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수프
뭉근하게 끓여낸 수프의 온도와 질감이 그리운 날이 있다. 쌀쌀하거나 쓸쓸한 날, 온기를 더해줄 수프 한 그릇을 찾았다.
레스토랑 벤시몽 {프렌치 어니언 수프}
벤시몽의 플래그십 스토어에 위치한 캐주얼 다이닝으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은 모던 프렌치를 선보인다. 가장 인기가 많은 애피타이저 메뉴로 각종 채소와 소고기로 우려낸 콩소메 베이스에 캐러멜라이징한 양파를 넣어 오랜 시간 끓인다. 볶은 양파 특유의 달콤하면서도 구수한 맛과 양파를 끓이는 중간에 넣은 레드와인은 알코올의 독한 향은 날아가 버리고 좋은 것만 남아 은은하게 퍼진다. 모차렐라와 그뤼에르 치즈를 녹여내고 바게트를 곁들이면 비주얼도 냄새도 한층 먹음직스러워진다.
주소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14길 30 가격 9천원 문의 02-511-1376
더 베이커스 테이블 {데일리 수프}
독일인 셰프가 운영하는 베이커리 겸 브런치 가게로 현지의 맛을 재현해 인기가 높다. 담백한 식사용 빵부터 달콤한 디저트까지 다양하다. 샌드위치 메뉴도 훌륭하지만 누구나 입 모아 말하는 추천메뉴는 바로 수프. 브로콜리, 버섯, 감자, 단호박, 토마토의 다섯 가지 수프는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딱 좋은 간과 농도로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다. 특히 이곳의 빵과 함께할 때 더욱 시너지를 발휘한다. 단단한 빵이 따끈한 수프를 슬며시 머금을 때, 아직 쌀쌀한 아침도 더없이 포근하게만 느껴진다.
주소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 244-1 가격 7천원 문의 070-7717-3501
선셋 스위밍 샌드위치 {초당옥수수 수프} {토마토크림 수프}
대치동의 유명 베이커리 ‘노크노크’가 새롭게 오픈한 브런치 카페로 오픈하자마자 긴 웨이팅 리스트를 자랑했다. 깔끔한 내부와 신선하면서도 풍부한 재료로 만든 샌드위치로 맛과 인스타그래머블한 요소를 똑똑하게 조화시킨 공간이기 때문. 인스턴트 스톡을 넣는 대신 직접 채소를 볶고 갈아 만들어 자극적이지 않다. 단맛과 알갱이가 씹히는 식감이 특징인 옥수수 수프가 시그니처 메뉴다. 새롭게 추가된 토마토 수프도 본연의 시큼한 맛과 크림의 부드러움이 더해져 반응이 좋다.
주소 서울 강남구 언주로170길 23 가격 7천원 문의 02-544-7676
3etage {트러플 벨루테}
‘etage’는 ‘층’을 뜻하는 프랑스어로, 3층에 자리 잡은 프렌치 와인바다. 메뉴는 제철 재료에 따라 바뀌며 코스로도, 단품으로도 즐길 수 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소스로 꼽히는 벨루테는 루에 스톡을 넣어 만들어 되직한 수프와 비슷하다. 트러플 벨루테에 숨어 있는 수란을 터뜨려 함께 떠먹는다. 이때 식감을 해치지 않도록 너무 섞지는 말아야 한다. 흩뿌려진 송로버섯과 트러플 오일을 곁들이면 한층 진한 향과 감칠맛이 맴돈다. 레드, 화이트를 가리지 않고 상큼한 내추럴 와인과의 궁합도 좋다.
주소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50길 27 3층 가격 1만5천원 문의 02-517-5566
TBD {차가운 시나몬 펌킨 수프}
익숙한 재료로 신선한 조합을 시도하는 TBD의 색이 묻어나는 인기 메뉴다. 익힌 단호박과 꿀, 크림, 시나몬이 주재료다. 계피맛이 감도는 달콤한 수프 위에 동글동글한 래디시 슬라이스를 얹어 식감을 완성한다. 수프는 따뜻해야 한다는 생각을 단번에 뒤엎을 정도로 산뜻한 온도와 농밀한 맛, 경쾌한 식감의 조화는 낯설지만 근사하다. 함께 제공되는 빵은 ‘뺑드에코’의 사워도우. 빠작거리는 바게트는 이스트 없이 유기농 밀가루와 천연발효종으로 만들어 산미가 두드러진다. 내추럴 와인에 곁들일 때 스타터로 추천한다.
주소 서울 성동구 연무장길 6 가격 1만원 문의 02-465-3334
SOUPER {칠리 콘 카르네} {이탤리언 웨딩}
들어서자마자 따뜻한 기운이 물씬 느껴지는 수프 전문점으로 끼니를 대신할 수 있는 든든한 메뉴가 많다. 잔뜩 쌓인 체다 치즈가 녹아내리는 블랙빈 칠리수프, 소시지와 케일, 감자가 결혼식을 하듯 어우러지는 크림 수프는 모두 글루텐 프리로 더욱 건강하다. 큼직한 건더기가 푸짐하게 들어 있어 정성 어린 요리를 맛보는 기분도 든다. 시간도 체력도 부족한 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를 고민한다면 이곳에 들러 따뜻한 한 끼를 경험하길.
주소 서울 마포구 삼개로 20 가격 7천4백원, 9천2백원 문의 02-711-2518
최신기사
- 에디터
- 정지원
- 포토그래퍼
- HYUN KYUNG 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