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오일, 화장대를 점령하다
군고구마, 호빵처럼 겨울 하면 생각나는 것 중에 이제 오일도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피부에 풍부한 보습을 선사하는 오일. 아직 오일을 얼굴에 바르는 것이 어색한 당신을 위해 준비한 친절한 설명서.
Face Oil
계절이 겨울로 접어들면서 페이스 오일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지만 아직도 막연한 걱정과 편견 때문에 사용하기를 망설이는 이들이 많다. 피지 분비가 많은데 페이스 오일을 바르면 더 번들거리지 않을까, 오일이 모공을 막아 피부 트러블이 심해지는 건 아닌지 등이 대표적인 고민인데, 결론부터 말하면 그 반대다. 피부가 지성인 이들은 화장품에 ‘오일’자만 들어가도 반감을 갖는데, 사실 과다한 피지 분비는 피부가 필요로 하는 유분과 수분의 공급이 부족해서 생긴 결과이기 때문이다. 피부가 건조하다고 느끼면 수분 미스트를 뿌리거나 수분크림을 듬뿍 바르지만, 사실 우리 피부는 물보다는 오일과 더 친밀하다. “물은 쉽게 증발하지만, 오일은 피부 속 깊숙한 층까지 스며들어 수분과 유분을 충분히 공급해 과다한 피지 분비를 예방해요.” 클라란스 교육팀의 최미경 부장의 말이다. 특히 악건성 피부는 보습크림을 바른 다음 오일 제품을 덧바르면 오일 보습막이 수분의 증발을 막아 촉촉함이 더 오래 지속된다. 화장품의 원료로 주로 쓰이는 오일은 크게 광물성 오일과 식물성 오일로 나뉘는데, 식물성 오일은 분자 구조가 매우 작고, 피부의 피지 성분과 유사한 구조를 가져 피부 친화력이 좋아 모공을 막지 않을 뿐 아니라 모공에 쌓인 노폐물과 블랙 헤드를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호호바 오일과 올리브 오일, 녹차씨 오일이 대표적이다. 아르간 오일이나 코코넛 오일처럼 항균과 진정효과를 가진 오일도 적지 않다. 반면, 광물성 오일은 분자 구조가 커서 모공을 막아 지성이나 복합성 피부의 트러블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페이스 오일이 대중화되면서 제품 라인도 더 다양해졌다. 토너처럼 가볍고 바르자마자 흡수되어 보송보송하게 마무리되는 오일은 물론이고, 오일 세럼과 미스트, 부스터도 나와 있다. 오일은 기초 화장의 마지막 단계에서 손바닥에 몇 방울 덜어 가볍게 비빈 후 손바닥의 열로 오일을 흡수시킨다는 느낌으로 얼굴 전체에 지그시 눌러주는 게 보통이지만, 최근에는 토너 못지않게 묽은 제형의 페이스 오일이 많이 출시돼 토너 다음 단계에 바르기도 한다. 정샘물 원장은 “세안 직후에 바를 때는 1~2분 정도 두어 오일이 제대로 흡수된 후에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제품이 겉돌지 않고 잘 흡수돼요”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메이크업을 하기 전에는 번들거림이 심한 무거운 제형의 페이스 오일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미네랄이 함유된 오일은 피부 트러블이 일어나거나 밀릴 수 있으므로 식물성 에센셜 오일을 선택하는 것이 낫죠”라고 덧붙인다. 페이셜 오일은 단독으로 발라도 되지만 오일이 다른 스킨케어 제품의 흡수율을 높이는 ‘부스터’ 역할을 하므로 세럼이나 크림에 섞어 바르면 효과가 배가 된다. 바비 브라운 프로뷰티팀의 박기석 팀장은 “파운데이션에 소량의 오일을 섞어 자연스러운 윤광을 연출하거나,메이크업을 마친 다음 손바닥에 소량을 덜어 눈가나 팔자주름, 양 볼에 가볍게 눌러주면 주름도 감추고 물광 효과도 얻을 수있어요”라고 조언한다. 결국 페이셜 오일을 제대로 사용하느냐의 관건은 자신의 피부 타입에 맞는 오일을 찾는 것과 적당한 양 조절, 사용법을 제대로 알고 바르는 것에 달려 있다.
Body Oil
보디 오일은 보디 크림보다 흡수력이 빠르고 피부 깊은 층까지 수분을 공급해 각질을 잠재우는 데는 더없이 좋다. 또한 아로마 효과를 가진 제품도 많아 보습뿐 아니라 혈액순환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보디 오일을 바를때는 오일이 피부에 잘 스며들도록 림프의 순환을 활발하게 하기 위해 손에 서서히 힘을 가하면서 심장을 향해 마사지한다. 악건성 피부라면 샤워 후 몸에 물기가 남아 있을 때 바르면 좋다. 보디 오일은 보습제 외에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더바디샵 웰빙 스파의 임경미 실장은 “보디 오일의 제형이 끈적이고 무거워 부담스럽다면 욕조에 2~3방울 떨어뜨려 입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심하게 건조할 때는 보디 크림에 한두방울 떨어뜨려 사용하면 보습효과를 높일 수 있죠. 양손에 오일을 부어 전신에 마사지하면 혈액순환을 도와 피로를 푸는 데도 효과적이고요”라고 조언한다.
보디 오일의 효과를 높이는 방법
1. 보습력을 높이기 위해 샤워 후 물기가 완전히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오일을 바른다. 2. 심장에서 가장 먼 오른쪽 다리부터 심장 방향으로 올려주며 바른다. 다리 → 오른팔 → 왼팔 → 등 → 가슴 → 복부 순으로 바른 다. 팔과 다리의 뼈 부위는 위아래로 반복하여 바르고, 관절 부위는 동그라미를 그리듯 마사지하며 연결한다. 3. 복부는 시계방향으로 바른다.
Hair Oil
겨울이 되면 모발의 영양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거칠어진다. 원인은 피부와 다른 모발의 흡습성 때문이다. 외부 환경과 상관없이 자체의 ‘수분 보유 능력’이 있는 피부와 달리, 모발은 공기가 습하면 수분을 흡수하고, 공기가 건조하면 수분을 발산하기 때문에 피부보다 외부 습도에 더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겨울에는 기온이 낮아지면서 피지를 만들어내는 지방샘의 활동이 위축되어 두피의 피지분비가 급격히 줄어들고, 찬바람과 실내 난방으로 인해 두피가 건조해지면서 비듬이 심해진다. 겨울에는 건조한 두피로 인한 비듬이 많아지므로 과도하게 각질을 없애기보다는,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고 적절한 유분으로 각질을 잠재우는 것이 좋다.
요즘은 모발에 영양과 윤기를 주는 에센스의 기능뿐 아니라 두피 진정과 클렌징, 마사지 기능을 가진 헤어 오일 제품이 많이 선보이고 있다. 오일을 구입할 때는 두피의 상태를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좋다. “스위트 아몬드나 올리브, 아보카도 오일처럼 점성이 높은 오일은 흡수 속도가 느려 건성 두피에 알맞아요. 반대로 포도씨 오일처럼 점성이 낮아 흡수 속도가 빠른 오일은 지성 두피에 잘 맞아요.” 이희 원장의 말이다. 모발의 손상 정도에 따라서도 오일 선택이 달라진다. “모발의 표면에는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모발을 보호하는 ‘큐티클’이라는 층이 있는데, 큐티클이 손상된 모발은 건강한 모발보다 더 많은 오일을 흡수하는 경향이 있어요. 때문에 지나치게 점성이 높은 오일은 피하는 것이 좋아요.” 웰라 프로페셔널 교육팀 임원 강사의 말이다. 모발 타입도 오일 선택 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로레알 프로페셔널 파리 교육부의 최정윤 과장은 “모근의 힘이 약하고 모발이 가늘어 축처진다면 가볍게 스며들어 번들거림이 없는 드라이 오일을 소량 바르는 게 좋아요. 반대로 모발이 두껍거나 건조해 정전기가 심하다면 무게감이 있는 오일을 선택하고 사용량을 조금 늘리세요. 헤어 미스트와 드라이 오일을 함께 사용해도 좋고요”라고 조언한다. 헤어 오일은 샴푸 후 가볍게 타월로 말린 다음 1차로 바르고, 모발이 다 마르면 다시 한번 바른다. 조금씩 여러 번 나누어 바르고 모발 끝에서 중간으로 점차 올라가면서 바르는 게 좋다. 두피가 지성이라면 정수리나 앞머리를 피해 모발 끝에만 소량의 오일을 바른다. 헤어 오일은 왁스에 섞어 사용하거나 염색이나 파마 시술을 받을 때 함께 섞어 사용하기도 한다. 헤어 오일이 없을 때는 에센셜 오일을 활용해보자. 르네 휘테르 교육팀 김정화 강사는 “두피가 건조하면 샴푸 후 물기를 말린 다음 두피에 에센셜 오일을 바르고 마사지한 다음 10분 후에 헹구면 되고, 두피가 지성이거나 정상이라면 에센셜 오일로 두피 마사지를 먼저 한 다음 샴푸를 하면 두피가 한결 더 촉촉해진 것을 느낄 수 있어요”라고 조언한다.
Relaxing Oil
강력한 보습효과 말고도 오일의 또 다른 매력은 고유의 향을 지녔다는 점이다. 원액 상태의 에센셜 오일은 휘발성이 강해 화상을 입을 수 있어, 대부분의 오일 화장품은 호호바나 스위트 아몬드, 포도씨 같은 베이스 오일에 소량의 에센셜 오일을 배합해 만든다. 에센셜 오일은 입자가 매우 작아 바르는 즉시 피부 깊숙이 스며드는 반면, 베이스 오일은 분자의 크기가 커서 피부 속까지 흡수되지 못하지만 에센셜 오일을 피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오일의 향이 코의 점막과 말초 후각신경을 통해 대뇌로 전달되면 우리 몸의 신경체계를 조절하는 중추신경까지 영향을 준다. 그 결과, 호흡과 호르몬 분비, 심리상태까지 달라지게 되기 때문에 에센셜 오일을 고를 때는 몸과 심리 상태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베다 교육팀의 박수미 차장의 조언을 참고하길. “캐머마일이나 로즈, 오렌지 블로섬, 라벤더, 아이리스는 진정효과가 뛰어나 열을 가라앉히거나 마음을 진정시키고 싶을 때 사용하는 게 좋아요. 반대로 기분을 업 시키고 싶을 때는 제라늄 탠저린, 재스민, 파롤리 등이 제격이죠.” 에센셜 오일은 입욕제나 마사지 오일로 사용하거나 세럼이나 크림, 보디 크림에 넣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에센셜 오일을 블렌딩할 때는 3가지를 넘지 않는 것이 좋으며, 섞어 바를 때는 페이스 로션 30ml에 5방울, 보디 로션 30ml에 10방울 정도가 적당하다.
혼자 하는 오일 마사지
매끈한 종아리를 원한다면1. 종아리에 마사지 오일을 바르고 손가락으로 무릎 뒷부분을 가볍게 돌린 다음 발목에서 무릎 뒷부분까지 쓸어 올린다. 종아리는 근육이 많아 다른 부위보다 강하게 마사지해도 좋다. 2. 쿠션에 다리를 올리고 복숭아뼈에서 손가락 세 마디 위쪽에 자리한 ‘삼음교’를 지압하면 부기가 가라 앉고 발목도 가늘어진다. 3. 발목에서 무릎 뒷부분까지 마사지 도구를 둥글리 듯이 마사지하여 마무리한다.
탄력 있는 허벅지를 원한다면 1. 양손의 엄지손가락을 모아 허벅지 안쪽의 근육을 다리의 앞쪽을 향해 사선 방향으로 가볍게 문지른다. 이때 무릎은 가볍게 굽힌 상태로 긴장을 푼다. 방향을 바꿔 각각 5회 반복한다. 2. 의자에 살짝 걸터앉아 허벅지와 몸통 연결 부분의 움푹 들어간 부위에 엄지손가락을 제외한 나머지 손가락을 대고 안으로 밀어 넣는 느낌으로 천천히 3초간 눌렀다 3초간 뗀다. 5회 반복한다.
기분 따라 고르는 에센셜 오일
1. 피로할 때
블렌딩 탠저린 로즈 효과 아로마의 여왕이라 불리는 장미꽃은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탠저린의 상큼한 시트러스 향이 축 처진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방법 욕조 물에 떨어뜨려 반신욕을 하거나, 스프레이 병에 두 가지 오일을 섞어 방향제처럼 뿌려도 효과적이다.
2. 스트레스를 받을 때
블렌딩 라벤더 일랑일랑 효과 마음에 평온함을 주고 머리를 맑게 하는 라벤더는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과 트러블을 완화한다. 꽃 중의 꽃이라고 불리는 일랑일랑은 향수로도 사용되는 꽃이며, 마음속 분노와 좌절을 잠재운다. 방법 대야에 뜨거운 물을 받고 라벤더와 일랑일랑 오일을 떨어뜨려 코로 증기를 들이마신다.
3. 두통이 심할 때
블렌딩라벤더 페퍼민트 효과 라벤더는 두통을 완화하 는 데 효과가 있으며 페퍼민트는 몸에 활력을 불어넣고 정신을 맑게 한 다. 방법 두 오일을 떨어뜨린 물에 면 수건을 적셔 이마에 올린다.
4. 기운이 없을 때
블렌딩베르가모트 유칼립투스 효과 베르가모트의 신선한 향은 기분을 북돋우고 피로 해소를 돕는다. 유칼립투스의 맨톨 향은 몸의 감각을 일깨워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한다. 방법 오일을 손에 덜어 마사지하거나, 욕조 물에 넣어 반신욕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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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뷰티 에디터 / 조은선
- 포토그래퍼
- 정기락, Park Jae Yong
- 모델
- 윤소정
- 스탭
- 헤어/이에녹, 메이크업 / 제갈경, 어시스턴트 / 윤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