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 뷰티의 기준
<얼루어>가 말하는 ‘클린 뷰티’의 기준.
지금 뷰티업계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는 ‘클린 뷰티’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클린 뷰티의 기준은 모호하다. 누구는 바디 버든을 피할 수 있는 화장품이라 말하고, 어떤 이는 EWG 그린 등급을 받은 안전한 성분만을 함유한 제품이라 하며, 누군가는 재활용 용기에 든 제품이라 한다. 그래서 창간 이래 인간과 지구 모두에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뷰티를 강조해왔던 <얼루어>가 나서기로 했다. 미래 세대를 위한 선한 물결, 클린 뷰티가 더 강력하고 넓게 퍼져나가기를 바라며, 환경과 건강을 우선 판단 기준으로 선택하는 그린 컨슈머들을 응원하기 위해, 에디터와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고 클린 뷰티의 기준을 세우고 힘차게 응원하기로 말이다. 클린 뷰티의 부상은 참 반가운 일이다. 현재도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고 앞으로 그 기세가 더 강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얼루어>가 말하는 ‘클린 뷰티’는 우리 인간에게 안전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 피해를 주지 않는 것! 이를 위한 자격 요건은 두 가지다.
12가지 유해 의심 성분을 반드시 배제할 것
<얼루어> 클린 뷰티 제품이 반드시 배제해야 할 성분은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과 <대한민국 좋은 화장품 나쁜 화장품>의 저자이자 연성대학교 스킨케어전공 이은주 교수와 함께 선별했다. 2009년 그가 책을 통해 발표한 ‘가장 피해야 할 20가지 화장품 성분’은 한국 소비자들이 화장품을 고를 때 전 성분표를 확인하게 독려했고, 피부에 안전한 화장품을 선별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당시 한국 여성들은 적게는 5단계, 많게는 11단계의 무분별하고 과도한 화장품, 즉 화학 성분을 바르고 있었기에 이를 교정하기 위해 만든 리스트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그때와 다르다. 화학 성분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바디 버든을 줄이는 노력이 일상이 됐다. 그래서 2021년 정립하는 <얼루어> 클린 뷰티의 기준엔 20가지 성분 중 8가지를 덜어내 12가지 성분만 필수 배제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지구 환경 보호에 가치를 두고 있는 브랜드의 제품일 것
세 가지 범주 중 한 가지 이상을 만족시키는 제품이어야 한다. 동물성 원료 사용과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것(Animal friendly), 재활용할 수 있거나 생분해성 용기와 포장재를 사용하는 것(Recycle friendly/Recyclable material), 2021년 1월 식약처에서 발표한 유기농 & 천연 화장품 기준에 부합하는 것(Earth friendly).
<얼루어> 클린 뷰티 제품이 반드시 배제해야 할 성분 12가지
디부틸히드록시톨루엔(DHT)
주로 색조 메이크업 제품의 변질을 막기 위한 산화방지제로 쓰인다. 알레르기를 유발하거나 과민한 피부,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미네랄오일
제대로 정제되지 않은 미네랄 오일은 암 유발 가능성이 있고, 피부의 독소 배출 능력을 방해해 여드름과 다양한 피부 질환을 유발한다. 초정제된 미네랄 오일 역시 안전하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
부틸하이드록시아니솔
산화방지제로 쓰이며 EWG 5~7등급 으로 위험도가 높은 편.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고 발암 의심 성분이다.
소듐라우릴설페이트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
계면활성제, 세정제 성분으로 샴푸, 보디워시 등 거품 세제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피부를 민감하고 건조하게 만들 수 있고, 눈가에 닿으면 눈에 악영향을 준다. 특히 어린이의 눈에 치명적이다.
인공향료(향수와 방향제류는 제외)
향을 내는 성분을 통칭한다. 어떤 화학 성분이 들어갔는지 알 수 없다는 점과 굳이 향을 내지 않아도 되는 바르는 제품에서 감성 자극을 위해 잠재된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다. 천연 향료도 일부 민감성 피부에는 위험할 수 있다.
트리클로산
항균 세정제, 치약 등에 사용되는 방부제로 세균 증식을 억제한다. FDA는 이 성분이 갑상선 수치 이상, 암, 호르몬 교란의 원인이 되는 것을 발견해 비누 제품과 병원 소독제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임신부에게 특히 해롭다.
파라벤
방부제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성분.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성질을 가져 유방암의 원인으로 의심받고 있으며, 피부에 잘 흡수되어 축적되면 내분비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현재는 많은 뷰티 브랜드가 자발적으로 파라벤을 배제하고 있다.
아보벤젠
유기적 자외선 차단제에 주로 사용되며 부틸메톡시디벤조일메탄으로도 불린다. 발암의 우려가 있는 성분이다.
옥시벤존
유기적 자외선 차단제 성분 중 하나. 산호초를 해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선블록 외 파운데이션, 크림, 립스틱 등에도 함유되곤 한다. 사람에게는 호르몬 체계를 교란해 불임이나 순환기, 호흡기 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트리에탄올아민
클렌징 제품에 pH 조절용으로 사용되며,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장기간 사용할 경우 독성 물질로 변할 수 있다.
이미다졸리디닐우레아
디아졸리디닐우레아
디엠디엠히단토인
화학적 방부제로 파라벤 다음으로 널리 사용된다. 문제는 포름알데히드를 방출한다는 것. 미국 피부과 학회는 이 성분들을 접촉성 피부염의 주원인으로 꼽았다. 발암 우려도 있다.
합성착색료(스킨케어류에 한하여)
식용 가능한 색소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일부 색소는 흑피병과 입술염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색조 제품에는 어쩔 수 없어도, 스킨케어에는 굳이 사용할 필요가 없을 것.
<얼루어> 클린 뷰티에 속할 수 있지만, 배제하길 권고하는 성분
설페이트
어느 원자 또는 분자와 붙느냐에 따라 수만 가지 설페이트가 생성될 수 있어 어떤 것이 더 안전한지 덜 안전한지는 알 수 없다. 가장 위험하다고 알려진 필수 배제 성분으로 꼽은 소듐라우릴설페이트와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를 제외한 다른 설페이트류도 씻어내는 제품이라 할지라도 위험할 수 있다.
페녹시에탄올
파라벤을 대체하기 위해 등장한 방부제 성분. 식약처에서도 1% 미만은 사용을 허용한다. 전 성분에서는 보존제, 향료 등과 유사한 위치에 있다면 1% 미만일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폴리에틸렌글리콜
PEG
PEG도 설페이트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종류로 파생된다. 성분 자체보다는 만드는 과정에서 합성되는 성분이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PEG를 배제한 화장품이 느는 추세. 한편 미국에서 진행된 PEG 유도체 관련 안정성 평가에서는 2% 이하로 함유했을 경우 실질적인 피부 자극이 없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아직 논란이 많은 성분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겠다.
이소프로필알코올
섭취하거나 흡입 시 두통, 홍조, 정신쇠약, 구토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암 환자의 경우 더욱 주의해야 한다.
<얼루어> 클린 뷰티의 자격 요건이 절대 기준은 아니다. 또, 이 기준에 부합하는 화장품이라고 해서 피부와 환경에 안전하니 마음껏 사용하라는 뜻도 아니다. 이은주 교수는 이렇게 설명한다. “클린 뷰티는 우리 피부에 안전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 피해를 주지 않는, 그래서 모두가 건강하고 아름다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클린 뷰티의 기준을 세우고 그중 뛰어난 제품에 엠블럼을 부여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지만, 만일 브랜드가 이 엠블럼을 위해 불필요한 화장품을 만들어내게 된다면 그건 클린 뷰티가 아니게 되겠죠. 또한 소비자가 클린 뷰티 제품을 5~10가지, 필요 이상으로 사용한다면 그 역시 클린 뷰티가 아닐 겁니다.” <얼루어>가 클린 뷰티의 기준을 제시하고 엠블럼을 만든 것은 피부와 건강, 지구를 지키는 일에 앞장서는 브랜드와 화장품을 지지하기 위한 시도이며, 이는 이 기사가 지구의 달인 4월, <그린 얼루어> 이슈에 실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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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이정혜
- 포토그래퍼
- KIM MYUNG SUNG
- 도움말
- 이은주(연성대학교 스킨케어전공 교수), 김홍석(와인피부과성형외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