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향수를 원하십니까?

더 특별한 향, 고급스러운 패키지, 그리고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향수. 여자라면 누구든 원하는 니치 향수와 쿠튀르 향수, 주얼 향수를 찾아 떠나는 여정.

1 아닉구딸의 만드라고어 베르가모트, 블랙 페퍼,페퍼민트, 진저, 샐비어에센스가 조화를 이룬 향수.100ml 19만원.2 갈리마드의 시 투 사바 오 드퍼퓸 장미와 재스민, 머스크,앰버, 탠저린이 어우러진,지중해의 청량함을 담은 향수.100ml 16만8천원.3 샤넬의 레 엑스클루시브 드샤넬 1932 제스트, 재스민,아이리스, 버티버, 머스크가어우러진 우아한 향조의 향수.75ml 21만원.4 디올의 라 콜렉션 프리베크리스찬 디올 뉴 룩 1947 일랑일랑 에센스와 아이리스,핑크 페퍼민트, 바닐라향을 조합한 향수. 125ml31만9천원.5 세르주 뤼탕의 비트리올도에이에 카네이션과 후추,정향의 향을 담은 개성이 강한향이다. 50ml 19만5천원.6 크리드의 실버 마운틴 워터 만다린과 네롤리, 녹차꽃,샌들우드, 머스크 향이어우러진 향수. 75ml32만3천원.7 입생로랑의 마니페스토 재스민을 시작으로, 우디 향의묵직함으로 마무리되는 향수.50ml 12만8천원.

세르주 뤼탕이 “향수를 뿌리는 것은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만드는 일이” 라고 말한 것처럼 향수는 가장 농밀하게 압축된 취향과 성격, 라이프스타일을 드러낸다. 하지만, 악취를 감추기 해위 시작된 유럽의 향수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는 향수 시장이 서양에 비해 활성화되지 않았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향수가 전체 화장품 판매율의 30% 이상, 많게는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국내에서는 약 5% 미만이고, 그나마 플로럴 계열 향수의 판매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수십 년째 시장을 지배하던 이 흐름은 조금씩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그 변화는 백화점 화장품 코너를 둘러보는 것으만로 충분히 감지된다.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에는 고가의 해외 패션 브랜드 매장 사이에 조말론과 딥티크, 바이레도, 아르마니 프리베의 퍼퓸바가 자리하고 있다. 또, 현대 백화점 압구정점의 뷰티 파크에는 더 디퍼런스 컴퍼니 등 프랑스 니치 향수가 진열돼 있고, 갤러리아 백화점 압구정점에는 아르마니 프리베, 아닉구딸, 크리드 등 고급 향수 브랜드 매장이 자리하고 있다 또. , 10 꼬르소 꼬모, 마이분, 쿤 등의 편집숍에서도 낯선 이름의 향수 브랜드가 점점 늘어가는 추세다. 10 꼬르소 꼬모의 바이어 송애다는 이 흐름에 대해 이렇게 진단한다. “최근 1~2년 사이에 남들이 사용하지 않는 독특한 향수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어요. 향수를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또 다른 패션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또, 펜할리곤스 홍보팀의 김혜현은 “달라진 점이 있다면, 한때는 서울, 그중에서도 강남에 사는 사람들이 주로 고가의 향수를 즐겼다면 요즘은 지방에 사는 사람들도 향수를 즐기고 있어요. 펜할리곤스 매장에는 대전, 대구 등에 서모든 라인의 향을 맡아보고 싶다고 문의하는 사람이 많아 시향지에 향수를 일일이 뿌려 비닐 봉투에 담아 택배로 보낼 정도죠”라고 말한다. 그래서 매장을 지방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조사에 따르면, 국민총생산(GNP)이 올라가면 향수 시장은 커진다는 결과를 내놓았는데, 우리나라는 2010년부터 전체 화장품 시장에서 향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2%씩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최악의 경기 불황 속에서도 보통의 향수보다 3배 이상 비싼 니치 향수가 인기를 끄는 것은 그만큼 자신만의 개성을 중요하게 여기고 향수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1 딥티크의 도 손 오드 퍼퓸 터키 장미, 오렌지 블러섬,아이리스가 조화를 이룬 향수.2 에르메스의 쥬르 데르메스 오드 퍼퓸 여성스러운 프루티플로럴 향조에 머스크가더해진 매력적인 향의 향수.80ml 18만3천원.75ml 19만8천원.3 르 라보의 베티베 46 버티버와삼나무를 포함한 46개의 천연에센스가 어우러진 중성적인 향의향수. 100ml 32만원.4 펜할리곤스의 하맘 부케 오 드 투왈렛 라벤더와 베르가모트, 샌들우드, 장미오일, 흰 붓꽃, 삼나무가 어우러진오리엔탈 계열의 향수. 50ml17만8천원.5 조말론의 라임 바질 앤만다린 오 드 코롱 만다린과라임, 바질, 패출리가어우러진 시트러스 계열의향수. 100ml 16만원.6 바이 테리의 옹브르 메르크르오 드 퍼퓸 샌들우드와패출리, 밴조인이 조화를 이룬향수. 100ml 23만원.7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아르마니 프리베 로즈다라비 인텐스 오 드 퍼퓸 다마스크 장미와앰버와 바닐라, 목향이 조화를 이룬 향수.100ml 35만원대.

1 니치 향수 그렇다면 니치(Niche) 향수의 정의는 무엇일까? 인공 향이 아닌 천연 향료를 사용하고, 단독 조향사의 철저한 품질 관리 아래 소량만 만드는 것을 니치 향수라 부른다.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향수 중에서 크리드, 딥티크, 아닉구딸, 르 라보 등이 이 범주에 속한다. 2003년에 국내 수입된 크리드는 갤러리아 백화점 압구정점에서 향수 브랜드 중 판매위 1를 달리고 있고, 2009년 선보인 딥티크는 2012년 매출이 2011년에 비해 100% 성장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지난해 론칭한 조말론은 엄밀히 말하면 에스티 로더 그룹에 흡수되면서 니치 향수의 범주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대중적인 개념의 새로운 니치 향수로 무장한 뒤 세계 주요 도시를 공략해 니치 향수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렸다. 아모레퍼시픽은 프랑스의 니치향수 브랜드인 아닉구딸을 인수했다. 자신만의 향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맞춤 향수 서비스로 이어지고 있다. 조말론의 프래그런스 컴버이닝은 고객이 조향사가 되어 두세개의 향수를 레이어링해 맞춤 향수를 만들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이달 론칭한 갈리마드 역시 맞춤 향수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프랑스에 있는 갈리마드 스튜디오에서는 천연 에센스가 진열된 오르골에서 퍼퓸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직접 향을 제조할 수 있고, 만들어진 향수에 퍼스널 넘버와 갈리마드 수료증을 제공한다. 해외에서 맞춤 향수로 유명한 르 라보는 백화점 내 매장 규정 때문에 맞춤 향수를 제작할 수 없는 대신 고객의 이름을 향수병에 새겨주는 퍼스널 레이블링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2 쿠튀르 향수 디올과 샤넬 등 유서 깊은 패션 하우스들에서는 쿠튀르 의상처럼 소수의 사람을 위해 특별히 제작하는 쿠튀르 향수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샤넬은 레 엑스클루시브가, 디올은 라 컬렉션 꾸뛰리에 퍼퓨머,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아르마니 프리베가 쿠튀르 향수로, 화장품 매장이 아닌 패션 매장이나 단독 퍼퓸바에서 판매되고 있다. 샤넬 홍보팀의 김현경 과장은 “지난해 갤러리아 백화점 압구정점에 에스빠스 빠르펭이라는 퍼퓸 하우스를 열었어요. 대중적인 향이 아닌 소수를 위한 향을 갖기를 원하는 고객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한 거죠”라고 말한다. 매장에는 프랑스 본사에서 교육받은 퍼퓸 컨설턴트가 상주하고, 대화를 통해 고객의 향 취향과 패션라, 이프스타일을 읽고 그에 어울리는 향을 제안한다 . 이곳에서는 퍼퓸 컨설턴트와 상담이 가능하다. 우선, 평소 어떤 향수를 좋아하는지, 옷장 속의 옷은 어떤 컬러가 많은지, 향수는 어떤 날 뿌리는지 등 시시콜콜한 것까지 질문하며 고객에 대해 파악한다. 고객의 취향에 맞는 향수를 골라주기 위한 것인 동시에 향수 전문가가 고객에게 어울리는 향수를 제안해 주기 위함이다. 여기까지는 세 곳 모두 비슷하지만, 시향 방법이 다르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향기를 가둬두기 위해 와인잔을 뒤집어놓은 것처럼 생긴 유리 볼을 사용하고, 디올은 향수뚜 껑처럼 생긴 검은색 세라믹 볼의 가운데를 눌러 향을 테스트한다. 또 , 샤넬은 향을 뿌려둔 20센티미터 길이의 바인 세라믹 블로터를 모아놓은 테이블에 앉아서 다양한 향을 맡을 수 있다. 중간중간 리프레시 시향을 해 무뎌진 후각을 되살릴 수 있다.

3 주얼 향수 나만의 향수를 가지고 싶은 사람들은 향수병 디자인에도 남다른 것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주얼리 못지않은 디자인의 향수가 늘어나는 것도 그 이유다. 갤러리아 백화점에서는 펜할리곤스의 피오니브 퍼퓸 프리미엄 에디션이 전시 중이다. 피오니브 퍼퓸 프리미엄 에디션의 장인이 정교하게세 공한 크리스털 향수병은 주얼리 디자이너 알렉스 몰로가 디자인한 팔찌가 입구에 장식돼 있다. 가격은 무려 3백만원. 주문제작 방식으로 영국에서 제작해 한국으로 배송한다. 기간은 한 달 정도 걸린다. 샤넬의 에스빠스 빠르펭에서는 900ml 대용량의 샤넬 N5를 주문할 수 있는데, 집 안에 도자기처럼 장식할 수 있다. 가격은 4백80만원. 또, 에르메스의 쥬르 데르메스 오 드 퍼퓸은 디자이너 피에르 하디가 디자인한 것으로 마치 멋진 조각품을 보는 것 같다. 아닉구딸의 쁘띠뜨 쉐리 뮤즈 리미티드 에디션은 디자이너 아르튀르 베르트랑의 주얼리가 달려 있다.

    에디터
    뷰티 에디터 / 이민아
    포토그래퍼
    Jung Won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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