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뷰티 시장의 주요 키워드
올해 뷰티 시장을 이끌어갈 힘은 과연 무엇일까? 각 분야의 최고 뷰티 전문가들에게 들어보았다.
SELF CONTENTS CURATION
새로운 콘텐츠 큐레이션의 시대가 열린다. 밀레니얼 세대의 뒤를 잇는 Z세대는 일명 ‘유튜브 제너레이션’이라 불릴 정도로 디지털 안에서 태어난, 완전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다. 많은 정보 속에서 이들은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을 선별하는 능력을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다. 여기에 자기 자신이 중요한 Z세대의 ‘자기애’ 특성이 더해지면서 나만을 위한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초개인화 셀프 콘텐츠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중 ‘잼페이스’가 대표적인 예. 잼페이스는 사용자가 자신의 얼굴 사진을 촬영하면 AI 기능을 통해 개개인의 얼굴 특징을 자동 인식해 나와 가장 닮은 크리에이터의 동영상을 추천해주는 앱 서비스다. 영상을 보면서 동영상에서 뷰튜버가 사용한 화장품이 무엇인지 바로 확인할 수 있으며 구입까지 손쉽게 링크되어 있는 것이 특징. 넘쳐나는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이젠 옥석을 가려야 할 때가 되었다. 어떤 정보를 취해서 어떻게 나에게 잘 적용할 것인가. 이를 제대로 도와줄 콘텐츠 큐레이션이 주목받는 가이드가 될 것이다.
– 백지수(뷰티 콘텐츠 디렉터)
BOUNDLESS BEAUTY
뷰티 시장은 이제 시즌의 경계가 완전히 무너졌다. 전통적으로 뷰티 브랜드들은 3 월, 5월, 9월 등에 신제품을 집중적으로 선보이거나 스킨케어가 우위를 보이는 피크 시즌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해왔지만, 환경과 고객의 인식의 변화로 뷰티 시장은 새로운 흐름을 타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의 영향력으로 빠르게 정보가 소비되고 있으며, 이전과 완전히 다른 새롭고 강력한 것을 추구하는 Z세대 고객의 니즈는 사전 예측을 하기 어려운 상황. 대신 일상 속 스트레스에서부터 미세먼지, 블루라이트, 그리고 최근의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까지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유해 환경 때문에 1년 365 일 24시간, 보다 강력하게 피부를 보호하고 케어할 수 있는 뷰티 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브랜드들도 2020년에는 기존 방식을 버리고 이전과 차원이 다른 레벨의 테크놀로지 개발과 1년 내내 연중 이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과감한 도전을 이어나갈 것을 예상하고 있다.
– 김서희(디올 뷰티 코리아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VEGANISM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소비로 사회적, 환경적 불균형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으려 하고, 모든 것을 고려한 책임 있는 소비를 한다. 이에 따라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새로운 소비문화인 비거니즘이 대두되었으며 특히 비건 뷰티 제품의 사용은 손쉽게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비건이라는 윤리적인 철학에 탁월한 제품력, 감각적인 디자인까지 더해진 뷰티 제품의 등장으로 동물의 고통 없이도 인간은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소비자들은 깨달았다. 이들은 가격과 상관없이 자신의 가치관을 충족시킬 수 있는 비거니즘이라는 소비 트렌드를 이끌고 ‘Vegan is the New Luxury’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하고 있다.
– 민슬기(디어달리아 브랜드 파운더)
MICROBIOME
‘뷰티 트렌드 리포트 2020 ’에 따르면 화장품 구매 시 성분을 고려하는 사람은 약 70%로, 화장품의 고유 성분과 효능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한다. 뷰티 업계는 매해 더욱 새롭고 효과적인 성분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를 하는 가운데 2020년에는 단연 ‘마이크로바이옴’에 주목하고 있다. 스킨케어의 핵심은 단순한 수분, 영양 공급뿐만 아니라 피부가 갖고 있는 본연의 힘을 키워, 피부의 체질 개선을 돕고 방어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에 근본적으로 피부 환경을 개선해주는 ‘스킨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더욱 높아져가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스킨 마이크로바이옴 발효물과 프리바이오틱스, 포스트바이오틱스 복합체인 독자성분 ‘수분 바이옴TM ’으로 2019년 3월 가장 발빠르게 국내 화장품 시장의 ‘마이크로바이옴 뷰티’ 제품을 선보인 닥터자르트의 ‘ 바이탈 하이드라 솔루션 바이옴 에센스’는 올리브영 에센스 판매 1위를 하기도 하며,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이후 다양한 ‘마이크로바이옴’을 접목한 제품들이 나오고 있고, 2020년에는 더욱 많은 제품이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영환(닥터자르트 커뮤니케이션 팀장)
CLEAN BEAUTY
클린 뷰티 흐름이 올해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니지만, 이제야말로 ‘ 제대로 ’ 된 성숙한 클린 뷰티 시장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의 클린 뷰티는 마케팅의 수단으로 사용되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소비자의 의식이 높아지면서 소비자 스스로가 브랜드와 언론을 감시하는 역할을 자처하게 된 것. 이제 브랜드는 겉핥기식의 마케팅 대신 스스로 진정성과 본질에 충실한 클린 뷰티를 전개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클린 뷰티는 크게 ‘성분’과 ‘기업적 윤리’, ‘환경에 대한 문제’ 세 가지 이슈로 귀결된다. 최근 소비자들은 화장품을 구입할 때 과대 광고로 포장된 성분이 아닌, 인체나 환경에 유해하지 않으면서도 내 피부에 유효한 효능을 가져다줄 클린한 성분인지를 중요하게 따져보는 추세다. 이와 함께 기업적인 윤리 역시 중요하게 생각한다. 브랜드에서 후기 사진을 조작하거나 CS 고객 상담을 소홀히 하는 등과 같은 꼼수는 이제 통하지 않는 것. 마지막으로 환경에 대한 문제 역시 중요하게 떠오르며 뷰티 기업들은 환경 보호를 도덕적 의무가 아닌 기업의 사활이라고 여기고 지속가능을 위한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이들의 노력은 제로 웨이스트 패키지 등 클린 환경을 위한 트렌드를 이끌고 있으며 2020년 이는 더욱 뷰티 시장에서 지배적인 움직임으로 자리 잡으리라 예상한다.
– 피현정(디렉터 파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POWER OF DIVERSITY
한국은 이제 단지 물질적인 풍요가 아닌 사회, 문화적 성숙기에 이르고 있다. 덕분에 하나의 키워드로 시장의 흐름을 규정하기는 어려워졌다. 대신 다양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존중받고 있다. 하나의 거대한 물결보다는 개인이 주류가 되고, 작지만 강한 힘이 모여 다양성을 주도하고 있는 것. 플러스 사이즈 모델부터 젠더리스 화장품까지, 그리고 Z세대에서부터 오팔세대까지, 각 계층을 넘어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는 것은 시대를 대표하는 하나의 흐름이 되었다. 특히 그 어떤 산업보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과 맞닿아 있는 뷰티 시장은 이러한 변화에 맞게 발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천편일률적 아름다움은 더 이상 미의 기준이 아니다. 성별이나 고정관념을 넘어선 브랜드의 다양성 포용은 사회에 큰 울림이 되어줄 것이다. -차홍(헤어 디자이너)
NATURAL GLOW
물을 머금은 듯한 글로우(Glo w)한 피부 표현이 몇 년째 트렌드로 꼽히고 있는데, 올해도 그 인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올해는 글로우한 피부 표현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내추럴 글로우(Natural Glow)’로 피부 본연의 광채를 살리고, 얇고, 투명하게 결점을 커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은은하게 반짝이는 피부, 마치 막 관리받고 나온 것처럼 속 건조 없이 투명한 광채 피부 연출이 트렌드가 될 것이다. 이러한 피부 표현은 가벼우면서도 건강하고 깨끗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므로 ‘진짜 내 피부’ 같은 편안한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들이 더욱 인기가 많아질 것이다.
-정샘물(메이크업 아티스트)
CUSTOMIZING COSMETICS
개인의 취향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화장품 업계에서는 과학 기술 발전에 따른 개인화된 피부 측정 기술 및 데이터 중심 인사이트 분석을 통해 고객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화장품’이 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지난 4년간 시범사업을 마치고 오는 3월 14일부터 맞춤형 화장품 판매업 제도를 본격적으로 시행하는데,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6년을 시작으로 맞춤형 화장품 시범사업자로 아이오페, 라네즈, 에뛰드 브랜드 매장에서 다양한 맞춤형 화장품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아이오페는 최근 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 ‘CES 2020 ’에서 처음으로 ‘3차원(3D) 프린팅 맞춤 마스크팩’을 선보였다. 다섯 가지 부위에 여섯 가지 처방으로 개인별 맞춤 솔루션을 구축한 관련 서비스는 올해 상반기부터 아이오페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정식으로 개시할 예정이다. 이와 같이 맞춤형 화장품은 2020 뷰티 트렌드에서 빠질 수 없는 키워드로, 뷰티업계에서 맞춤형 화장품 시장이 앞으로 확대될 거라고 예상한다.
– 배지현(아모레퍼시픽 아이오페 디비전 상무)
- 에디터
- 서혜원, 이혜리, 황혜진,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