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발 손상 없이 선명한 컬러를 내기 위한 염색 가이드
습하고 뜨거운 날씨 탓에 브라운, 블랙 등 고루한 헤어 컬러가 답답하게 느껴진다면? 숍은 물론 집에서도 모발 손상 없이 선명한 컬러를 내기 위한 염색 가이드.
계절이 변화할 때마다, 특히 무더운 이 시기에 빠지지 않는 위시리스트 중 하나가 헤어 염색이다. 쨍쨍 내리쬐는 햇빛에 찰랑이는 청량한 헤어 컬러 하나면 심심한 올 블랙 패션도, 하찮은 트레이닝 룩도 단번에 근사해지니까. 사실 매번 상상만 하고 꿈꿔왔던 유니크한 헤어 컬러를 직접 시도해볼 좋은 기회이지 않은가. 여름날이라는 게.
컬러는 개성이다
이번 시즌엔 한층 파격적인 총천연색 헤어 컬러가 트렌드로 떠올랐다. 익히 알던 솜브레나 옴브레처럼 다양한 컬러를 그러데이션해 물들이는 것이 아니라 경계를 뚜렷하게 나누는 것이 포인트. 2021 봄/여름 드리스 반 노튼 쇼에 선 모델들은 헤어 라인을 타고 내려오는 앞머리에만 퍼플, 오렌지, 옐로 등의 컬러를 더했다. 샬롯 노울스에서는 모델 정수리에 눈이 시리도록 쨍한 네온 그린 컬러를 뒤덮고, 안쪽에는 연한 베이지 컬러를 섞어 보일 듯 말 듯 어우러지는 이너 컬러를 선보이기도. 독특한 헤어 컬러 트렌드에 도전한 셀럽들도 눈에 띈다. BTS의 지민은 새로운 뮤직비디오에서 퍼플, 핑크, 블루 등 알록달록한 애시 컬러를 몽환적으로 조합한 헤어를 공개했다. 뮤지션 이영지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무지갯빛 앞머리도 좋은 예. 뭐든 개성을 담아 자기 표현으로 승화하려는 MZ세대라면 두 팔 벌려 환영할 트렌드임이 분명하다.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려는 욕구가 헤어 컬러에도 적용된 것 같아요. 덕분에 단순했던 헤어 컬러가 더욱 세분화되면서 염색의 영역도 넓어지고 있어요.” 미쟝센 브랜드 매니저 이예원의 설명이다. 올여름, 독보적인 나만의 헤어 컬러로 존재감을 드러내보는 건 어떨까?
혼자서도 잘해요
최근에는 셀프 염색을 하는 이들도 늘어났다. 그렇다면 헤어 숍에서 사용하는 염색약과 셀프 염색약의 차이는 무엇일까? “셀프 염색약은 일반 헤어 숍의 제품보다 훨씬 순하게 만들어져요. 염색약이 두피나 피부에 닿을 수도 있고, 얼룩이 생기기도 쉽거든요. 이를 대비해 자극을 최소화하는 거죠. 같은 이유로 색이 빨리 빠지기도 해요. 또 과거에는 헤어 숍에서 쓰이는 염색약의 색상이 훨씬 세분화되어 있었지만 이제 셀프 염색약도 선택의 폭이 넓어졌어요. 퍼스널 컬러에 맞춰 쿨 브라운, 웜 브라운으로 나눠져 있을 정도죠.” 미쟝센 브랜드 매니저 이예원의 답변처럼 요즘의 셀프 염색약은 단점으로 꼽혔던 독한 냄새도 사라졌고, 손쉽게 발리는 거품 제형도 많다. 셀프 염색의 접근성이 높아진 이유다.
셀프 염색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고르게 바르는 것과 방치 시간이다. 열이 없는 곳에서 많은 곳으로 발라야 하므로 목덜미 쪽부터 사이드 헤어 라인을 지나 정수리, 두피는 가장 마지막에 터치한다. 경계가 확실한 투 톤, 스리 톤 헤어를 원한다면 컬러를 넣고 싶은 부분의 모발만 가닥가닥 잡아 염색약을 바르고 포일로 감싸면 된다. 이후 주의할 것은 머리를 위로 꼬아서 올려두지 말고 아래로 풀어두어야 한다는 점. 마지막으로 비닐 혹은 랩 등으로 모발을 감싸면 열이 고르게 전달되어 깔끔한 컬러를 얻을 수 있다. 염색약 도포를 마쳤다면 사용 가이드에 적힌 시간을 엄수해 방치하는 일만 남았다. 오래 있을수록 색이 더 선명해진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표기된 시간 이후에는 모발 손상도만 심해질 뿐이다.
나를 위한 색상을 찾는 방법
여러 컬러가 뒤섞인 화려한 염색에 도전하기 전,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할 메인 컬러부터 정해보자. 꼭 따라야 할 필요는 없지만 회색빛이 도는 어두운 피부는 금발, 레드 계열의 컬러를, 노란빛이 도는 어두운 피부는 민트, 핑크, 오렌지 등 좀 더 밝은 톤을 선택하면 안색이 환해 보인다. 피부톤이 밝은 편이라면 어떤 색상이라도 크게 무리가 없다. 다음으로 체크해야 하는 것은 모발 상태. 벅찬 기대를 안고 헤어 숍에 방문했지만, 손상된 모발 탓에 염색을 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이들이 허다하다고 한다.
염색이 이른 탈모를 부른다?
어느덧 염색은 손쉬운 이미지 변신의 수단이자 자기관리의 일환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간혹 전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섣부른 염색으로 인해 탈모를 경험하는 이들도 있다. 유전적인 문제와는 상관없이 조기탈모를 겪고 있는 20~30대가 많아진 것. 대부분 염색약에 사용되는 암모니아가 원인인데, 이는 분자량이 적어 발색 효과를 높이지만 동시에 두피까지 쉽게 스며들어 모근을 자극한다. 두피의 pH 농도에도 영향을 미쳐 가렵고 따가운 증상이 반복되면서 탈모를 유발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암모니아를 배제하고 자연 유래 성분으로 이루어진 염색약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 성분을 주의 깊게 확인하기 바란다. 만약 어쩔 수 없이 암모니아 성분이 함유된 염색약을 사용해야 한다면 염색 전 샴푸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두피에 적당히 남은 피지와 땀이 모발을 지키는 보호막 역할을 하기 때문. 또 염색 이후에는 약산성 헤어 제품으로 불안정해진 두피의 pH 농도를 회복시키는 과정도 필요하다. 주기적으로 염색을 한다면 최소 3~4개월의 텀을 두는 것이 안전하며, 꾸준히 홈케어에 힘써야 한다. 손상된 모발을 보호하고 헤어 컬러를 오래도록 유지하는 염색모 전용 샴푸를 사용하면서 일주일에 두세 번은 헤어 트리트먼트로 집중 관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텅 빈 모발에 영양분을 채우고 모근까지 건강하게 가꾸는 기본적인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탈모에는 두피 열이 가장 치명적이므로, 자외선이 강해지는 날엔 두피 진정 세럼으로 쿨하게 다스리는 것도 잊지 말자.
숍 염색 시 체크 리스트
☐ 최근 흑발 염색이나 헤나 코팅을 한 적 있는가.
6개월 내에 해당 시술을 했다면 컬러가 깔끔하게 나오지 않고 얼룩덜룩한 띠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모발이 녹기도 한다.
☐ 최대 5번 이상의 탈색은 추천하지 않는다.
선명한 헤어 컬러를 위해서는 탈색을 병행해야 한다. 특히 애시 계열의 컬러는 더더욱. 동양인은 서양인보다 모발 내에 멜라닌 색소가 풍부해 색감이 진하고 붉은 기가 많은 편인데, 탈색으로 이러한 붉은 기를 제거해야 다채로운 컬러를 구현할 수 있다. 그러나 탈색은 두피와 모발에 자극을 주는 만큼 5회 이상의 탈색은 추천하지 않는다. 그 이하로 탈색을 하더라도 2~3일에 걸쳐 나눠서 진행하는 것이 좋다.
☐ 탈색 후 며칠 지나서 염색을 해야 컬러가 더욱 생생하게 나온다.
샴푸를 하고 나면 큐티클이 닫히면서 염모제의 침투가 더뎌진다. 때문에 바로 염색을 할 시, 탈색이 고르게 잘됐다고 해도 컬러가 안 입혀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 탈색을 여러 번 한 상태라면 원하는 컬러보다 한두 톤 어두운 염모제를 선택하자.
자연스럽게 색이 빠지면서 이상적인 컬러를 오래도록 즐길 수 있다.
FOR COLORING HAIR
르네휘테르의 트리파직 프로그레시브
잦은 염색으로 인해 약해진 두피와 모발을 케어한다. 메탈 어플리케이터를 장착해 두피에 고르게 바를 수 있고, 간단한 셀프 마사지도 가능하다. 5.5ml×8개 12만5천원.
실크테라피의 볼륨 리프트 앰플 트리트먼트
두피에 바르는 트리트먼트로, 따뜻한 온열감이 영양분의 흡수를 도와 스팀 팩처럼 즉각적인 효과를 낸다. 탈모를 개선하며 모발 볼륨감이 살아난다. 150ml 3만9천원.
제니하우스의 하이드로케라틴 리페어 앰플
자연 유래 단백질, 식물성 오일이 모발 깊숙이 영양을 불어넣고 까칠해진 큐티클을 코팅한다. 염색약에 섞어 사용하면 모발 손상도를 줄일 수 있다. 100ml 1만5천원.
미쟝센의 헬로크림 #웜코랄
퍼스널 컬러에 맞춰 피부 톤을 밝히는 최적화된 컬러를 제안한다. 흘러내림 없이 쫀쫀한 젤 크림 제형으로, 유해한 암모니아 성분을 배제했다. 1제 40g+2제 80g+3제 5g 1만5천원.
다비네스의 하트 오브 글라스 실크닝 샴푸
풍부한 수분감의 바오밥 추출물이 푸석한 탈색모에 영양과 윤기를 더한다. 열과 자외선으로부터 두피와 모발을 보호해 컬러가 쉽게 빠지는 것을 방지한다. 250ml 3만9천원.
- 에디터
- 황혜진
- 포토그래퍼
- JUNG WON YOUNG, JAMES COCHRANE, CORTESY OF RENE FURTERER, SILK THERAPHY, JENNY HOUSE, MISEENSCENE, DAVIN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