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루어와 드렁크엘리펀트 창립자의 만남
드렁크엘리펀트가 한국에 상륙했다. 스타가 부재했던 뷰티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해 성장하고 있는 이 브랜드가 궁금했다. <얼루어 코리아>가 창립자 티파니 마스터슨(Tiffany Masterson)을 만났다.
드디어 드렁크엘리펀트가 한국에 론칭했어요. 당신의 소감이 궁금해요.
한국 론칭은 제가 꿈꾸던 일이에요. 줄곧 바라왔지만 적당한 때를 기다렸죠. 한국에서의 성공을 의심한 적은 없어요. 다만 팬데믹 때문에 한국 론칭을 직접 가서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워요. 곧 갈 수 있겠죠?
한국 소비자들에게 어떤 브랜드로 비치길 바라나요? 드렁크엘리펀트는 피부 철학이 남다른 것 같아요.
생체에 바르기 적합한이라는 뜻의 ‘바이오컴퍼터블(biocompatible)’ 스킨케어라는 것이 드렁크엘리펀트의 핵심 키워드입니다. 브랜드를 만들고자 했을 때 제가 원한 건 분명했어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는 새로운 뷰티 카테고리와 철학을 만드는 것. 그렇게 만들어진 화장품 카테고리가 바로 ‘바이오컴퍼터블’이고 드렁크엘리펀트가 여기에 해당하는 유일한 브랜드죠. 드렁크엘리펀트가 클린 뷰티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그것만으론 충분하지 않아요.
드렁크엘리펀트는 피부 고민의 원인이 될 수 있는 6가지 의심 성분을 배제하고 있어서 클린 뷰티라고 알려진 것 같아요.
맞아요. 그걸 전 ‘서스피셔스 6(에센셜 오일, 드라잉 알코올, 실리콘,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 향료/염료, SLS)’라고 명명하고 이 성분들을 배제한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을 ‘드렁크 브레이크’라고 불러요. 이런 의심 성분을 피부에 바르지 않는 것만으로도 피부는 자신의 역할을 해낼 힘을 지니게 되고 건강한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 제 이론이에요. 마이너스 성분 철학이죠. 여기에 이상적인 pH 레벨의 효능 성분을 고농축 배합한 성분을 바르면 피부는 확실히 달라질 수 있게 되죠.
요즘 뷰티 산업에서는 ‘클린 뷰티’가 가장 주목받는 키워드 중 하나입니다. 이에 <얼루어 코리아> 도 ‘클린 뷰티의 기준’을 세우기도 했어요. 티파니가 생각하는 ‘클린 뷰티’는 무엇인가요?
네 굉장히 큰 이슈죠. 하지만 브랜드마다 설명하는 ‘클린 뷰티’의 정의가 달라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기도 하는 것 같아요. 최근 클린을 강조하는 수많은 브랜드와 리테일러는 순전히 안전에 대한 의미로만 단어를 적용하는 듯 보여요. 클린은 안전한 것 이상을 담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얼루어 코리아>가 세운 클린 뷰티의 기준처럼 지속 가능한 제품을 강조하는 것도 포함되어야 하죠. 그래서 드렁크엘리펀트는 ‘클린 뷰티’라는 용어로 설명되는 것에서 벗어나려고 합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우리의 키워드는 ‘바이오컴퍼터블’이에요. 바이오컴퍼터블한 성분은 클린하지만, 모든 클린 성분이 바이오컴퍼터블하지는 않습니다. 드렁크엘리펀트는 클린하지만 클린이 곧 드렁크엘리펀트가 될 수는 없다는 의미죠. 더불어 <얼루어 코리아>가 세운 클린 뷰티의 기준이 매우 구체적이라 좋았어요. 이렇게 명백하게 기준을 세우는 일이 ‘클린 뷰티’라는 용어에 대한 혼란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요.
드렁크엘리펀트가 처음 세상에 드러난 2013년엔 화장품 성분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지금보다는 부족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당신의 마이너스 성분 철학이 처음부터 잘 받아들여졌나요?
매우 긍정적이었어요. 다행스럽게도 제 피부 철학과 관리법이 단시간에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죠. 하지만 성공적인 브랜딩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는 소비자를 감동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효과라고 생각해요. 저는 항상 소비자 입장에 서서 제품을 개발해요. 그렇기에 성분이나 원가에 있어서 타협하지 않죠. 드렁크엘리펀트를 선택한 이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거든요. 제품을 사용하고 만족했다면 주변에 우리 제품을 추천하고 소문 내줄 거라 굳게 믿습니다. 실제로 드렁크엘리펀트의 성장동력은 입소문이었죠.
제품 효능을 확실히 느끼려면 가급적 드렁크엘리펀트 제품만 사용하여 ‘서스피셔스6’ 성분을 스킨케어 루틴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드렁크브레이크’를 해야 한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이를 위한 대대적인 화장대 정리를 앞두고 있어요. 에디터처럼 드렁크브레이크를 앞둔 이에게 줄 수 있는 팁이 있을까?
정말 반가운 소식이네요. 벌써부터 후기가 기대돼요! 우선 적은 제품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아요. 피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죠. ‘베스티 넘버나인 젤리 클렌저’나 ‘피키 바’와 같은 클렌징 제품, ‘프로티니 폴리펩타이드 크림’이나 ‘라라 레트로 휩 크림’과 같은 보습 라인으로 시작해보세요. 그리고 천천히 새로운 제품을 추가해나가는 거예요. 아침 스킨케어 제품에 비타민C나 수분 부스터를 더하는 게 좋은 출발이 될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는 나이트 케어로 ‘T.L.C 프램부스 글라이콜릭 나이트 세럼’과 ‘버진 마룰라 럭셔리 페이셜 오일’을 ‘라라 레트로 휩 크림’에 섞어 사용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나씩 넣고 빼다 보면 본인 피부에 가장 효과적인 성분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을 겁니다. 흥미로운 과정이죠. 또한, 피부가 필요로 하는 성분이 매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해요. 이건 본인만이 알 수 있죠. 드렁크엘리펀트의 제품은 모두 서로 잘 섞이기 때문에 아주 섬세한 개별 맞춤 케어가 가능해요.
제품 패키지를 보고 당신의 취향이 궁금해졌어요. 파우더룸이나 응접실도 이렇게 감각적일지 상상해보기도 했고요.
제 취향을 가득 담은 패키지가 맞아요. 디자인 영감을 제 드림 하우스에서 받았거든요. 하얗고 깨끗하면서 밝고 경쾌한 팝 컬러로 가득한 집, 제가 꿈꾸는 집의 모습이에요. 로고도 직접 그렸어요. 패키지에 신경을 쓰긴 했지만, 이보다 사람들을 이끄는 건 그 안에 든 제품의 효과라고 생각해요.
당신의 일상도 궁금해요. 네 아이와 반려견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고요. 일과 가정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고 있나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건강과 웰니스입니다. 잘 먹고, 자주 운동하고, 충분히 잠을 자고, 요리를 하고, 산책을 하고, 가족과 대화를 나누죠. 제가 대접받고 싶은 방식으로 사람들을 대합니다. 이런 노력들이 저를 균형 잡힌 사람으로 만들어줘요.
스무디와 드렁크엘리펀트는 공통점이 있어요. 다양한 재료를 한데 섞는다는 점에서요. 화장품 스무디 말고 실제 스무디를 즐겨 마신다고 알고 있어요. 티파니만의 스무디 레시피를 알려줄 수 있나요?
맞아요. 스무디를 제 식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죠. 식이 조절은 피부 관리의 굉장히 큰 부분을 차지하거든요. 최근에는 오트밀크, 시금치, 바나나, 초콜릿 콜라겐 프로틴을 넣어 만든 스무디를 즐겨 마셔요. 평소 항염증식을 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며칠 전 30일 동안 유제품, 설탕, 알코올, 곡물과 글로텐을 먹지 않는 홀30(Whole30) 프로그램을 마쳤어요!
드렁크엘리펀트를 통해 마이너스 스킨케어 철학을 전파했어요. 개인적인 삶에 마이너스 철학을 적용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제 삶의 모든 분야에서 마이너스 철학을 적용해요. 간단해요. 좋은 거에 집중하고 부정적인 것은 내보내는 것이죠. 특히 분노와 억울한 감정을 없애려고 노력합니다. 이런 감정은 몸에 독소를 만들거든요.
티파니를 직접 만났으면 더 좋았을 텐데요. 만약 저를 미국으로 초대하게 된다면 소개하고 싶은 곳이 있나요?
텍사스 주 휴스턴(티파니가 태어나고 자란 곳)의 제가 좋아하는 모든 장소를 보여주고 싶네요. 아마 우리의 첫 번째 목적지는 쿨 린스콤(Kuhl-Linscombe)이 될 거예요. 거대한 디자인 & 라이프스타일 숍이죠. 그곳엔 필요한 모든 것이 다 있어요. 즐거운 쇼핑 후엔 남부 캘리포니아로 떠나고 싶어요. 저의 영감의 원천인 곳이라 꼭 보여주고 싶어요. 또 당신이 말리부에 위치한 노부 료칸(Nobu Ryokan)에서 며칠 지내봤으면 해요. 환상적인 해변 일상을 즐길 수 있을 거라 확신해요! 아, 뉴욕의 그리니치 호텔도 데려가고 싶어요. 추천 리스트가 끝이 없네요.
- 에디터
- 이정혜
- 포토그래퍼
- COURTESY OF DRUNK ELEPH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