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옐로 컬러
레몬옐로 컬러의 다중성 기상으로 인해 잠시 동안 고공비행을 할 예정입니다. 침을 고이게 하는 이 섹시한 컬러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세요.
봄/여름 컬렉션에 등장한 레몬 컬러에 가까운 옐로 컬러 메이크업은 신선함 그 자체였다. 이번 시즌의 옐로 컬러가 재미있는 것은 기존의 아이섀도 뿐만 아니라 라인, 블러셔로까지 진화되었다는 점 때문이다.
런던 옥스퍼드 거리에 있는 셀프리지스 백화점에 들어서면 신기하리만큼 기분이 좋아진다. 이유는 노란색. 종이 패키지로 싸여 있는 상품과 쇼핑백, 라벨과 인테리어에서 모두 레몬 컬러가 넘실대는 모습을 보면 레모네이드가 떠올라입에 침이 고일 정도다. 그 노란 종이나 셀로판지로 포장한 사탕과 파네토네 빵을 사 들고 보란 듯이 거리를 걸으면 그 순간만큼은 예쁜 사람이 된 것처럼 사뿐사뿐 걷게 된다. 레몬옐로 컬러는 게다가 성욕까지 돋운다고 하니 그 동안 이 컬러를 소홀히 했음에 사과라도 해야 할 판이다. 레몬옐로는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면서 독특한 트렌드로 발전했는데, 최근에는 환경을 주제로 하는 아티스트의 작품에 쓰이기도 했다. 얼마 전 녹색성장과 환경과 생명 등의 메시지를 담아 열린 전에서 아티스트 최재원은‘ 그린’이란 궁극적으로 상상의 문제라면서 자신은 레몬색 타임캡슐로 상상력의 문제에 대한 환기를 시도하고자 했다고 작가의 변을 내비치기도 했다. 다름이 가져다 주는 새로움과 대안을 제시한 부분은, 똑똑해서 근심이 많은 현대인의 심리를 잘 활용한 보험회사들만큼이나 영리해 보였다.
2011년 봄/여름 컬렉션은 온갖 파스텔 메이크업을 선보여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을 곱게 상승시켰는데, 그중 레몬 컬러에 가까운 옐로 컬러 메이크업의 등장은 신선함 그 자체였다. 특히 오스만, 타쿤, 두리 정, 루카루카 쇼에서는 다양한 색감과 형태의 옐로 메이크업을 만날 수 있었다. 오스만 쇼와 두리 정 쇼에서는 눈 앞머리에 옐로 포인트를 주어 노란 꽃 수술처럼 보이게 해 눈을 커다란 하나의 꽃잎으로 표현했다면, 루카루카 쇼에서는 눈두덩 전체에 발라 마치 멀리서 바라본 유채꽃밭처럼 아득해 보이는 노란 안개를 피워냈다.
“우리는 팝 옐로, 미모사 옐로, 매트한 밝은 옐로를 선택했어요. 눈의 구석에만 섞어 발랐죠. 먼저 모델의 피부 톤을 깨끗하게 만들고 일부 모델은 언더라인만 그렸는데 매우 미니멀해 보이지 않나요? 완벽한 윤곽을 가진 미니멀한 여신으로 만드는 데 이 컬러가 한몫 했죠. 정말 깨끗해 보이지 않나요?” 오스만 쇼의 메이크업을 담당했던 리사 엘드리지는 백스테이지에서 이렇게 말을 건넸다. 이번 시즌의 옐로 컬러가 재미있는 것은 기존의 섀도뿐만 아니라 라인, 블러셔로까지 진화되었다는 점 때문이다. 브라이스 에임의 쇼와 타쿤의 쇼에서는 강약과 면적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블러셔로 사용되었고, 피터섬 쇼에서는 강렬하고 미니멀한 한 줄의 아이라인으로 표현되었다. 그런가 하면 레몬옐로에서 조금 더 채도를 높인 제안도 선보였다. 눈두덩에 농익은 바나나를 올려놓은 듯 노란색이 강렬한 겐조 쇼의 강렬한 아이섀딩과, 눈밑을 과장되게 표현한 블러셔가 인상적이었던 웨스트우드 골드 쇼의 메이크업이 그랬다. 특히 웨스트우드 골드 쇼는 과장을 좀 보태 가히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흡사 존 갈리아노 쇼의 메이크업처럼 모델의 얼굴에 옐로 아트 퍼포먼스를 늘어놓아 연신 에디터들의 감탄사를 이끌어냈다.
“과거에 출시되었던 맥 아이섀도우 그레스트 더 웨이브와 카나리 옐로우는 제가 즐겨 사용하는 컬러였고 지금도 소장하고 있죠.”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현아는 얼마 전 화보 촬영 현장에서 리미티드 에디션이라 다시는 볼 수 없는 자신의 아이템에 극진한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맥 아이섀도우 그레스트 더 웨이브와 카나리 옐로우 컬러만큼 혹은 버금가는 신선함 100%의 옐로 컬러 아이템이 통통 튀어나오고 있다. 스틸라의 하이드레이팅 프라이머 SPF20은 옐로 컬러의 프라이머가 피부 톤을 얼마나 빛나고 고르게 만들어주는지 증명하는 베이스로 파운데이션과 1:1로 믹스해 사용하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상큼한 눈꺼풀을 위한 레몬빛 코렉터인 베네피트의 레몬-에이드도 눈두덩에 바르면 단시간에 칙칙함과 붉은 혈색을 감춰 생기 있는 눈매로 변신시킨다. RMK 크레용 앤 파우더 아이즈 골드의 옐로 컬러와 루나솔 오션 신 아이즈 05호 중 옐로 컬러, 에뛰드 하우스의 쁘띠 달링 아이즈 골드레몬, 바비 브라운 아이섀도우 바바나는 노란색 로고의 앱솔루트 보드카 시트러스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 우리가 느꼈던 짜릿함마저 준다. 옐로 섀도 제품들은 간간이 눈에 보이는데 옐로 아이라이너를 찾기 어렵다고 울상을 지을 필요는 없다. 나스의 사일런트 나이트 싱글 아이섀도우는 발색이 뛰어난 색소 파우더로 만들어져 다른 컬러와도 블렌딩이 쉽지만 물을 섞어 바를 경우 정교한 아이라인을 연출할 수 있다.
상대방을 미소 짓게 하는 옐로 메이크업은 정도를 지킬 경우 어쩌면 동안 메이크업의 종결자일지도 모른다. 봄을 연상시키는 앨범 재킷 디자인에 무작정 끌려 기자가 얼마 전에 구입한 샹송가수 실비 바르탕의 베스트 앨범은 어쩌면 이달의 기사를 위한‘ 계시’ 같은 것이었을까? 혹은 작가 마거린 A. 보든이 <창조의 순간>에서 제발 받아들이라고 충고하는 그‘ 직관’혹은‘ 영감’이었을까? 하여간 앨범 속 제인 버킨과 함께 부른‘ Les Filles N`ont AucunDegout’ 곡보다 더 인상 깊었던, 옐로 컬러 아트 사진의 진수를 보여준 앨범 재킷은 불안정한 이 시기, 이 계절을 꿈꾸게 한다. 지금 펼쳐진 레몬옐로 컬러 제품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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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뷰티 에디터 / 강미선
- 포토그래퍼
- JAMES COCHRANE, Photo / KIM WESTON ARNOLD, 안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