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하나 살까 고민했다면? 영원한 아이코닉 백 6가지
프라다 나일론 백부터 에르메스 켈리백까지. 과거부터 현재까지 뜨겁게 사랑하는 클래식 핸드백 여섯 개.
미우치아 프라다는 1980년대 어느 날, 나일론을 럭셔리하게 만들겠노라 다짐을 한다. 그리고 수많은 연구 과정을 거쳐 광택이 실크처럼 은은하고 텍스처가 고급스러우며 생활 방수까지 가능한, 기능적이고도 멋스러운 나일론 가방을 완성했다. 처음에는 단조롭다는 이유로 큰 관심을 받지 못했으나 1990년대 들어 모더니즘과 맞물려 혁명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후에는 의류에도 확장되어 프라다의 쿨한 이미지를 상징하는 시그니처로 자리 잡았다. 현재까지 다양한 컬러로 소개되는 나일론 핸드백, 인기 컬러는 빠르게 품절되어 쉽게 만나기 힘들 정도다.
길쭉한 모양의 바게트 빵을 팔에 끼워 다니는 데서 착안해 이름 붙인 바게트백은 실비아 벤추리니 펜디가 1997년에 만들었다. 모두가 미니멀리즘에 열광할 때 그 틈을 비집어 규칙을 깨는 것을 즐기는 여성들의 지지를 얻었다. 매해 새로운 소재와 디자인으로 선보이며 20년 남짓 동안 1천 개가 넘는 버전으로 제작, 명실공히 머스트해브 아이템이라 할 만하다. 이번 시즌 역시 니트 울, 데님 등 소재와 다양한 자수 자카드 장식을 더해 역동적인 우아함을 선사한다.
생 로랑의 솔페리노 핸드백은 앞쪽의 플랩과 회전하는 YSL 메탈 잠금장치가 돋보이는 모노그램 사첼백이다. 19세기 말에 개발한 보딩 방식으로 가공한 박스 레더로 만들었다. 박스 레더는 광택 있는 매끄러운 표면의 소재로 고급스러운 것은 물론 견고하고 단단해 형태 유지에도 탁월한 것이 특징이다. 최고급 수공 가죽 전문 브랜드에서 오랫동안 애용해온 가공 방식으로 만든 저력의 솔페리노 핸드백은 현재까지 다양한 크기와 컬러로 선보이고 있다.
우아한 커브 형태와 피스톤 클로저가 돋보이는 구찌의 재키백은 1961년에 첫선을 보였다. 당시 호보백 디자인의 인기를 이끌며 젯세터라 불리는 라이프스타일의 상징이 되었던 이 가방 역시 해를 거듭하며 창조적 아이디어를 더해 진화했다. 그리고 2020년, 아카이브의 상징적인 모티브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비전이 더해진 재키 1961은 블랙, 레드, 라일락 등 컬러 팔레트와 웹디테일의 GG 수프림 캔버스, 뉴트럴 컬러의 파이톤 등 다양한 소재로 재탄생되었다.
윌리스백은 1970년대 아메리칸 스타일을 주창하며 등장한 코치에 의해 탄생했다. 아름다운 것과 실용을 동일한 가치로 내세우는 브랜드답게 견고한 실루엣과 구조적인 디자인으로 데일리 백의 한 획을 그었다. 2020년, 윌리스백을 코치의 유산과 정통 뉴욕의 헤리티지를 고스란히 담아 오늘날에 어울리게 재해석했다. 봉 프레임에, 부드러운 글러브탠드 가죽, 턴록 잠금장치를 더한 것은 오리지널 백에서 사랑받았던 것과 그대로다.
에르메스의 켈리백이 1956년, 모나코의 왕세자비가 된 그레이스 켈리가 임신해 불룩 나온 자신의 배를 가리기 위해 백을 사용한 뒤로 이름 붙여졌다는 일화는 많은 이들이 아는 이야기다. 단순한 디자인에 메탈 잠금장치만으로 극강의 고급스러움을 보여주는 이 핸드백은 버킨백과 더불어 에르메스의 장인정신을 가장 잘 드러내는 핸드백이기도 하다. 2020년 새롭게 선보이는 미니 사이즈의 켈리백은 불룩한 배는 가릴 수 없지만, 여전히 많은 여성의 로망으로 사랑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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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그래퍼
- Kim Myung Sung
- 에디터
- 김지은
- 어시스턴트 에디터
- 이다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