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나스가 말하는 70년대의 아름다움
보헤미안 스타일이 런웨이를 점령한 봄/여름 시즌. 혼란스러운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자유와 낭만을 꿈꿨던 이 시절은 프랑수아 나스에게도 풍부한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프랑수아 나스가 전하는 그 시절 아름다움에 대하여.
1970년대 히피 문화가 전파하는 그 자유로움과 화려함을 사랑해요. 그 시대를 떠올리면 지금보다 훨씬 강렬했던 패션과 메이크업, 흑백 영화와 함께 거실 소파에 앉아 프랑스판 <보그>를 보시던 젊은 시절의 어머니가 선명하게 떠올라요. 라디오에서는 당대 최고의 여가수였던 칼리 사이몬의 노래 ‘You’re so Vain’이 흘러나왔죠. 그녀의 청아한 목소리를 들으면 머릿속까지 맑고 시원해지는 듯했어요. 패션잡지를 즐겨 보신 어머니 덕분에 어릴 적부터 패션잡지를 보기 시작했어요. 당시 프랑스판 <보그>에는 지금은 전설이 된 기 부르댕과 헬무트 뉴튼의 대담한 사진이 가득했어요. 그런 사진이 컬러와 메이크업에 대한 영감과 열정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낸 것 같아요. 그때부터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사진가로서의 삶을 꿈꾸기 시작했으니까요.
여배우는 존재 그 자체로 풍부한 영감의 원천이 되어줘요. 1970년대와 기억되는 여배우는 카트린 드뇌브예요. 당시 유행한 완벽하게 세팅된 스타일을 거부하고 부스스하게 풀어헤친 헤어와 검정 아이라이너로 눈꼬리를 길게 뺀 아이 메이크업으로 시대의 뷰티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어요. 샬럿 램플링도 빼놓을 수 없죠. 특히 그녀가 출연한 영화 중 <나이트 포터>를 잊을 수 없어요.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나치 친위대원과 수용소에 갇힌 여인의 욕망을 그려 홀로코스트를 악용한 에로 영화라며 비판받기도 했지만, 영화 속 샬럿 램플링의 당당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강렬한 카리스마와 개성을 가진 샬럿 램플링의 매력은 나스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의 본질과 매우 닮았어요. 지난해 나스 창립 20주년을 기념하는 에데이셔스 립스틱 컬렉션의 뮤즈로 그녀를 택한 것도 이 때문이죠. 모델의 나이는 중요하지 않아요.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과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면 말이죠. 트위기와 더불어 1960년대 스타일 아이콘으로 꼽히는 에디 세즈윅은 1971년,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였던 과장된 속눈썹과 짙은 아이라인으로 눈매를 강조한 스모키 메이크업은 1970년대까지 영향을 끼쳤어요. 에디 세즈윅의 모습은 지금 봐도 여전히 멋지죠. 그녀의 이름을 딴 제품을 만들기도 했고, 2013년 봄/여름 루이 비통 패션쇼에서는 에디 세즈윅에게서 영감받은 메이크업까지 선보이기도 했으니까요.
1970년대의 낭만을 2015년식 메이크업으로 재현하고 싶다면 컬러보다 얼굴 윤곽을 살리라고 말하고 싶어요. 먼저 가벼운 제형의 파운데이션을 소량만 사용해 피부를 환하고 보송하게 표현하고, 브라운 컬러 아이섀도로 아이홀에 음영을 넣어 눈매에 깊이를 더한 다음 아이라인과 마스카라로 눈매를 또렷하게 연출하세요. 블러셔로 얼굴에 자연스러운 혈색을 더하고 윤곽을 살린 다음 누트톤의 립스틱으로 마무리하면 우아하면서도 세련된 보헤미안 룩이 완성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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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뷰티 에디터 / 조은선
- 포토그래퍼
- 이정훈
- Photography
- GettyImages/Multibits, Montrose, InDigital, Courtesy of Na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