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해치지 않는 비건 타투
국내 타투 인구 300만.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 중 하나로 자리 잡은 타투는 환경적일까? 라놀린(양털에 붙은 지방질의 분비물을 분리해 정제한 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전사지와 비건 인증을 거친 전사액, 식물성 글리세린을 포함한 알로에 젤, 윤활제 역할을 하는 시어버터나 코코넛 오일을 사용하면 동물성 재료 없이도 타투를 새길 수 있다. 거기에 감염 방지를 위한 일회용 랩과 장갑, 스틱 대신 다회용 도구를 사용하면 더 좋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 각자의 방법으로 식물성 타투를 새기는 타투이스트 4명.
@pokepokemoyae
비건 지향 5년 차인 모예는 아기자기한 형태와 경쾌한 색으로 핸드포크 타투를 새긴다. 동물권에 대한 관심을 시작으로 식습관부터 직업까지 비건을 실천 중인 그는 동물의 희생을 막을 수 있다는 걸 비건 타투의 장점으로 꼽는다. 타투 잉크, 케어 밤, 전사지, 전사액 등은 비건 또는 크루얼티프리 제품을 사용하고, 생분해 제품을 통해 일회용품 사용의 부담을 줄이고 있다. 국내의 비건 및 친환경 타투 시장이 크지 않은 탓에 직구를 하거나 어쩔 수 없이 논비건 제품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tattooist_pluie
플뤼가 직접 조색한 파란색 잉크는 그가 그리는 타투의 상징이 됐다. 오직 선의 변주로 이뤄진 추상적 이미지는 단어나 짧은 문장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가 현재 머무는 타투 숍은 비건을 지향해 친환경 제품 사용은 물론 고객을 위한 간식도 비건으로 준비한다. 식물성 제품을 찾아 구매하는 일은 상대적으로 번거롭고 값비싸지만, 환경에 도움을 준다는 자부심을 갖게 했다. 타투 외 일상에서도 비건 옵션을 선택하는 건 비건을 실천하려는 그의 노력의 일환이다.
@celery_tattoo
회화를 전공한 샐러리는 파도, 꽃, 나무 등 자연물이 가진 형태적 흐름을 담는다. 자연물을 새기는 만큼 색감도 따뜻하고 화려하다. 타투를 새기며 해방감을 느끼는 그는 6년째 비건을 이어오고 있다. 비건 인증을 받은 잉크와 전사지, 오가닉 시어버터, 비건 그린 솝은 물론, 생분해 잉크컵, 니트릴 장갑, 비닐 등 모든 제품을 비건으로 사용한다. 제로 웨이스트를 지향하지만, 혈액 매개 감염병 예방을 위해 불가피하게 사용하는 일회용품에 죄책감을 느낄 때도 있다고.
@sang_2_tt
전남 광주에서 비건 타투를 새기는 상이는 전사도 없이 즉석으로 도안을 그려낸다. 불규칙한 선의 굵기와 자유로운 형상이 그의 손그림 도안의 특징이다. 함께 비건을 실천하는 사람을 만나고, 비건이 아닌 사람에게도 비건을 알릴 수 있었던 건 비건 타투 덕이다. 타투유니온 조합원이었던 그는 녹색병원에서 멸균 과정, 타투가 살에 들어갔을 때 변화 등을 교육받기도 했다. 지워지지 않고 몸에 영원히 남는 타투를 안전하게 새길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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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이재윤(어시스턴트)
-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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