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문화생활
개와 함께한 시간
반려견 ‘만 레이’를 모델로 삼아 독특한 작업 세계를 구축한 윌리엄 웨그만의 사진 안에는 특유의 연출력과 상상력, 유머가 가득하다. 사진뿐 아니라 회화, 드로잉, 설치, 조각, 퍼포먼스, 비디오 등 다양한 영역을 가리지 않고 독특한 예술세계를 구축한 그의 작품이 한국을 찾는다. 윌리엄 웨그만은 개를 의인화하여 인간 세상의 모순을 풍자하고 내러티브를 시각화하는 등 현대 예술의 문턱을 낮추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또 그는 21세기 현대인들이 자주 접하고 경험하는 젠더, 가족, 페미니즘, 일상의 아이러니 등과 같은 주제를 배경 삼아 현실을 풍자하기도 한다. 전시 <Being Human> 에서는 그의 초기작과 대형 폴라로이드 작업, 작가와 반려견 사이의 깊은 신뢰와 우정을 바탕으로 작업한 작품 외에도 디올, 입생로랑, 마크 제이콥스, 막스마라, 아크네 등 그 유명한 패션 브랜드와 함께 협업한 감각적인 작업도 만날 수 있다. 7월 8일부터 9월 26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위기의 집
기후위기는 매 순간 급박해지며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기후변화 양상은 세계 평균의 약 2.5배의 속도로 나타나고 있다. 이 암울한 상황에서 마련된 기후위기에 관한 전시 <기후미술관>은 시의적절하면서도 그 자체가 탄소배출 행위이기에 마음이 불편하기도 하다. 전시는 이런 모순을 회피하지 않고 대면하기로 한다. 사소한 폐기물과 에너지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이면지, 모듈형 벽체, 버려진 액자, 중고 노트북 등 재사용과 재활용을 원칙으로 했다. 그렇게 마련한 세 개의 집은 기후변화로 죽어가는 오이코스, 지구 생태계와 집을 짓고 부수는 사람의 주택, 벌과 새, 나비들의 생존을 돕는 집까지 다양하다. 그러니까 이 전시는 저 멀리에 있는 이상이나 따분한 해결책이 아니라 지금 직면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려 한다. 다만, 시민의 3.5%가 함께 동참할 때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8월 8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데미안 허스트의 봄날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과 데미안 허스트가 만났다. 유리 상자 안에서 포름알데히드 용액에 절여진 채 떠 있는 죽은 동물을 전시하는 등 죽음과 부패의 이미지로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경계에 도전해온 데미안 허스트가 산뜻한 봄꽃의 이미지를 선보인다. <체리 블라썸>은 그가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개최하는 전시로 풍경화를 그만의 재치 있는 역발상으로 표현해 선보인다. 그의 회화는 얼마나 더 다르고 아름다울지. 7월 6일부터 2022년 1월 2일까지. 프랑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NEW EXHIBITION
<Touch>
권철화의 두 번째 개인전. 작가는 전시를 소개하는 작가 노트나 서문 대신 전시를 준비하며 써 내린 시 한 편으로 관람자이자 전시의 시작을 맞기로 한다. 제목은 ‘시 또는 음악’. 이어진 선, 이어진 곡선 우리 사랑하는 사이.
장소 스튜디오 콘크리트 기간 8월 29일까지
<페타곤>
오늘의 문화현상과 현대사회의 단면을 나타내는 이동기의 ‘절충주의’ 시리즈를 제대로 만날 수 있는 전시. 높이 2.4미터, 길이 10미터에 이르는 대형 회화작업 ‘펜타곤’은 이동기 회화의 핵심인 혼종과 혼용의 결정판이다.
장소 피비갤러리 기간 7월 17일까지
<젊은모색 2021>
40주년을 맞은 <젊은 모색>은 앞선 정신을 이어가면서도 작가 선정 대상을 확대했다. 다시 겪고 싶지 않은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공유한 동시대 청년 작가로서의 접점을 다양하면서도 이질적인 표현으로 드러낸다.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기간 9월 2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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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최지웅
- 포토그래퍼
- COURTESY OF WILLIAM WEGMAN, SEOUL ART CENTER, SEMA, FONDATION CARTIER, STUDIO CONCRETE, PIBI GALLERY, MM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