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동과 압구정동 맛집은 여기! 얼루어 편집부에서 도보 거리에 있는 맛있는 식당 55곳 [1]

회사원들은 집보다 회사 근처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마련이죠. 촬영과 마감, 미팅이 많은 에디터들은 좀 더 오래 있습니다. 창간 17주년을 맞은 <얼루어> 편집부는 2007년부터 논현동 빌딩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운 좋게도 주변인 논현동과 압구정동에는 맛있는 식당이 많습니다. 팬데믹으로 조금씩은 어려운 시기, 편집부에서 도보 거리에 있는 맛있는 식당 55곳을 소개합니다. 3650일이 넘도록 드나든, <얼루어> 에디터의 단골집입니다.

오복수산 도산점

카이센동, 우니동, 이쿠라동 등 초밥 위에 어떤 재료를 올렸는지에 따라 약 스무 가지의 덮밥 요리가 준비되어 있다. 최고의 조합을 고르기 위해 한동안 메뉴판을 심각하게 노려보게 된다. 우니가 잔뜩 올라간 걸 먹으면 좋겠지만, 우니는 비싸다. 결국 적당한 가격대에서 고르게 된다. 최근 즐겨 먹는 건 아부리 덮밥으로, 겉을 살짝 구운 은은한 불맛이 매력적이다.
주소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53길 14 2층 문의 02-545-9966

애술린 라운지

“조용한 곳 없을까?”라는 말을 누가 꺼내면 애슐린 라운지로 간다. 아트북 출판사 애술린의 아시아 최초 라운지로, 샴페인과 커피, 칵테일을 마시며 아트북 부티크를 둘러보는 것도, 브런치와 점심 식사, 차와 디저트를 즐기는 것도 가능한 곳. 안쪽에 자리 잡은 프라이빗룸은 외부에서 보이지 않아 셀러브리티들이 애용한다. 브런치 명소가 많은 도산공원이지만 애술린의 매력은 여전히 한적하다는 것에 있다.
주소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45길 11 지하1층 문의 02-517-0316

바랗

해물 요리 전문점인 바랗은 언제 가도 신선한 맛과 깔끔한 반찬, 친절함이 있다. 방송을 타면서 한동안 너무 사람이 많았는데, 그 주인공은 바로 ‘물회’였다. 바랗의 식사 물회는 잡어회, 멍게, 골뱅이, 해삼과 채소에 가득하고 살얼음으로 직접 농도를 맞추는 형태다. 전복 물회는 비싼 만큼 좀더 사치스럽다. 소면만 맛있는 줄 알았는데 물회에 밥을 말아도 맛있다는 걸 바랗에서 알았다. 그 외에도 ‘바다 밥상’이라는 부제처럼 서울에서 맛보기 힘든 물곰탕, 멍게된장찌개, 대구탕 등을 맛볼 수 있다. 코스를 시키면 딸려 나오는 꼬시래기 무침, 가자미식해의 맛이 좋아 따로 판매도 한다.
주소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309  문의 02-542-8892

세시셀라

모두가 드나드는 곳을 ‘방앗간’이라고 하지 않았나. 도산공원의 방앗간 역할은 아마도 세시셀라가 아닐까? 10년 전에도 지금도 사람들은 은은한 계피향의 당근 케이크 한 조각을 두고 담소를 나눈다. 단, 옆 테이블에 누가 앉아 있을지 모르니 은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게 지혜롭다. 주말에만 내는 브런치도 맛이 좋다.
주소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45길 10-4 문의 02-3448-7100

가람국시

건설회관 옆 가람국시는 국시를 비롯한 잔치 음식을 내는 곳이다. 점심에는 급박하게 돌아가는 회사원들의 점심 식사 장소로, 저녁에는 느긋하게 반주하는 회식 장소로도 인기가 있다. 주문은 보통 소고기 칼국수, 멸치 칼국수, 소고기 국밥 중에서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국밥은 국밥인데, 소고기 국수와 멸치 국수에서 답을 내리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미나리 향이 향긋하게 스치는 깔끔한 맛의 멸치 국수의 손을 들어주면, 왠지 아쉬워 다음엔 소고기 고명이 올라간 소고기 국수를 먹어야지 한다. 부추무침, 깻잎, 콤콤한 양배추 김치 등 반찬은 사시사철 같다. 콩국수를 즐긴다면 여름에 선보이는 콩국수가 별미다.
주소 서울 강남구 언주로135길 13 문의 02-541-8200

포지티브 호텔 뷰티 그로서리

오픈한 지 3개월밖에 안 된 도산공원의 신입이자 ‘핫플’이다. 캡슐 형태의 올리브 오일로 유명한 ‘파지티브 호텔’이 ‘뷰티 그로서리’라는 이름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내며 지중해 음식을 선보인 것. 맛집으로 가득한 도산공원 일대에 신기하게도 ‘샐러드가 맛있는 곳’은 없었다는 것이 중론. ‘유기농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알카라이징 슈퍼 그린, 구운 채소, 통곡물, 견과류, 허브, 과일, 콩류와 생선, 무항생제 닭고기를 사용한 샐러드가 인기 있을 수밖에. 각종 샐러드, 올리브와 민트로 만든 아이스크림 등 신선하면서 건강한 음식을 먹으려는 사람들이 ‘애슬레저 룩’을 입고 모여든다. 그 사이 다크서클이 짙은 에디터들이 앉아 비타민을 충전한다.
주소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46길 77 문의 02-546-7618

그랑씨엘

도산공원의 터줏대감 같은 곳이 있다면, 그랑씨엘을 빼놓고 말하기 어렵다. 많은 레스토랑이 흥망성쇠를 거듭하는 사이에도 그랑씨엘은 항상 노란 빛 같은 차양을 내리고 거기 그 골목에 있다. 박근호 대표와 이송희 셰프의 웃는 얼굴은 또 다른 간판처럼 느껴질 정도다. 그래서인지 테라스에 앉으면 아는 사람 두세 명은 항상 마주치게 된다. 처음 그랑씨엘을 유명하게 만든 앤초비 파스타는 여전히 인기가 높다. 항상 같은 파스타만 먹는다면 매시드 포테이토를 곁들인 미트볼도 주문해보길. 에디터의 최애 메뉴이다.
주소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45길 16-6 문의 02-548-0283

작은 호프

1987년부터 문을 연 호프집이다. 과거 두산빌딩 지하에 있던 비어할레가 문 닫은 후 유일하게 예전 호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대대적으로 리노베이션을 하고 다시 문을 열어 예전과 다른 깔끔한 분위기로 바뀌었지만, ‘작은 호프’라는 이름의 정감은 그대로다. 기본 안주로 나오는 재래김을 손으로 죽죽 잘라 간장에 찍어 먹는 맛도.
주소 서울 강남구 언주로148길 14 청호불교문화원 문의 02-544-8016

영동양곱창

양곱창, 양대창이 유행하기 전부터 자리 잡은 맛집으로 아버지대부터 유명했다고 한다. 간판에 ‘돌’이 들어가 ‘영동 돌곱창’이 이름인 줄 아는 사람들도 많다. 얼마 전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마치면서 한결 깔끔한 분위기로 탈바꿈했다. 거기다 원래 하지 않던 점심 영업을 시작했다. 점심 메뉴는 선지가 든 해장국, 내장탕, 곱창전골로 단출하지만, 양곱창 명가의 명성에 맞게 어느 것을 시켜도 질 좋은 내장이 듬뿍 들어 있다. 깍두기와 김치, 그리고 상추의 여린 잎만 골라 바로 무쳐주는 겉절이면 내장탕 한 그릇이 뚝딱이다.
주소 서울 강남구 언주로148길 14 문의 02-514-4821

옛날집

마감하다 보면 엄마를 못 본다. 엄마가 보고 싶은 건지, 엄마 밥이 그리운 건지 모를 때는 옛날집에 간다. 가정식 백반을 선보이는 옛날집은 예전 한식집처럼 다양한 메뉴를 갖춰 깔끔한 반상을 낸다. 멍게젓, 명란젓, 어리굴젓 등이 풍성하게 나오는 젓갈백반, 시원한 꽁치김치찌개, 속이 안 좋을 때 먹기 좋은 누룽지백반까지. 반찬은 조금씩 바뀌지만, 감자채볶음과 김치볶음, 달걀프라이는 항상 그대로다. 현미밥도 준비되어 있다. 특히 혼자 사는 에디터들에게는 소중한 밥집.
주소 서울 강남구 선릉로148길 38 문의 02-549-7888

마쪼아빈대떡

입구에는 항상 이 집의 마스코트가 지키고 있다. ‘왕자’라는 포메라이언 견공이다. 빈대떡을 파는 평범한 주점 같지만 전이며, 보쌈, 삼합 같은 내공 있는 남도 음식을 내는 곳이다. 보쌈을 시키면 테이블 가득 어리굴젓, 명란젓, 순두부, 묵은지지짐 등 남도식 반찬이 깔리는데, 하나같이 밥도둑이라 밥이 무한정 들어간다. 새벽 늦게까지 영업한다.
주소 서울 강남구 언주로134길 11 문의 02-515-4565

    에디터
    허윤선
    포토그래퍼
    HYUN KYUNG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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