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의 조건
볼살이 처지는 순간부터 피부 노화는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 곧 눈 밑에는 다크 서클이, 입가에는 팔자주름이, 눈가에는 잔주름이 모습을 드러낼 게 분명하다. 중력을 거스르는 방법은 없을까?
1. 균형 잡힌 식사하기
하루 세 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는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 최근 피부 상태가 안 좋아졌다면 식단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몸에 좋은 식단이 피부에도 좋은 것은 당연한 이치다. 탄력 있는 피부를 위해서도 닭가슴살과 콩, 두부와 같은 단백질 식품이 조화를 이룬 식단이 필수다. 특히 채소에는 색깔에 따라 폴리페놀, 라이코펜, 카데킨, 안토시아닌, 베타카로틴, 알리신 등의 다양한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어 여러 색상의 채소를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
2. 자주 웃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간혹 주름이 생길까봐 애써 웃음을 참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은 그 반대다. 웃는 동안은 얼굴에 퍼져 있는 80여 개의 근육 중 13개 정도의 근육만 움직이지만 화를 내거나 찡그릴 때는 무려 60개가 넘는 근육을 사용하게 된다. 더욱이 웃을 때 생기는 얕은 주름과 달리 찡그릴 때 생긴 주름은 깊은 흔적을 남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억지로 웃을 때도 웃음의 긍정적인 효과를 90% 가까이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복한 생각을 자주 하는 것도 탄력 있는 피부를 만드는 지름길이다. 부정적인 생각을 자주 하는 사람은 스트레스에 더 취약한데,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은 피부의 신진대사를 떨어뜨려 염증과 트러블을 일으키고 피부 재생 속도가 느려져 색소 침착도 심해진다. 피부가 정체되면서 각질이 쌓이고 수분 공급이 더뎌 피부는 탄력을 잃게 된다. 화가 나고 우울할 때는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해진다’는 말을 기억하자.
3. 숙면하기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 피부 탄력에 얼마나 중요한지는 잠이 부족해지는 순간 바로 깨닫게 된다. 새벽까지 야근을 하거나 해외 출장 중에 시차로 인해 잠을 설친 다음 날은 얼굴 살이 축 처져 눈 밑과 입가에 깊은 골이 생긴다. 피부는 낮보다 밤에 혈액이 많이 흐르고 피부의 온도가 낮보다 높아져 숙면을 취하면 잠자는 동안 낮 시간에 손상된 피부 세포가 재생된다. 반대로 잠을 적게 자거나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피부 속에 활성산소가 쌓이고 영양 공급과 노폐물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피부의 탄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역시 피부에는 잠만 한 보약이 없나 보다.
4. 적정 체중 유지하기
살이 빠지면 예뻐진다는 공식도 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0대 후반부터는 통하지 않는다. 다이어트를 위해 식사를 거르거나 식사량을 급격히 줄이면 호르몬의 균형이 깨지고 신진대사와 피부 재생을 위한 필수 영양소가 부족해져 피부가 거칠어지고, 얼굴 지방이 줄면서 탄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체중 감량계획을 세웠다면 굶기보다 흰 쌀밥 대신 현미나 잡곡밥으로, 빵이나 간식 섭취를 줄이고, 운동을 병행하는 게 현명하다. 얼굴의 탄력을 유지하는 데 가장 좋은 건 적정한 체중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40대 여배우 중 대표적인 동안 스타로 꼽히는 오연수와 김희애의 공통점은 20대부터 현재까지 비슷한 체중과 몸매를 유지해왔다는 사실이다. 체중이 적정 수준을 넘어서면 콜라겐 합성 능력이 감소해 피부 탄력이 떨어지는 반면 적정한 체지방은 피부를 더 탄력 있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20대를 끝으로 혹독한 다이어트와는 결별하고, 서른 살부터는 체중유지에 공을 들이는 것이 좋겠다.
5. 피부의 적정 온도 유지하기
체온뿐 아니라 피부에도 적정 온도가 있다. 정상적인 피부 온도는 30℃에서 31℃ 사이다. 다행히 체온과 달리 피부 온도는 정상범위를 벗어나도 생명에 치명적인 위험은 없지만 열에 의해 혈관의 수와 면적이 갑자기 증가하면서 피부의 촉촉함과 탄력을 좌우하는 콜라겐 섬유와 탄력 섬유가 파괴되고 모공이 넓어져 피부가 힘 없이 처진다. 때문에 평소 자외선 차단과 함께 열을 차단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각질 제거나 마사지를 하기 전 스팀 타월로 모공을 열어주는 것은 좋으나 스팀 타월을 너무 자주 사용하거나 뜨거운 물로 세안하는 것은 열 노화를 촉진한다. 세안은 미지근한 물로 하고 찬물로 마무리해 세안을 하는 동안 넓어진 모공을 좁히는 것이 좋다.
6. 콜라겐이 함유된 식품 섭취하기
피부 탄력에 있어서 콜라겐이 하는 역할은 생존에 있어 물과 공기의 존재만큼이나 절대적이다. 콜라겐이 피부 진피층의 70%를 차지하며 피부 자체의 수분 보유력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반대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노화 등으로 인해 체내의 콜라겐이 부족해지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탄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일어난다. 콜라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몇 년 전부터 콜라겐의 분자 구조를 줄여 콜라겐의 체내 흡수력을 높인 먹는 콜라겐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그 효과에 대해서 반신반의하는 이들이 많지만 꾸준히 복용한 결과 효과를 봤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평소 피부 좋기로 유명한 모델 지현정은 화보나 광고 촬영이 있기 전날에는 콜라겐 음료를 평소보다 두 배 정도 많이 마신다고 한다. 그럼 다음 날 피부에 윤기가 나고 메이크업도 잘 받는다고. 귀가 솔깃해지긴 하지만 비타민에, 미네랄에, 오메가-3까지 안 그래도 챙겨 먹을 게 많은데 여기에 콜라겐까지 추가해야 하냐고? 물론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콜라겐을 먹는 것외에도 콜라겐의 파괴를 막는 이소플라본이 풍부한 콩과 콜라겐 생성과 유지를 돕는 감과 석류, 토마토를 자주 먹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
7. 부기 예방하기
살을 뺐다 찌우는 것을 반복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얼굴이 부었다 가라앉기를 반복하는 것 역시 얼굴의 탄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얼굴이 부었다가 부기가 빠지면 마치 바람 빠진 풍선처럼 탄력을 잃고 쭈글쭈글해진다. 때문에 평소 얼굴뿐 아니라 몸 전체에 부종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자주 붓는다면 음식을 싱겁게 먹고 밤늦게 음식을 먹는 것을 금해야 한다. 설탕이나 밀가루처럼 단순 당질로 이뤄진 식품을 자주 먹는 것도 마찬가지다.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는 것 또한 부종의 원인이므로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고 요가나 필라테스처럼 몸의 순환을 돕는 운동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침대에 누워 벽에 발을 올려놓거나 물구나무를 서는 것도 도움이 된다.
8. 꾸준히 운동하기
운동을 하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혈액 순환이 좋아져 피부 속 노폐물이 빠르게 배출되고 노화를 늦추는 성장호르몬과 성호르몬의 분비도 많아진다. 성장기에 키를 크게 하는 성장호르몬은 성인이 된 후에는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한다. 대개 서른 살 이후가 되면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급격하게 줄어들기 때문에 탄력 있는 피부를 원한다면 30세 이후부터는 반드시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성장호르몬은 운동을 시작한 지 15분 후부터 분비가 활발해지며 운동시간에 비례해 분비량이 늘어난다. 하지만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므로 적정한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9. 술과 거리 두기
술 마신 다음 날 피부가 까칠하고 처져 보이는 이유는 밤새 마신 술의 알코올 성분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면서 체내의 수분도 함께 배출되기 때문이다. 또한 알코올은 체내의 비타민과 미네랄을 파괴해 피부 탄력을 떨어뜨리고 혈액순환을 방해해 부종의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음주로 인한 피부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셔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는 게 우선이다. 술을 마시면 피지분비량이 늘어나므로 음주 후에는 다른 때보다 더 세심하게 세안하는 것도 잊지 말길.
10. 마사지하기
한때 고현정의 솜털 세안법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요즘은 반대로 세안을 할 때도, 화장품을 바를 때도 마사지를 하듯이 피부에 일정한 자극을 주는 추세다. 지압으로 림프절을 자극해 림프관의 순환을 도와 노폐물과 독소의 배출을 원활하게 하고 화장품 속 유효 성분의 흡수력을 높인다는 이유에서다. 마사지를 받고 난 다음 날 손끝으로 두드렸을 때 피부가 탱탱해진 게 느껴진다거나 눈 밑이나 입가의 팔자주름이 옅어졌던 경험이 있을 거다. 얼굴의 지압점만 알면 집에서도 충분히 마사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데톡스 마사지
피부 세포에 영양소를 공급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림프관의 순환을 도와 피부의 탄력을 높이는 마사지법.
1. 둘째, 셋째, 넷째 손가락으로 이마선을 따라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이동하며 꾹꾹 누른다. 얼굴 전체의 독소를 배출하는 데도움이 된다.
2. 둘째 손가락으로 눈가에서 독소가 가장 많은 눈썹뼈의 앞머리를 지그시 누른다. 눈에 쌓인 피로와 부기를 없애는 데 좋다.
3. 눈썹산 위쪽에 뼈가 튀어나온 부분을 셋째 손가락으로 지그시 누른다. 눈두덩에 쌓인 독소와 부기를 빼는 데 효과적이다.
4. 셋째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3초간 지그시 누르고 위아래로 원을 그리듯이 넓게 돌린다. 눈꼬리가 처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5. 눈동자 아래 뼈가 있는 부분을 엄지로 꾹꾹 누른다. 눈 밑 혈관의 순환을 도와 다크서클을 개선하고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
6. 콧방울 옆에 푹 들어간 부분을 둘째 손가락으로 지그시 누른다. 입가의 혈액순환을 촉진해 팔자주름이 생기는 것을 막는다.
7. 둘째, 셋째, 넷째 손가락으로 귀 앞쪽, 광대 뼈 아래에 푹 꺼진 부분을 누르면서 원을 그리듯이 마사지한다. 얼굴에 쌓인 독소를 귀 뒤쪽으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8. 둘째, 셋째, 넷째, 다섯째 손가락을 귀 밑에 대고 위쪽으로 끌어올리듯이 돌린다. 귀 뒤쪽에서 어깨로 연결된 림프관을 통해 독소가 원활하게 배출되도록 돕는다.
9. 둘째, 셋째, 넷째, 다섯째 손가락을 이용해 목선을 따라 어깨선까지 가볍게 쓸어주며 마무리한다. 독소를 심장 쪽으로 보내기 위한 동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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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뷰티 에디터 / 조은선
- 포토그래퍼
- 이승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