조금씩 녹이며 염도를 체크하기를 여러 차례, 드디어 1.8%를 맞췄다. 대야에 이 물을 붓고 어푸어푸 열심히 얼굴을 적시고 거울을 봤는데, 별 효과가 없는 듯했다. 아무래도 삼투압을 유도하려면 피부에 좀 더 오래 소금물을 접촉시켜야 하지 않을까 싶어, 다음엔 화장솜을 소금물에 적셔 얼굴에 5분 정도 올려뒀다. 물론 얼굴을 헹구는 것도 잊지 않았다. 혹시 삼투압 현상이 일어 나면서 피부 수분을 빼앗겨 건조함이 심해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되어 소금물 팩 전후로 수분도를 측정해봤으나, 다행히 피부 수분량이 줄어들지는 않았다. 화장솜을 뗀 후 거울을 들여다봤다. 효과는 미미하지만, 이번엔 부기가 조금 빠진 것 같았다. 특히 아침에 효과가 좋았다. 기상 후 세안을 하기 전 냉장고에 넣어뒀던 1.8% 사해 소금물을 화장솜 팩으로 만들어 얼굴에 붙인 후 10분 정도 방치한 적도 있는데, 부기는 빠지고, 피부도 더 촉촉해진 느낌이 들어 만족스러웠다.
SALT THERAPY
소금의 효과를 더 드라마틱하게 느껴보고 싶어 아쉬워하던 차, 인터넷 검색을 통해 삼투압 해독 관리를 하는 스파를 찾아냈다. 그렇게 청담동에 위치한 헬렌스타일 스파의 김주연 원장을 찾아갔다. 이곳에서는 오스트리아의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 스틱스의 사해 소금을 메인으로 사용해 얼굴과 전신의 해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에게 에디터가 고안한 ‘모닝 사해 소금 팩’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충분히 부기가 빠지겠어요. 괜찮은 방법이네요.” 올레! 삼투압 뷰티 루틴! 피부과 전문의와 에스테티션에게 검증받은 확실한 방법인 셈이다. “사해 소금은 부기 관리뿐 아니라 피부 노폐물 제거에도 효과가 뛰어납니다. 제가 개발한 방법은 곱게 간 사해 소금과 보습 크림을 섞어 얼굴 전체에 올리고, 그 위에 소금물을 적신 화장솜을 올려놓습니다. ‘페이셜 해독 테라피’ 중 바로 이 딥클렌징을 진행해보면 고객의 얼굴 부기가 확연히 빠지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죠.” 잘 붓는 얼굴로 유명한 걸그룹 A양도 사해 솔트의 효과에 반해 김 원장이 사용하는 제품을 직접 구입한 적도 있다고 한다. 이제 야밤에 라면을 국물까지 다 먹었어도 부기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1.8% 소금물이 냉장고에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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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이정혜
- 포토그래퍼
- KIM MYUNG 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