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데이, ‘오빠 이 선물만은 참아줘.’

단순히 항목의 문제가 아닙니다. 같은 선물도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 다르죠. 아직 감이 안 온다고요? 그렇다면 여자친구의 선물, 제발 이것 만큼은 피해주세요!

‘오빠… 나 웜톤인데…’


여자들의 세계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하늘 아래 같은 색조 없다.’ 갈색 쉐도우만 해도 수만가지, 빨간 립스틱만 해도 수백까지에 이르는 종류가 있다는 뜻입니다. 거기에 아이템의 텍스처까지 따지자면 여자들이 왜 립스틱 고르는 데에 몇 시간, 며칠 씩 고민하는지 알게 될 거예요. 설령 명품 코스메틱을 선물한들 그 설렘은 잠시, 자신이 톤과 맞지 않는 화장품 선물은 받는 사람의 마음을 곤란하게 할 수 있습니다. 웜톤, 쿨톤, 컬러, 텍스처 등 다양한 것들을 꼼꼼하게 고를 수 없을 때에는 화장품 선물은 잠시 보류해두는 게 좋을지도 몰라요. 정 화장품을 선물하고 싶다면, 여자친구의 다양한 셀카 이미지를 화장품 가게 직원에게 보여주는 것도 하나의 팁이고요.

‘오빠, 내가 스타일을 바꾸길 원하는거야..?’


날이 풀리면서 옷차림 또한 많이 가벼워지고 있죠. 저번 데이트 때 여자친구가 입은 옷도 훨씬 얇아졌을 거예요. 혹시 이번 화이트 데이, 예쁜 원피스나 가벼운 티셔츠를 선물하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여자친구의 취향부터 분석해보세요. 색다른 의상도 신선할테지만, 모름지기 평소의 스타일이나 취향을 벗어난 옷에는 손이 가지 않는 법. 그건 남자분들도 같을 거예요. 무작정 자신의 눈에 예뻐보이는 옷을 사는 대신 여자친구의 취향부터 꼼꼼하게 파악한 후, 여자친구가 좋아할만한 옷으로 골라주세요. 그리고 사이즈에 유념하여 옷을 골라주세요. 이왕이면 함께 고르는 게 더욱 좋겠죠?

‘이건 오빠 만날 때만 뿌릴게…’


향수 선물만큼 우아하고 로맨틱한 게 어디있겠냐만은, 향수 선물만큼 간편한 것도 없죠. 인터넷에서도 오프라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고, 향수만큼 구색이 드는 선물도 없으니까요. 이미 상대방에 대해 데이터 베이스가 충분히 쌓인 오래된 커플이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향수 선물이 위험한 선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맘에 들지 않는 향수는 화장대를 차지하는 애물단지가 되기 쉽거든요. 블로거나 유튜브가 추천해주는 여자 향수 대신 평소 여자친구의 샴푸 향기나 옷 입는 스타일을 고려해 향수를 골라보세요. 이왕이면 향이 강하지 않고 은은한 것으로요. 평소 여자친구가 향수를 뿌린다면, 향수대신 비슷한 향기가 나는 고체 향수나 비누, 핸드 크림을 선물하는 게 좋습니다. 취향은 쉽게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오빠… 책은 내 돈주고 볼게…’


책 선물은 참 많은 의미를 갖죠. 내가 읽은 책을 선물함으로써 같은 생각과 문장을 공유할 수 있고, 상대방이 관심을 갖고 있던 분야라면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금세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래 기억될 수 있어 더욱 좋은 선물입니다. 다만, 화이트 데이에는 책 선물을 피해주세요. 여자친구는 조금 더 특별한 선물을 원할지 모르니까요. 꼭 주고 싶은 책이 있다면, 전달 방법을 조금 더 로맨틱하게 계획해보세요. 예쁜 엽서를 껴놓는 다거나, 둘만의 사진을 껴서 주거나, 책의 앞 페이지에 간단한 메모를 써서 주는 것처럼요. 여자친구라면 수려한 문장의 책 내용보다 서툰 마음으로 적은 작은 편지가 더 마음에 오래 남을 테니까요.

‘오빠가 우리 아빠는 아니잖아…?’


혹시 정말 바빠서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제발 현금과 기프티콘만은 참아주세요. 여자친구가 뽑은 최악의 선물 중 하나가 현금거든요. 이건 단순히 액수의 문제가 아니라, 성의의 문제랄까요? 돈이라도 주고 싶은 남자친구의 마음은 이해하겠지만, 차라리 근사한 저녁 한 끼를 대접하는 게 나을 거예요. 여자친구가 원하는 건 물질 자체가 아니라, 그걸 준비하는 남자친구의 성의니까요. 기프티콘 역시 그렇습니다. 생일 날이면 잔뜩 쌓이는 기프티콘 선물을 굳이 남자친구가 미리 줄 필요가 있을까요?

‘오빠 눈에 내가 귀여워보이는 건 알겠는데…’


가끔 남자친구들은 여자친구에게 아주 깜찍하고 귀여운 악세서리를 선물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 악세서리를 고르자니 종류도 너무 많고, 의미를 담아 나름 로맨틱한 것을 골랐는데 여자친구의 표정이 어째 미묘하다면…? 그 선물은 실패한 선물입니다. 실제로 여자들이 가장 많이 꼽는 최악의 선물 중 하나는 착용하기 어려운 악세서리인데요, 공통점은 너무 튀는 팬던트나 지나치게 유치한 것들입니다. 여자친구의 허전한 목에 반드시 목걸이를 채워주고 싶거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고 싶다면 최대한 심플한 악세서리를 골라보세요. 북극성이나 귀여운 별모양의 목걸이는 소화하기엔 너무 어려우니까요.

‘이 인형 어디에 두지…?’


커다란 곰돌이 인형, 귀여운 캐릭터 인형은 어쩌면 남자친구로서 여자친구에게 꼭 한번 주고 싶은 선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여자친구의 마음을 조금만 헤아려보는 건 어떨까요? 특히나 커다란 곰 인형 선물은 드라마로 만족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집에 두자니 놓을 데가 없고, 버리자니 미안해지는 애매한 선물이기도 하거든요. 취향을 고려하지 않은 캐릭터 인형도 그렇습니다. 여자친구의 침대 맡에서 여자친구를 지켜주길 원하는 당신의 마음보다, 여자친구는 깔끔한 인테리어와 정돈된 침대가 더 좋을지 모르거든요.

이런 말이 있죠. 여자들이 꽃 선물을 받고 싶은 건 단순히 꽃 때문이 아니라 그 꽃을 고르는 상대방의 시간과 마음을 받고 싶은 거라고요. 어떤 선물이든 당신의 성의와 사랑이 담겨있다면, 설사 그 선물이 맘에 들지 않더라도 여자친구는 고맙게 생각하겠죠? 하지만 이왕이면 여자친구의 취향과 스타일을 존중해 센스를 겸비한 선물을 준비해보세요. 주는 사람도 아깝지 않은 선물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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