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90%, 본인 능력 평균 이상이라 응답! 높은 자존감의 함정?
‘자존감이 없어서 그래’, ‘자존감을 높여야 해’. 자존감이 마치 모든 문제의 해답인 것처럼 말하고 다니는 우리들. 하지만 높은 자존감이 정말 만능 해결사일까?
■나만 특별할 거라는 건 착각이다
누구나 다 자신은 특별한 존재로 인식되길 바란다. 또는 적어도 ‘평균’은 되길 바란다.
책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에 따르면 미국의 한 대학에서 시행된 조사에서는 약 70%의 교수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있어 자신의 능력이 상위 25% 안에 들 거라고 응답했고, 약 90% 이상의 교수가 자기는 적어도 평균은 갈 거라고 응답했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약 80%의 운전자가 자기는 운전 도중 문자를 보내거나 메일을 보내더라도 여전히 운전 실력이 평균 이상은 될 거라고 응답했다.
회사원들에게 자신의 일 수행 능력이 어느 정도인 것 같으냐고 물어보면 약 90%가 적어도 평균은 된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이런 현상을 전문가들은 ‘평균 이상 효과’ 또는 ‘우월성에 대한 착각’이라 부른다. 그리고 이는 전 세계적으로 점점 확산되고 있는 현상이다.
그렇다고 뭐? 착각이면 어떠랴. 낮은 자존감에 상처받는 것보다야 나 잘난 맛에 취해 살아가는 것이 더 낫지 않은가. 문제는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다. 본인은 평균이상이라고, 본인은 특별하다고 믿고 있는데, 사회가, 회사가, 가족이, 친구가 즉 현실이 그렇지 않으면 급격히 좌절, 실망감을 겪게 되고, 주변과 비교하며 불행해질 확률이 높다는 것!
그렇다면 내가 평균 이하일 수도 있다고 좌절하고 실망해야 할까? 아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인간이 모든 영역에서 평균을 넘는다는 건 불가능하다. 깨어나라. 우린 신이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나는 인간이기에 모든 면에서 잘나고 특별할 필요가 없다고, 그러지 않아도 괜찮다고, 조금 덜 완벽한 상태가 오히려 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너그러운 마음가짐(자기 자비)이 필요하다.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의 저자는 ‘우월성과 특별함에 대한 환상과 집착을 버리지 않으면 자존감이 아무리 높더라도 평생 비교와 좌절의 늪에서 헤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높은 자존감의 함정!
■정확한 평가를 가로막는 높은 자존감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존감이 높으면 항상 당당할 거라고, 또 자신의 실수를 곱씹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 관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책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에 재미있는 실험이 소개되었다. 어떤 일을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촬영한 뒤 그 영상을 보며 자신의 수행을 평가해보라고 했다.
결과는 이렇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A)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A)에 대해 평가한 것보다 자신(A)의 수행을 낮게 평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반면 자존감이 높은 사람(B)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B)에 대해 평가한 것보다 자신(B)을 더 좋게 평가하고 자기 외에 다른 사람들은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즉 자존감이 낮거나 높은 사람들 모두 비현실적인 자기지각을 가지는 것이다.
저자는 어떤 ‘근거’를 바탕으로 자신에 대해 판단을 내리는 자존감과 달리, 결과와 상관없이 무조건적으로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자기 자비’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런 이들이야말로 자기 자신이나 타인에 대해 왜곡된 지각을 보이지 않고 정확한 평가를 내린다는 것.
자책하며 자신을 깍아내릴 필요도, 타인을 깎아내려서 자아를 방어할 필요를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또 자신이 잘하든 못하든 격려받을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실패했다고해서 버림받아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와우!
즉 자존감이 높은 사람도 낮은 사람도 모두 스스로를 미워하고 비난할 수 있다. 성공해야, 날씬해야, 건강해야, 예뻐야 따라오는 ‘조건부 자존감’이 아닌 스스로에게 너그러울 줄 아는 ‘자기 자비’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항상 높은 자존감이 문제의 정답은 아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