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닿아서
운동복이 일상으로 깊숙이 들어온 지금, 무엇보다 소재의 면면을 살펴볼 때다. 안과 밖으로 몸이 편하고, 기능적이고 거기에 지속가능성까지 고려한 특별한 소재를 소개한다.
인도어 운동복의 미덕, 편안함
운동복은 몸을 탄탄하게 잡아주되 압박하지 않아야한다. 보디라인을 드러내 근육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것도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은 맞지만 압박감이 지나치게 심하면 혈액순환을 방해해 오히려 독이 되기 때문. 실내에서 운동하기 때문에 땀을 빠르게 흡수하고 배출하는 것도 중요하다. 뛰어난 소재와 디자인으로 프리미엄 애슬레저 스타일을 이끄는 룰루레몬의 얼라인 팬츠는 그런 면에서 많은 이들이 애정하는 팬츠 라인이다. 이 얼라인 팬츠의 소재가 바로 브랜드를 대표하는 눌루(Nulu™) 소재. 아무것도 입지 않은 것 같은, 소위 버터처럼 부드럽고 쫀득쫀득하다는 설명에 이견이 없다. 신체 곡선을 따라 부드럽게 감기지만 압박되지는 않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수년간 필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운동선수와 게스트, 앰배서더들의 피드백을 통해 끊임없이 진화하는 룰루레몬은 디자인 팀과 화이트 스페이스(Whitespace™) R&D 팀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소재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룰루레몬은 이외에도 고강도 운동에 적합한 에버럭스(Everlux™), ABC 팬츠와 커미션 팬츠를 만드는 월프스트림(Warpstreme™), 수직 방향의 스트레칭과 러닝에 적합한 누럭스(Nulux™) 등 다양한 움직임을 편안하게 해주는 소재의 제품이 준비되어 있다.
부드러운 착용감이라면 아보카도를 빼놓을 수 없다. 이탈리아 최고 품질의 니트 편직기로 만드는 원통형의 심리스 기법의 옷은 봉제선에 예민한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최고 기준인 AA 등급의 원사로 만들어 촉감이 부드럽고, 고기능 신소재 섬유인 나일론 6.6을 주원사로 사용해 부드럽게 몸에 밀착된다. 오랜 시간 착용해도 편하게 입을 수 있다는 얘기. 선명한 컬러를 자랑하고 질감이 니트 웨어 같아 애슬레저 룩을 연출하기에도 좋다.
편안한 착용감을 확인했다면 원활한 땀 배출을 위해 흡습 속건 기능도 살펴봐야 한다. 면보다 8배 빨리 건조되는 탁텔 원단을 활용한 안다르의 ‘에어쿨링’ 아이템은 이런 이유로 사랑받는다. 일반 나일론 소재보다 내열성이 뛰어나고, 수분을 바로 방출시켜 쾌적하게 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운 겨울날을 위한 솔루션도 있다. 따뜻한 기모 레깅스가 생각나는 계절. 하지만 두툼한 기모 때문에 활동하기 불편하고 어딘가 모르게 실루엣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안다르의 에어웜 소재를 기억할 것. 무게를 140g(0 사이즈 레깅스 기준)으로 가볍게 만들어 움직이기 편하게 했으며, 겉면에는 브랜드의 시그니처 소재인 ‘에어쿨링’으로, 안쪽에는 기모를 넣어 부드럽게 감싸는 것이 특징이다. 겨울에도 날씬하고 따뜻하게 레깅스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될 듯.
그런가 하면 최근 나이키의 요가 컬렉션도 눈여겨봐야 한다. 기존 소재보다 부드럽고 신축성이 뛰어난 인피날론 소재로 만들었다.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한 소재가 가장 눈에 띄는데, 2년여간의 노력 끝에 탄생한 인피날론 소재는 특히 몸을 뻗어내는 요가나 필라테스와 같은 운동을 할 때 한 몸처럼 움직이도록 만들었다. 균일하고 촘촘하게 엮은 여러 개의 실로 만들어 가볍고 튼튼하면서 통기성이 뛰어나다. 기존 나이키의 재기발랄하고 스포티한 디자인 대신 소프트한 컬러와 디자인도 마음에 든다.
조금 더 기록에 충실하고 싶다면 US 러쉬 소재를 사용한 언더아머의 아이템을 참고하자. 혁신적인 섬유 테크놀로지를 적용한 이 시그니처 소재는 신체의 에너지를 재생해 퍼포먼스를 향상시키고 빠른 회복을 돕는다. 운동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흡수한 후 근육에 다시 공급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원리로, 적외선 사우나를 할 때와 비슷한 효과다. 기록 향상에 도움이 될 만한 운동복을 찾는다면 여기에 있다.
기능성으로 나를 보호하다
우스갯소리로 해왔던 ‘이불 밖은 위험해’는 어느덧 현실이 되어가고, 각종 유해물질과 혹한으로부터 나를 보호해야 할 때가 왔다. 스포츠 브랜드의 기능성 소재는 이러한 니즈를 빠르게 반영한 룩으로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먼저 코오롱스포츠는 브랜드의 시그니처 라인인 안타티카 라인을 4가지 스타일로 확장했다. 안타티카의 겉감은 익스클루시브 고어텍스 INFINIUM 2Layer 소재(과불화 화합물을 포함하지 않은 방식으로 내구성 발수 처리한 방풍/투습 기능성 원단)를 사용했는데, 강풍을 차단해줄 뿐 아니라 발수 기능까지 뛰어나 언제 어디서나 쾌적하고 따뜻하게 입을 수 있다. 또 안감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항공기에 적용하기 위해 개발한 기술을 의복에 적용한 신소재로, 체온을 흡수했다가 내려가면 다시 열을 발산해 체온을 유지시켜준다고.
코오롱스포츠의 서브 브랜드이자 하이엔드 컨템퍼러리 아웃도어 브랜드 엘텍스(Lteks)는 조난 시 생명보호를 위해 개발된 라이프텍 재킷 시리즈에 기반을 둔 브랜드다. 이 라이프텍 재킷은 코오롱스포츠에서 2006년 출시 이후 매년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며 스마트 웨어로 발전하고 있다. 이들의 제품은 크게 보온성을 극대화한 서모 디펜더(Thermo-Defender), 방풍성을 나타내는 스톰 브레이커(Storm Breaker), 편안한 착용감이 특징인 클라우드 나인(Cloud Nine), 기능성 수납을 특징으로 하는 로드아웃(Load-out)으로 나눌 수 있는데, 고어텍스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뉴 고어텍스 프로, 3L 윈드브레이커 등 다양한 고기능성 소재를 구현한다. 새로운 고어텍스 프로 소재는 원액염색 마이크로 그리드™ 백커를 사용해 제품의 제작과정에 사용되는 물과 탄소 배출을 절감해 뛰어난 성능과 지속가능성까지 추구했다는 평.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하면 떠오르는 또 다른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혹한의 추위와 환경으로부터 나를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신소재 프리마로프트 골드 인슐레이션 에코로 만든 다스 파카로 말이다. 프리마로프트 골드 인슐레이션 에코’ 소재는 크로스코어(Cros Core™) 기술을 적용해 기존 ‘프리마로프트 골드 인슐레이션’ 제품에 비해 보온성을 52% 더 높였으며, 55%를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 기능성 강화와 환경까지 고려했다. 특히 물에 젖었을 때 평상시 대비 98% 수준까지 체온을 유지해 겨울철 갑작스러운 눈, 비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으며 클라이밍, 서핑, 스키 등 다양한 아웃도어 환경에서도 유용하게 입을 수 있다.
이렇듯 저마다의 성격에 맞는 특별한 소재를 꾸준히 선보이는 다양한 브랜드들. 웰빙과 웰니스를 향한 관심과 함께 성장한 거대한 시장에서 좋은 원석을 구분하는 방법은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을 넘어서는 차별화된 소재가 아닐까? 급변하는 외부 환경으로부터 내 몸을 보호하고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기능이 좋은 운동복을 고르기 위해 지금 나에게 어떤 소재가 필요한지 찾아보는 즐거움 또한 놓치지 말길. 똑똑한 웰 라이프를 즐기는 가장 기본은 좋은 소재가 결정하기 때문에.
최신기사
- 에디터
- 이하얀
- 포토그래퍼
- COURTESY OF ANDAR, LULULEMON, LTEKS, NIKE, PATAGON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