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보다

사람은 멀리 봐야 한다는데, 회사와 집을 오가는 일상 속에서는 몇 미터 앞만 보게 된다. 라이카 카메라에서 미술가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과 컬래버레이션한 쌍안경 제품 ‘트리노비드(Trinovid) 8×40– 라이프 에디션’은 그래서 꿈 같다. 1960년대 출시한 쌍안경의 오마주 제품으로, 작가가 2021년 스위스에서 선보인 설치 작품 ‘Life(라이프)’에서 영감 받아 전 세계에 250개만 제작했다. ‘라이프’는 박물관 건물 안팎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산책로를 최대 80cm 깊이의 물로 채운 몰입형 전시다. 유기 염료로 채색한 밝은 녹색 물이 공간에 가득하고, 식물과 동물 등이 주변을 채운 작품이다. 나는 밤섬 앞에 안 살고, 이걸 사도 당장 볼 수 있는 건 없다. 정말 보라고 만든 게 아닐지도 모른다. 올라퍼 엘리아슨이 늘 그래온 것처럼 경계를 넘고, 시야를 넓히라는 메시지면 충분하다.

    에디터
    허윤선
    포토그래퍼
    COURTESY OF LE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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