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사랑하는 패션 브랜드
MZ세대라는 하나의 집합으로 불리지만, 결코 하나로 정의하고 설명할 수 없는 그들이 사랑하는 패션 브랜드와 짧은 대화를 나눴다.
오소이
오소이는 조금 느려도 괜찮다고 말한다. 자기만의 속도를 갖추면 그뿐이라고. 대신 한계를 짓거나 구분하려 들지 않고 패션을 사랑하는 모든 여자를 위한 디자인과 스타일링을 선보인다.
일어로 ‘느리다, 더디다’라는 의미인 브랜드 이름과 달리 빠른 시간에 인기를 얻게 된 것 같다. 해외의 주요 온라인 편집숍에서도 쉽게 오소이를 만날 수 있더라.
타이밍이 좋았고 운도 따랐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우리 브랜드를 조금 어려워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의 독특한 디자인을 희소성 있게 느꼈던 것 같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주요 편집숍에 입점된 것을 보면 뿌듯하다.
오소이의 슬로건 ‘Somewhere between Collection and Selection’은 어떤 의미인가?
고객들이 오소이의 제품을 구매하고, 수집하면서 자기만의 고유한 컬렉션을 만들어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요즘 패션 신에선 MZ세대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디자인이나 판매, 마케팅을 진행하는 부분에서 그들을 염두에 두는 편인가?
백과 슈즈 컬렉션만으로 MZ세대가 열광하는 트렌드를 충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컬렉션의 분위기나 스타일링을 그들의 트렌드에 맞게 제안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들을 바라보는 디자이너의 시각은 어떤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화하는 시기를 겪어서 그런지 디지털에 익숙하지만, 아날로그적인 감성과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들에게 꾸준히 인기있는 1990년대의 스트리트 스타일은 그들이 직접 겪어보지 못했던 것이기 때문에 더 새로워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관심을 가지는 브랜드나 인물이 있나?
샤넬과 버지니 비아르. 원래 그렇게 열광하던 브랜드는 아니었지만 버지니 비아르가 디렉터로 부임한 후의 샤넬 컬렉션에 눈길이 갔다. 특히 이번 2021 가을/겨울 컬렉션은 쇼도 너무 좋았지만 SNS로 공유된 영상이나 음악이 컬렉션의 감동을 한층 더 고조시켜 기억에 남는다.
오소이만이 가진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굳이 꼽자면, 국내 백앤슈즈 브랜드에서 출시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스타일을 과감히 디자인하는 것. 그리고 백앤슈즈에 국한되기보다 패션을 사랑하는 모든 여자를 위한 스타일링을 제안하는 것이 우리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어떤 브랜드로 남길 바라나?
더도 덜도 말고, 오소이(Osoi)라는 이름 석자만 기억해줘도 좋을 것 같다.
허자보이
자신의 별명인 허자에 소년을 의미하는 보이를 합쳐 허자보이를 만들었다. 성별과 관계없이 성숙과 미성숙 사이에 존재하는 것을 추구하며, 귀여운 것이 최고의 가치라고 말한다.
많은 소재 중 레진과 플라스틱에 매료된 계기가 있나?
얼음을 좋아한다. 투명하게 비치는 것을 어떻게 사물화시킬 수 있을지 공부하다 레진 소재에 매혹됐고, 이후 유튜브를 찾아보면서 주얼리를 만들게 됐다.
레진, 플라스틱 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소재가 있나?
우아하지만 불규칙적인 모양을 가진 진주의 고유한 매력에 빠졌다. 그래서 진주에 레진을 결합한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보고 있다.
요즘 패션 신에선 MZ세대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그들의 니즈를 어떤 식으로 반영하나?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이색적인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대라서 보여지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노력을 많이 기울인다. 그래서 좀 더 독창적이고 이목을 끄는 콘텐츠를 보여주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웹사이트를 만들어나가려고 한다. 고객들이 허자보이를 소비하면서 재미있는 경험을 즐겼으면 좋겠다.
그들을 바라보는 디자이너의 시각은 어떤가?
그들은 한계가 없고 배울 것이 많다. 나이의 허물을 벗어나서 우리는 서로를 보고, 깨닫고, 영감을 얻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많이 소통하고 싶다.
허자보이가 가진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허자보이의 거의 모든 액세서리는 핸드메이드다. 일정한 틀은 있지만 그 속에 불규칙은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더 특별하고 소장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의 예쁨을 발견할 수 있을 거다.
디자인을 하다 보면 타협해야 하는 많은 일이 생길 것 같다. 그중 타협하지 않고 꼭 지키고 싶은 가치가 있을까?
상업성과 예술성. 이 두 가지를 어떻게 하면 혼합시킬 수 있을지 늘 고민한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어떤 브랜드로 남길 바라나?
내가 추구하는 미학적 가치는 귀여움이다. 내게 있어 사전적인 의미를 뛰어넘는 그 가치는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할 수 있는 긍정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허자보이의 액세서리를 착용함으로써 좀 더 귀여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르쥬
완벽하게 일치하는 아름다움보단 서로 다른 요소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감을 추구하는 르쥬. 많은 것이 디지털로 흡수되는 세계에서 수공예를 보존하고 계승하며, 윤리적인 지속가능성을 추구한다.
르쥬는 지속가능한 럭셔리를 추구하는 브랜드다. 지속가능성을 주요한 철학으로 삼게 된 계기가 있나?
우리에게 지속가능함은 원론적인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방법을 고민하고 실현해나가는 것이다. 첫 시즌부터 고품질, 소량 생산을 진행해왔고, 국내외 장인들과의 협업으로 이뤄지는 수작업을 진행했다. 거창한 계기라기보단 윤리적인 지속가능함, 그리고 현실적인 실천 가능성을 고민하는 노력들이 지속가능함에 부합할 수 있었다.
르쥬가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럭셔리란 어떤 것인가?
고급스럽고 정교하게 재해석한 업사이클링과 리사이클링.
디자인을 하다 보면 타협해야 하는 많은 일들이 생길 것 같다. 그중 타협하지 않고 꼭 지키고 싶은 가치가 있을까?
디자인을 하는 과정에서 아날로그적인 방식이 지닌 가치를 믿고 존중한다. 재단사, 재봉사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수정을 거치는 과정을 통해야만 진정한 르쥬의 옷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MZ세대가 르쥬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을 위해 특별히 무엇을 하기보다는 그저 우리가 추구하는 것만을 해나갈 뿐이다. 그것이 우리가 MZ세대를 대하는 방식이다.
2년도 채 안 되는 사이에 많은 것이 변했다. 일과 일상 속에서 옛날과는 다르다고 느껴지는 지점은 언제인가?
패션위크 기간. 현재 런웨이부터 세일즈까지 모든 것이 디지털로 진행되고 있다.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 것은 즐겁지만 파리 현장에서의 설렘과는 달라 조금 허전하다.
최근 관심을 가지는 브랜드나 인물이 있나?
마크 브라이언. 남성복과 여성복에 대한 기준 없이 옷을 그저 옷으로 대한다. 단순한 개념이지만 새삼 새롭게 느껴졌다.
르쥬만이 가진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새로운 관점으로 지속가능한 패션을 제시하는 것.
마지막으로, 사람들의 마음속에 어떤 브랜드로 남길 바라나?
우리는 많은 영감을 통해 성장해왔다. 이처럼 르쥬도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는 브랜드로서 기억되길 바란다.
더오픈 프로덕트
‘경계 없는’이라는 단어 없이 더오픈프로덕트를 설명할 수 없다. 브랜드를 이끌어가는 두 자매는 성별, 나이, 런웨이와 스트리트의 경계를 허물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대의 모습을 컬렉션에 반영한다.
더오픈프로덕트는 자매가 함께 만들어가는 브랜드다. 함께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둘 다 성장기부터 패션을 동경했다. 그 시절을 함께 지나온 우리가 무언가를 한다면 분명 재미있는 게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감각적인 스타일링은 더오픈프로덕트를 돋보이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스타일링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
키룩의 스타일링이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우리가 디렉팅하지만 세부적인 것들은 스타일리스트 유정연과 함께하고 있다. 룩북만을 위한 어색한 스타일링을 피하고 싶어 마지막 피팅까지 꼼꼼하게 살핀다.
온라인 편집숍 센스에서도 더오픈프로덕트를 만날 수 있다. 둘의 만남은 어떻게 성사됐나?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쇼룸을 통해 센스 바잉팀을 만났고, 더오픈프로덕트의 방향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함께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센스에서 우리 브랜드를 더욱 풍성하게 채우고 싶다는 요청을 받아 조금 다른 디자인과 컬러로 변형한 익스클루시브 제품도 소개할 수 있었다. 위기가 기회로 돌아온 셈이다.
켄달 제너는 물론 해외의 유명한 셀러브리티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다. 비결이 무엇일까?
SNS를 통한 시대적인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 패션을 사랑하고 다양한 도전을 마지 않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쉽게 입을 수 있는 과감한 시도를 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MZ세대의 어떤 점에 주목하나?
시각적인 충족을 우선시하는 MZ세대를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다.
디자인을 할 때 꼭 지키고 싶은 가치가 있을까?
항상 미래에 대한 판타지를 잃지 않는 시선을 유지하고 싶다.
더오픈프로덕트만이 가진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무언가를 시도하는 데 겁이 없다. 예쁜 게 있으면 바로 만드는 것, 그뿐이다.
최근 관심을 가지는 브랜드나 인물이 있나?
리즈 블럿스타인, 마틸다 디에르프 등 다양한 해외 인플루언서들이 SNS에서 선보이는 더오픈프로덕트의 스타일링이 항상 새롭고 멋지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어떤 브랜드로 남길 바라나?
설렘을 주는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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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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