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CREATOR, WHAT’S NEXT ?_소봉

얼굴을 도화지 삼아 매주 다른 그림을 그리는 뷰티 크리에이터 헤이즐, 하늘, 김습습, 소봉. 수십만 구독자를 거느렸음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해나가는 그녀들이 <얼루어> 창간 16주년을 맞아 카메라 앞에 섰다.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이 꽤나 열정적인, 그래서 더 궁금한 4인의 ‘넥스트’는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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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드한 크롭트 톱은 자라, 시스루 데님 재킷과 팬츠, 동물 모티브 이어링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 소봉 }

“언젠가는 제 영상의 BGM도 직접 만들고 싶어요. 그래야 진정한 창작물이죠.”

코를 찡긋거리며 모든 스태프와 살갑게 대화를 나누던 소봉. 하지만 인터뷰에 응할 때는 한마디 한마디가 진지하다. 자신이 그려놓은 미래를 위해 발음과 발성 연습,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도전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소봉의 팔레트에는 아직 꺼내지 못한 색이 가득하다. 그렇게 그녀는 성장의 시간을 즐기고 있는 듯 보였다.

오늘 메이크업을 직접 했어요. 이유가 있나요?
뷰티 크리에이터다 보니 사람들이 저에게 기대하는 부분이 있잖아요. 누군가에게 메이크업을 받는 것보다 제가 직접 메이크업을 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유튜버를 하기 전에는 무슨 일을 했어요?
정말 여러 가지 일을 했었는데, 가장 오래 한 일은 화장품 상품 개발과 상품 판매 전략을 짜는 일이에요.

유튜버가 된 계기는요?
화장품 회사에 다니면서 타사 제품과 비교 분석을 하기 위해 화장품을 정말 많이 샀어요. 평범한 회사원치고는 꽤 많이요. 하루는 집에 쌓여 있는 화장품을 혼자 보기 아깝다고 생각해서 SNS에 올리기 시작했어요. 팔로워가 500명 됐을 때, 이젠 좀 긴 영상을 올려보고 싶어서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유독 컬러와 질감을 다루는 스킬이 남달라요. 색조를 더 심도 있게 다루는 이유가 있나요?
세상에는 예쁘고 재미있는 색상이 꽤 많잖아요. 베이식 메이크업에서 해방감을 느껴보고 싶어서 여러 가지 컬러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그런 색조 메이크업이 두렵기보다 재미있었고요. 어떤 브랜드에서는 저한테만 독특한 컬러의 제품을 보내줄 때가 있어요. 그럼 도전 정신도 생기고요. ‘내가 저 컬러를 제일 잘 소화하겠다!’ 같은.

색조를 다룰 때 팁이 있다면요?
베이지, 브라운, 코랄 같은 색상은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톤을 잘 맞추는 것이 좋아요. 반대로 비비드 컬러나 독특한 질감을 가진 제품은 그 점이 부각될 수 있도록 연출해보세요.

소봉을 색깔로 표현한다면 무슨 색인 것 같아요? 
도화지 같은 흰색이라고 답하고 싶은데, 너무 뻔하죠? 그리고 하얀색은 왠지 저랑은 안 어울리는 것 같아요. 그럼 베이지색이요. 베이지도 은근히 모든 컬러랑 잘 어울려요. 편안해 보이면서요.

평소에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요?
장르 불문하고 잘 만들어진 영상을 닥치는 대로 봐요. 음악도 많이 듣고요. 뷰티 영상이 아닌 영상들에서 의외로 영감을 많이 받아요. 최근에 재미있게 본 건 <에반게리온>이에요. 연출이 특이하고 신선해서 만화를 넘어서 예술적이라고 느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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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 사이즈 핑크 재킷과 투명한 이어링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좋아하는 메이크업 제품 베스트 3개를 꼽는다면?
이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질문이에요! 하하. 답을 좀 바꿔볼게요. 만약에 내가 딱 3가지만 얼굴에 바를 수 있다고 하면 블러셔, 립스틱, 속눈썹을 꼽을 거예요. 눈썹은 생략해도 될 것 같아요. 원래의 눈썹결을 자연스럽게 살리는 것도 매력적인 것 같아요.

소봉의 튜토리얼 영상은 특이하게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아요. 
영상을 찍으면서 언어의 한계성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유튜브는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보잖아요.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도 영상만 보고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튜토리얼 영상을 만들고 싶었어요. 또 좋은 음악이나 좋은 비디오로 된 영상물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반복 재생하잖아요. 그런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어요.

BGM도 많이 신경 쓸 수밖에 없겠네요?
맞아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음악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어요. 비디오와 오디오를 직접 만들어야 진정한 창작물인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촬영 에피소드가 있나요?
가장 인기 있는 영상이 ‘무펄글로우 메이크업’이에요. 조회수가 338만이더라고요. 사실 즉흥적으로 찍은 영상이에요. 약속 시간을 앞두고 있어서 급하게 찍고 부랴부랴 마무리하고 나갔어요. 그래서 길이도 좀 짧아요. 그런데 이 영상 때문에 구독자 수가 20만 명이 늘었어요. 지금까지 이슈가 되고 있고요.

뷰티 유튜버를 꿈꾸는 어린 세대에게 조언을 해준다면요?
상처를 받아도 괜찮도록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유튜버라는 직업이 1인 채널을 운영하는 것이지만, 특성상 여러 회사와 협업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 과정에서 상처를 받을 수 있고, 댓글, 무반응에 상처를 받을 수 있어요. 그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으려면 준비가 필요해요. 세상의 수많은 일 중에 별것 아닌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훌훌 털어버리세요. 저처럼요.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영상이 있나요?
패션 영상을 한번 찍어보고 싶어요. 아이템도 생각해봤어요. ‘옷장 속에 쌓여 있는 베이식한 아이템을 정말 기발하게 활용하는 룩’ 같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뷰티 크리에이터로서의 ‘넥스트 소봉’은 어떤 모습일까요? 그 모습을 위해 꾸준히 쌓아오고 있는 자신만의 계획이나 다짐이 궁금해요.
모니터링을 통해 부족한 점을 꾸준히 채워나가야겠죠. 문장력, 말하는 방식, 발성 등이 어떻게 하면 더 자연스울까도 고민해요. 그래서 연기 수업과 보컬 수업도 받고 있어요. 또 혹시 모를 해외 일정에 대비해서 영어 수업도 받고 있고요. 나이가 들어도 계속 소통하면서 점점 성숙해지는 제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싶어요.

    에디터
    황혜진, 이민지(프리랜스 에디터)
    포토그래퍼
    CHA HYE KYUNG
    스타일리스트
    장효진
    헤어
    박규빈
    메이크업
    송윤정, 소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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