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충전이 필요하다면? 10월 추천 전시
영원한 도시 파리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파리를 향해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고백하듯 그 마음을 적었다. “파리는 내게 언제나 영원한 도시로 기억됩니다. 어떤 모습으로 변하든, 나는 평생 그곳을 사랑했습니다.” <매그넘 인 파리>는 1947년 설립된 세계 최초의 보도 사진가 그룹인 매그넘 포토스의 소속 사진가 40명의 사진을 통해 그야말로 천의 얼굴을 가진 도시 파리를 조망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난 영광을 뒤로하고 가난과 전쟁의 폐허로 변한 파리, 상처를 극복하고 다시 예술의 수도라는 이름을 떨치게 된 날의 향수, 68혁명을 기점으로 전진하는 열기로 가득한 도시, 퐁피두센터와 루브르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 건립 등 새로움 앞에 주저하지 않는 용기, 가장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지만, 여전히 환상을 품게 하는 오늘의 파리와 패션의 본고장으로서 세계 패션사의 순간을 기록한 사진까지. 매그넘의 사진가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들이 마주한 세상을 사진에 기록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9월 29일부터 내년 2월 9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
영상, 믿습니까?
오늘 우리를 둘러싼 영상 이미지는 ‘콘텐츠’라는 이름의 탈을 쓰고 스마트폰으로 접속하는 유튜브와 각종 SNS를 떠다니며 끝을 알 수 없는 저 멀리까지 퍼져 나간다. <미디어 펑크: 믿음·소망·사랑>은 영상을 곧이곧대로 믿고 소비하는 일이 과연 옳은지 묻는다. 참여 작가 김웅용, 김해민, 노재운, 이민휘와 최윤, 파트타임 스위트, 함정식은 디지털 환경과 기술, 미학을 탐구하기보다는 영상 콘텐츠가 재생하는 이미지와 그 이미지를 소비하는 방식에 균열을 내는데, 각각의 작업물을 통해 파편화된 이미지와 사운드, 뒤집힌 서사를 전시장에 나열함으로써 관람자의 기대와 믿음, 예상을 보기 좋게 배반한다. 차라리 관습에 안착한 문화 혹은 어떤 경향을 뒤집으려 했던 지난날의 ‘펑크’ 정신처럼. 10월 27일까지, 아르코 미술관.
새로운 스타 탄생
미샤 칸은 지금 가장 돋보이는 스타성을 가진 현대미술 작가다. 2015년부터 최근까지 제작된 작품을 선보이는 국내 첫 개인전 제목은 <Blooming into Reality>다. 그는 기존 미술이 지니고 있던 형태, 개념, 아름다움, 실용성 등을 파괴하는 미학을 추구하는데, 바닷가에 버려진 쓰레기에서 주운 고철 조각을 작품으로 만들거나, 실험을 통해 원래 재료의 습성 대신, 원하는 다른 형태를 끌어내기도 한다. 그의 과감하고 거침없는 시도는 이유 없는 반항이 아닌 새로운 반향이 되었다. 10월 2일부터 11월 24일까지, 더페이지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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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최지웅
- 포토그래퍼
- COURTESY OF MAGNUM PHOTOS, ARKO ART CENTER, THE PAGE GALLERY, PKM GALLERY, DAELIM MUSEUM, TYPOJANC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