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 유니버스의 마지막 본편, 엑스맨: 다크피닉스가 왔다
굿바이, 바르다
빛바랜 영화가 아닌, 아녜스 바르다의 최근 작품을 다시 본 것은 2008년 작인 <아녜스 바르다의 해변(The Beaches of Agnes)>이었다. 그의 명성에 비하면 늦은 만남이었다. 1950년대와 1960년대를 관통한 누벨바그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지만, 그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진 것은 다른 누벨바그 감독들이 세상을 떠났거나 은퇴한 21세기였다. 트뤼포, 브레송, 베르히만, 부뉘엘, 남편인 자크 데미(<쉘부르의 우산>의 감독이다)가 사망한 후에도 그녀는 꾸준히 자신의 방식대로 영화를 만들었던 것이다. 1955년 <라 푸앵 쿠르트로의 여행>으로 데뷔할 당시부터 그는 극영화와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허무는 작품을 내세웠고, 말년에는 빠르게 디지털을 받아들여 제작한 다큐멘터리로 마지막까지 관객들을 만났다. 또한 <5시에서 7시까지 클레오> 등 여성주의 시각을 놓지 않았던 감독이다. 아녜스 바르다는 여성 감독이 흔치 않던 시절, 여성 감독의 선구자였으며 끝까지 현장을 사랑한 예술가였다. 지난 3월 말 그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 자택 앞에는 파리 시민들이 두고 간 꽃다발이 가득 쌓여 있었고, 당대의 배우들이 그를 추모했다. 요컨대, 그는 모두가 사랑한 영화인이었다.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에 이어 마지막 작품이 된 <아녜스가 말하는 바르다(Varda by Agnes)>가 5월 말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성’적인 문제
지난달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다큐멘터리 <나는 반대하다>가 관객을 만났다면, 이달 선보일 <세상을 바꾼 변호인(On the Basis of Sex)>은 긴즈버그의 젊은 시절을 극적으로 옮긴 영화다. 하버드대학교 로스쿨에서 ‘남자들의 자리를 뺏은’ 9명의 여학생 중 하나로, 뛰어난 성적을 거뒀지만 변호사로 채용되지 않아 법대 교수로 일하던 시절이다. 1970년대 ‘성별에 대한 남성의 역차별 – 노년의 어머니를 돌보지만 남성이라는 이유로 세금 공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 – 사건’을 접하며, 차별을 무너뜨릴 재판을 시작한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해진 많은 것이 과거에는 많은 이들의 투쟁으로 얻어내야만 했던 것. 자유와 권리는 곧 투쟁의 역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중생활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의 신작 <논픽션>은 여러모로 남 얘기 같지 않은 영화다. 원제는 ‘Doubles Vies’. ‘이중의 삶’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제목은 마치 디지털 전환이라는 바람을 온몸으로 맞고 있는 출판업계의 현실을 다루는 것 같다. 이들은 고전적 매체인 ‘페이퍼’와 새로운 매체인 ‘디지털’ 사이에서 끝없이 갈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는 산업에 빗대어 개인의 삶을 파고든다. 아무리 정직한 사람이라도 사람들에게 보여주지 않는 뒷면은 있는 법이니까. 마치 랩을 하듯 대사를 쏟아내는 이 프랑스 영화는 진짜와 가짜, 사람들의 위선과 모순된 욕망을 멈추지 않고 캐낸다. 인물들의 이면을 파헤친다는 점에서 <완벽한 타인>을 떠오르게 하지만 그보다 더 깊은 이야기를 전한다.
NEW M OVIE
<엑스맨: 다크 피닉스>
엑스맨 프리퀄 시리즈의 4번째 영화. 엑스맨 유니버스의 마지막 본편으로, 영화는 다크 피닉스로 변한 진 그레이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출연 소피 터너, 제임스 맥어보이, 마이클 패스벤더, 제니퍼 로렌스 개봉일 6월 5일
<하우스 오브 투모로우>
열일곱 살의 소년 세바스찬이 반항심 가득한 소년이 제라드를 만나 펑크 록을 접하게 되며 진정한 자신을 찾아간다. 나파 밸리 영화제에서 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출연 에이사 버터필드, 알렉스 울프 개봉일 6월 예정
<업사이드>
직장이 필요한 빈털터리 신세의 델은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억만장자 필립의 면접을 본다. 니콜 키드먼이 필립의 비서인 이본을 맡았다.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흥행작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출연 니콜 키드먼, 케빈 하트 개봉일 6월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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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허윤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