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선수들의 멘탈 관리

승리를 위한 묵묵한 한 방,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선수촌에서 국가대표 메달리스트 선수들이 말한 이야기를 모아봤습니다. 경기의 지연, 부상의 아픔, 슬럼프를 어떻게 이겨냈을까요? 

양궁

안산 선수: 이름과 같이 멘탈이 확실히 강하고 잘 무너지지 않는 것 같아요. 선발전 기간이 길다 보니 마지막이 위태로웠는데 선발되고 기쁘고 얼떨떨했어요. 처음에는 국제 대회의 낯선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했었는데 이제는 분위기나 상황을 잘 파악할 수 있어요.  

김제덕 선수: 어깨 재활 치료를 하면서 올림픽이 1년 연기되었고, 기다리다 보니 기회가 한 번 더 왔어요. 성공적인 선수는 평소 400발~500발 정도 충분한 연습으로 훈련으로 얻은 슈팅 감각과 멘탈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멘탈로 자신이 어떻게 경기를 헤쳐나가는지 그 결과 어떤 상황이 되던 잘 풀어낼 수 있어요. 멘탈을 컨트롤하지 못하면 이기고 싶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강채영 선수: 리우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때 탈락 후 상심도 컸고 활을 쏘기도 싫었고 불안하기도 했어요. 감독님한테 슬럼프에 대해 얘기했더니 “그냥 결과 생각하지 말고 해, 그냥 쏴”라고 하셨고 마음을 비우고 그냥 쏴 봤더니 성적이 잘 나와서 그때부터 어떻게 쏴야 하는지 감을 찾을 수 있었어요. 첫 출전에 긴장된다기보다는 준비만 잘해서, 그 긴장되는 상황에서 잘할 수 있게끔 만드는 게 목표예요. ‘할 수 있다 말하다 보면은 결국 실천하게 된다’라고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을 강하게 먹게 되더라고요. 

오진혁 선수: 할 수 있는 경기만 해낸다면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어깨 부상이 심하게 왔었는데 현역 연장과 은퇴의 기로에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기술을 바꾸기 위해 노력을 했고 조금만 보완을 하면 다음 올림픽도 도전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버텨온 겁니다.

김우진 선수: 활 들기 전에 ‘들면 쏜다. 들어서 후회 없이 쏜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습니다. 3년간의 슬럼프를 깨부수기 위해 더 열심히 했었어요. 모두가 함께 보상받는 단체전의 메달이 우선이고요.

장민희 선수: 운동장에 표적만 세워 놓고 몇 시간 동안 활을 쏘거나 주말에 쉬는 팀 양궁장에서 전지훈련을 하곤 했어요. 욕심 안 내고 즐기고 온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남자펜싱

김정환 선수: 상대의 예측을 깨버리는 공격의 범위가 곧 상대를 무너뜨려요. 관중을 내 편으로 만들고, 순간의 제스처 어필이 승패를 가릅니다. 

김준호 선수:  1년 기간이 미뤄지다 보니 부담이 되었어요. 코어가 좋아야 해서 본 훈련 끝나고도 꾸준히 운동하고 있어요. 일단 팀이 제일 우선이라고 생각하고 몸 관리를 했어요. 진통제도 먹고 테이핑도 하면서 견뎌왔어요. 

구본길 선수: 두 번째 메달에 대한 부담감이 많았어요. ‘못 따면 어떡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3번째 도전이라 더 마음이 편한 것 같아요. 

오상욱 선수:  올림픽이 미뤄졌을 때, 지금 해오던 것처럼 열심히 해오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한국 펜싱 선수들이 등장하는 것 자체가 기선제압 아닐까요.

체조

신재환 선수: 올림픽이 1년 미뤄지고 더 우울해졌다가 ‘이걸 기회로 삼아보자, 1년 동안 더 열심히 해보자’라고 멘탈을 관리했어요. 다른 걸 해보는 것보다 그 시간에 도마에 집중하자는 생각을 했고, 1년의 준비 기간을 허투르 쓰지 않았어요. ‘후회 없이 경기에 임했고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라는 생각이 들게 열심히 할 거예요. 

사격

김민정 선수: 사격은 멘탈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심리적인 부분이 좀 세야 하지 않나. 끝날 때까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요. 은근 속이 곪는 운동이에요. 열심히 안 하는 선수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시합에 들어가면 제가 할 것만 잘 하고 온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할 거예요. 

유도

조구함 선수: 올림픽을 3개월 앞두고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었는데, 부상도 선수 실력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요. 체중을 20~30Kg 낮춰서 도전하는 경우는 없었거든요. 세계 대회에서 메일을 따고 싶었기에 아무도 확신하지 못했던 체급 변경 도전에 성공을 만들어냈죠.

안창림 선수: 저 밖에 느낄 수 없는 거잖아요. 제가 태어났던 일본에서 메달을 따고 태극기를 시상대에 올릴 수 있게 하고 싶어요.

안바울 선수: 재밌으니까 포기라는 생각은 해본 적 없어요. 메달의 간절함이 강하기 때문에 힘든 훈련들을 이겨낼 수 있어요. 체력훈련이 힘들어요. 턱 끝까지 숨이 차도 멈출 수 없어요.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 두렵기도 해요.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그렇게 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이겨내고 있어요.

태권도

이다빈 선수: 우연히 시합에서 메달을 따게 되었는데 그 ‘메달 맛’이 정말 좋으니까 그게 재밌어서 계속하게 되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피나도록 얻어맞고 ‘아 못하겠다’고 생각했어요. 닥치고 공격이라는 ‘닥공’이라는 별명이 있는데 후회 남지 않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장준 선수: 시합에서 지면 슬럼프라고 생각해서 열심히 해서 극복하려고 해요. 상대 선수들을 분석하고 다른 기술들을 보완해서 상대방이 예측하지 못할 발차기 연습을 하고 있어요.

인교돈 선수: 처음이라 좀 더 긴장감이 있었어요. 세계무대를 경험하고 아직 멀었구나 라고 생각이 바뀌게 되었어요. 그 와중에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들었죠. 항암치료를 받았어요. 림프암을 극복하고 국가대표를 섰어요. 이왕 은퇴를 할 거라면 화려하게 날뛰고 은퇴하자라는 마음이에요.

여자펜싱

최인정 선수: 저에게 에페란 ‘삶’ 같아요. 한 게임에서 느껴지는 희로애락이 다 있으니까요. 생다와 속고 속이는 과정을 즐겨서 허를 찔렸을 때 이렇게 대처해야지 하고 다음을 생각해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노력한 만큼 결과로 가져올거예요. 

이혜인 선수: 동작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야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자신 있게 하는 게 중요해요.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할거예요.

강영미 선수: 전에는 국내에서 메달을 많이 따서 ‘국내용 선수’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31살에 다시 대표팀에 들어오면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 있었어요.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다시 하면서 펜싱에 재미를 다시 느끼게 되었고 ‘이렇게까지 내가 펜싱을 좋아할 수 있구나’라고 벅찬 기분을 느꼈어요. 4년이 아닌 5년을 준비해서 더 간절해요.

송세라 선수: 제 생각대로 포인트가 날 때 희열을 느껴요. 알면 알수록 어려운 종목인데 심리 싸움을 상당히 많이 하거든요. 머리싸움이 치열한 것 같아요. 상대한테 조금 안될 때, 그 흐름을 끊어요. 상대 쪽으로 끌려가지 않게요. 안되는 기술을 위주로 연습하면서 상대에게도 약점이 있으니 최대한 많은 기술 연습을 하고자 해요. 

배드민턴

김소영 선수: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전부 쏟아낼 생각이에요. 파트너와 서로 시너지를 내가면서 하고 있어요. 닥공, 킹콩 파이팅! 

공희용 선수: 치고 나가는 동작이 많은데 재활운동을 하고 연습하다 보니 이겨낼 수 있었어요. 후회 없이 생각했던 목표 시상대 위에서 같이 이룰 거에요. 

남자펜싱

박상영 선수: 코치님이 ‘할 수 있다’라고 말해주셔서 힘이 많이 되었어요. 상대가 어떤 동작을 하든 ‘내가 준비한 것을 하자’ 라고 고집스럽게 하는 것 같아요. 일어나지 않은 일들에 에너지를 쏟는 것들이 있었는데 그런 것을 점점 차단하다 보니 좋은 경기력이 나오는 것 같아요. 지금은 상대를 보면서 대처를 하는 펜싱을 하고 있습니다. 

마세건 선수: 떨어져도 후회 없이 하자라는 생각으로 하니 계단식으로 올라가더라고요. 전신을 찌르는 종목이다 보니까 찔려도 기눌리지 않고 평정심을 찾으려고 해요. 

송재호 선수: 전신을 다 찌르다 보니 스펙터클하지 않지만 심리적으로 힘든 종목이에요.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하는 스타일이에요. 눈도 안 마주치고 더 침묵하는 스타일로 상대를 흔들리게 하려고 해요. 상대의 페이스에 말리면 끝도 없거든요. 나를 이겼던 상대를 만나면 위축이 들 수 있는데 한 번 깨버리면 오히려 자신감이 생겨요. 슬럼프라는 게 경험이 없을 때는 ‘그만두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겨내면 아무것도 아니거든요. 한 번 꺾이면 슬럼프인데 계속 묵묵하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권영준 선수: 파이팅을 많이 외쳐요. 음악에 집중을 하다보면 마음이 편해져요. 시합할 때는 단순하게 ‘파이팅만 하자’라는 마음으로 임해요.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많이 해요. 잠깐 지나면 어느 순간 열심히 하고 있더라고요. 

여자펜싱

김지연 선수: 코치님이 ‘할 수 있다’라고 말해주셔서 힘이 많이 되었어요. 상대가 어떤 동작을 하든 ‘내가 준비한 것을 하자’ 라고 다짐했어요.

윤지수 선수: 5년 동안 정말 올림픽만 생각하고 연습에 임했어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목표예요. 폭발력이 있고 큰 에너지를 끌어낼 수 있다는 멘탈을 다잡을 때는 스스로 혼자 다스리는 편이에요. ‘괜찮으니까, 차분히 해보자.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이렇게 질 수 있느냐’ 라고요.

서지연 선수: 올림픽 연기된 지난 1년은 부족했던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잘 될 때는 또 잘 되다가 또 안될 때는 한없이 안 되고 반복이 계속되는 거 같아요. 내가 졌던 상대들에게는 이겨야겠다는 마음이 강하게 드는데 또 역으로 이겼던 상대에게는 나를 파악하고 와서 다른 전략을 쓸 수 있어 상대에게 더 강하게 임해요. 

최수연 선수: 멍이 다 들 정도로 과격한 운동이예요. 스피드로 상대방의 한 타임보다 반 타임 빠르게 움직여요. 십자인대가 파열되고 현재 감독님이 스카우트를 해주셨는데 1년 동안 재활이랑 레슨을 매일 잡아주고 도와주시고 아껴주신 덕분에 1년 뒤에 바로 대표팀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모든 것들을 다 쏟아내서 선생님께 꼭 보답할거예요. 

근대5종

전웅태 선수: 수영, 육상, 펜싱, 승마, 사격을 다루고 하루가 정신없이 흘러가고 메달을 따는 흐름을 만들어서 경기에 임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될 놈입니다. 

체조

여서정 선수: 제 기술을 완벽하게 하고 오고 싶었어요. 아빠가 잘하셨던 건 사실이니까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좋아요. 아무도 하지 않았던 기술을 대회에서 성공시키면 자기 기술이 되는 거예요. 제 이름을 딴 기술이 있다는 게 자랑스러워요. 

‘항상 잘할 수만은 없잖아요.’ 오랜 시간 훈련과 수련을 거쳤음에도 경기에 대한 부담감과 승패의 중압감은 이겨내기 힘든 것이죠. 자신만의 길을 만드는 고독한 과정을 오늘도 묵묵히 견디고 있을 선수들을 응원해 주세요. 올림픽의 여정은 계속됩니다.

    에디터
    이예지
    인용
    네이버 스포츠 tokyo2020, 대한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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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lympi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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