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기다리며 [2]
여러 문화가 혼재하는 도심에서부터 투박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대자연에 이르기까지, 그 시작과 끝에 근사한 호텔이 있다. 눈으로나마 즐겨보자.
EDEN ROCK
에덴 록
ST BARTH’S
유쾌하고 세련된 에덴 록 리조트는 2년 전 섬을 휩쓸었던 초대형 허리케인으로 큰 타격을 입었지만 주인 부부의 노력으로 성공적인 새 단장을 마쳤다. 원래 레스토랑이었던 공간에는 스파와 복층 객실이 들어섰다. 이전에는 리조트 내 3개의 레스토랑이 있었지만 지금은 중세 시대의 화려함을 풍기는 한 곳만이 남았다. 스타 셰프 장 조르주 본게리텐(Jean-George Vongerichten)의 자연 친화적인 요리를 맛볼 수 있는데 조식으로는 캐러멜라이징한 피스타치오와 자몽을 곁들인 상큼한 요거트가 나온다. 프라이빗 빌라에 온 듯한 아늑한 느낌의 객실은 모두 해변을 향하고 있어 전망이 아주 좋다.
TIP 바닷가를 바라보며 태양 아래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해변의 바를 방문해보길. 빨간 파라솔에 앉아 이곳의 셔벗을 꼭 맛봐야 한다.
가격 더블 베드룸 약 1백25만원부터.
문의 oetkercollection.com
RAFFLES SINGAPORE
래플즈 싱가포르
SINGAPORE
모두가 선망하는 호텔이었던 래플즈 싱가포르의 재건 계획이 발표되었을 때는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역사 깊은 호텔이 예전의 매력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당연한 것이었다. 실제로 과거의 역사를 간직하면서도 변화를 겸하는 복원작업은 아슬아슬한 줄타기와도 같았다. 하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불필요한 부분은 과감하게 덜고 새로운 요소들을 더했는데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음식이다. 레스토랑을 새로 오픈하고 오랫동안 사랑받은 라이터스 바(Writer’s Bar)는 확장됐다. 바의 테이블, 화장실 바닥의 모자이크 타일까지 호텔의 역사적인 매력은 여전히 그 자리에 보존하되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했다.
TIP 호텔 내 모든 물품이 최신식으로 대체된 것은 아니다. 주철로 만든 칵테일 셰이커는 싱가포르만의 시그니처 칵테일인 싱가포르 슬링(Singapore Sling)을 18잔까지도 한번에 거뜬히 만들 수 있다.
가격 더블 베드룸 약 82만원부터.
문의 raffles.com
ONE&ONLY GORILLA’S NEST
원&온리 고릴라스 네스트
RWANDA, KINIGI
럭셔리한 해변 리조트로 잘 알려진 케르츠너 인터내셔널(Kerzner International) 그룹이 르완다에 두 번째로 오픈한 호텔이다. 인적이 드문 늉웨 숲 남쪽에 자리 잡은 첫 번째 호텔만큼이나 이번 호텔 또한 위치가 훌륭하다. 호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영화 <킹콩>으로 잘 알려진 ‘마운틴 고릴라’를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비룽가 화산 지대에는 이미 여러 호텔이 있지만 규모 면에서 21개의 객실을 보유한 이곳에 대적할 만한 호텔은 없다. 유인원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트레킹 체험 외에도 산악자전거 타기, 드럼 레슨, 커피 시음회 등 다채로운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고 정글 풀과 스파 같은 부대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탁 트인 경치가 없어 아쉬울 수 있지만 유칼립투스와 3천 종이 넘는 아름다운 장미에 둘러싸인 호텔에서의 휴식은 그 나름의 운치가 있다. 동물 조각상이 장식된 호텔 내 레스토랑에서는 신선한 지역 재료로 만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도저히 예상되지 않는 그림이라면 우아하고 활기찬 타잔의 오두막을 상상해보길.
TIP 완만한 트레킹 코스에서 만날 수 있는 황금 원숭이에게 마음을 빼앗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가격 약 4백27만원부터, 식사 제공.
문의 oneandonlyresorts.com
FINCA SERENA
핀카 세레나
SPAIN, MALLORCA
마요르카섬의 내륙 지역은 허허벌판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곳에도 호텔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고 ‘핀카 세레나’ 또한 그중 하나다. 분홍빛 사암 위의 농장 건물은 전원적인 느낌의 호텔로 개조되었다. 가공되지 않은 목재로 제작한 의자와 테이블, 부드러운 천으로 덮인 안락의자 등 지역의 투박한 멋을 살렸다. 깔끔한 흰색이 돋보이는 아치형 천장에는 풀로 엮은 바구니가 미술 작품처럼 매달려 있다. 전원생활을 모티브로 한 호텔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지만 이곳만큼 시골의 안락함을 구현해낸 곳은 드물다. 12만 평에 달하는 대지에는 올리브 나무 향이 은은하게 감도는 과수원과 포도원이 펼쳐져 있다. 밤이 되면 고요한 어둠이 찾아온다. 밤이슬이라는 뜻의 ‘세레나’라는 이름이 어느 때보다 잘 어울리는 순간이다.
TIP 사이클링을 즐긴다면 호텔의 자전거 대여소를 이용하자. 직원에게 코스를 추천받을 것.
가격 더블 베드룸 약 45만원부터.
문의 fincaserenamallor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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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정지원
- 포토그래퍼
- FRANCISCO NOGUEIRA, MASSIMO LISTRI, GIADA MARIANI, MARTIN WESTLAKE, CHRIS CALDICOTT, MASSIMO LISTRI
- 글
- 피오나 케르(Fiona Kerr), 릭 조단(Rick Jordan), 에린 플로리오(Erin Florio), 레베카 미스너(Rebecca Mis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