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e into MAX
긴 침묵을 건너 새로운 앨범으로 돌아온 맥스는 음악의 힘을 믿는다. 그에게 음악은 회복이자 연결이고, 희망이다.
지난 1월에는 서울에서 첫 단독 내한공연을 올렸다. 당신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나?
서울에서의 공연은 나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한국의 팬들이 보여줬던 에너지와 존경, 그리고 사랑은 믿기 힘들 정도다. 공연이 끝날 무렵, 난간에 서서 기쁨의 함성을 지르던 팬들을 바라봤던 기억이 난다. 아티스트로서 살아가는 이유가 되는 순간이었다. 서울에서의 첫 공연과 여행은 그렇게 내 인생을 모든 면에서 바꿔놓았다.
최근에는 앨범 <Colour Vision>을 내기도 했다. 만족스러운가?
드디어 앨범을 내다니 뿌듯하다. 몇 년 전만 해도 사람들이 MAX라는 아티스트보다 ‘Lights Down Low’라는 곡을 더 많이 알 거라고 말한 적 있다. 지금은 흔히 대표곡으로 꼽히는 곡이 아니더라도 팬들과 더 많은 부분에서 연결되어 있다는 게 느껴진다.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앨범이라고, 그 노래 매일 듣는다고 말해줄 때마다 우리가 음악으로 연결되어 있음이 실감 난다.
성대 수술로 4개월 동안 노래를 하지 못했다고 들었다. 회복 후 앨범을 내게 되었는데 그 기간이 당신의 음악 또는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스스로의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 길게 침묵하면서 자신의 머릿속에만 갇혀 있으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기 마련이다. 말을 하거나, 대화를 하거나, 말로써 연결되는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이전보다 내 삶과 음악 속에서 더 확실히 ‘존재함’을 느낀다. 매일매일이, 모든 곡과 공연이 선물과도 같다. 삶에는 그 무엇도 영원하지 않다는 걸 알기에 할 수 있을 때 더 많은 것을 담으려 한다.
앨범의 테마가 ‘Rebirth’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신에게 음악은 치유의 과정이었던 걸로 보인다.
바로 그렇다. 음악은 승화시키는 힘을 갖고 있으니까. 음악을 만들 때는 아름답거나 고통스러운 감정들, 이야기를 그곳에 담아둔다. 음악을 들을 때 비로소 그 기억들, 영감, 아이디어가 해방되듯 뛰쳐나오게 된다. 우리는 살아 있다는 걸 느끼기 위해 때때로 좋아하는 앨범 속에서 길을 잃을 필요가 있다. 그게 바로 내가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진이나, 뮤직비디오를 보면 비주얼이 남다르다. 이번 앨범 커버는 선명한 노란색이고.
사진, 뮤직비디오를 포함한 모든 시각적 요소는 노래의 스토리를 훨씬 더 생생한 그림으로 그려준다. 그럴 때 음악을 듣는 건 단순한 행위 이상의 체험이 된다. 음악을 들을 때만큼은 다른 세계로 이어지는, 마치 탈출구로 다이빙하는 느낌이 드는 식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게 앨범은 또 다른 하나의 세계이다. 때로는 열성적인 팬들을 위해서 몰입해야만 찾을 수 있는 이스터 에그를 곳곳에 숨겨놓기도 한다.
실제로 당신의 모든 노래에서는 스토리를 읽을 수 있다. 이번 앨범에서 특히 좋아하는 스토리는?
‘There is a God’은 내게 정말 특별한 이야기다. 불현듯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넌 아빠가 될 준비가 됐어. 이제 인생의 다음 장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어”라고 말이다. 어떤 깨달음과도 비슷했다. 아내인 에밀리와 미래의 아이에 대한 깊은 사랑과, 더 깊은 존경을 깨닫게 된 거다. 다시는 겪기 힘들 거룩한 경험이었고, 그 이야기를 곡에 담고 싶었다.
자신의 스토리를 말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일 것 같다. 모든 사람에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내보이는 거니까.
아티스트가 되는 건 두려운 일이기도 하다. 자신을 완전히 내보이는 만큼 자신의 약한 부분도 보여줘야 하니까. 그런 내 모습을 어떤 사람들은 좋아할 거고 또 어떤 사람들은 싫어한다.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들은 진정으로 사랑할 것이라는 걸 안다. 싫어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도, 내가 다른 사람이었을지라도 좋아하지 않았을 거다. 작품을 통해 투명해지기를 감수하는 모든 예술가와 그들의 용기를 응원하고 싶다.
‘Blueberry Eyes’ 곡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아내에게 바치는 곡이었던 걸로 안다.
지금까지 그녀를 위해 많은 사랑 노래를 써왔다. 에밀리는 늘 고마워했지만 어떤 곡들은 조금 더 특별했고 ‘Blueberry Eyes’ 또한 그중 하나다. 한동안 그녀가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장모도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웃음)
BTS 슈가가 피처링을 했다. 작업 과정은 어땠나?
작업은 물 흐르듯 진행됐다. 슈가의 <Agust D>의 수록곡 ‘Burn It’을 작업하는 동시에 내 앨범에 있는 모든 노래를 그에게 보냈다. 그중에서 슈가가 ‘Blueberry Eyes’를 골라 가사를 보내줬다. 마지막 줄의 ‘BTS Army’를 ‘U.A.R.My.Light’로 다시 쓴 것 외에는 지금의 버전과 똑같다. 수정이 필요 없을 만큼 처음부터 좋았던 거다.
뮤직비디오 속에서는 슈가의 랩이 결혼 서약 부분에 흐른다.
처음 들었을 때부터 슈가의 랩은 노래의 흐름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그 의미를 알고 나니 이야기 속에서 더욱 살아나는 느낌을 받았다. 뮤직비디오 아이디어를 낼 때부터 서약 부분에는 우리의 삶을 빠르게 함축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침 슈가의 가사가 완벽했고 덕분에 훌륭한 결혼식 장면이 탄생했다. 이번 기회에 직접 한국어를 배워봤는데 어려웠지만 즐거운 경험이 되었다.
앨범이 공개된 후 슈가의 반응은 어땠나?
앨범을 공개한 후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서로에게 “Go Dynamite” “Go Blueberry Eyes” 라며 많은 문자를 주고받고 있다.
이 외에도 이번 앨범에는 다른 아티스트와의 협업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앨범 전체가 다른 색깔 블록이 모인 루빅스 큐브 같다. 다른 사람과 일하는 건 어땠나?
앨범커버의 루빅스 큐브를 알아봐줘서 기쁘다. 여러 색깔이 모여 하나가 된다는, 분명한 의도를 갖고 넣은 상징이기 때문이다. 친하고 존경하는 사람들과 함께해서인지 모든 컬래버레이션이 좋았다. 특히 하나의 곡이라는 세계 안에 아티스트마다 갖고 있는 진심을 표현하기 위해 신경 썼다.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였다.
그렇게 서로 다른 사람을 연결할 수 있는 게 음악의 힘이 아닌가.
오늘 아침에는 돌리 파튼의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이만큼의 영감을 받은 적이 또 있나 싶다. 가슴이 너무나 벅차서 그녀와, 그녀의 모든 이야기와 연결되어 있는 듯한 기분이다. 음악이 갖는 힘이다. 나는 이 힘을 아주 깊게 믿고 있다.
코로나19로 한 공간에서 함께 음악을 들을 기회가 많이 사라졌다. 이러한 시대에 당신의 음악이 어떤 메시지를 가졌으면 하나?
사람들이 최선을 다해, 최대한의 삶을 살기를 바란다. 내 노래가 사람들에게 마법과도 같은 순간, 안전하고 흥미진진하게 빠져들 수 있는 장소, 미래에 대한 희망처럼 느껴졌으면 좋겠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
소울 음악을 많이 듣고 있다. 하지만 장르는 가리지 않는다. BTS와 지코, 돌리 파튼, 토마스 레트, 아미네, 프랭크 오션,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등… 힙합, 케이팝, 컨트리처럼 생동감 넘치는 모든 음악을 좋아한다.
다시 안전해진다면, 서울에서 다시 볼 수 있을까?
또 공연을 올리고 싶은 곳을 꼽는다면 당연히 서울이다. 하루빨리 이 앨범을 라이브로 들려주고 싶다. 그날을 기다리겠다.
NEW MUSIC
<야유회>
순순히 섞이지 않을 것만 같은 목소리들이 만났다. 그러나 소금과 오혁은 짓뭉개는 듯한 발음과 이곳저곳에서 별안간 튀어나오는 전자음 사이를 자유롭게 유영할 뿐이다. 나를 더 이상 미워하지 말라는, 이토록 유쾌한 싱글.
장르 댄스 발매사 지니뮤직
<Shot In The Dark>
‘록의 살아 있는 전설’로 모든 수식어를 대체하는 AC/DC가 돌아온다. 12곡으로 구성된 정규 앨범 <PWR/UP>의 선공개 곡이다. 짱짱한 기타 리프를 가르는 날카로운 보컬로 화려한 귀환을 알린다. 앨범은 11월 중 발매 예정.
장르 록/메탈 발매사 소니뮤직
<1,000,000×Better>
영국 출신 일렉트로닉 팝 듀오 혼네는 싱어송라이터 그리프의 노래를 듣자마자 한 귀에 반했다. 당장 SNS로 메시지를 주고받고 함께 곡을 썼다. 우연한 인연이 만들어낸 화음으로 가장 암울한 순간 함께해줄 친구들을 노래한다.
장르 팝 발매사 워너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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