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위한 응급 서비스 4

반려동물 양육 가구 600만 시대. 사랑하는 반려동물에게 닥친 응급상황을 헤쳐가기 위해서는 도움이 필요하다. 

SERVICE FOR EMERGENCY

처치 도구가 담긴 구급상자, 이송을 위한 앰뷸런스, 내원이 힘들 때 유용한 비대면 진료, 반려동물 관련 데이터베이스까지.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 없어서는 안 될 서비스만 모았다.

1 응급키트 신속한 1차 처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응급키트. 상처 케어와 습윤 환경 조성에 효과적인 더마젤 연고, 반려동물 전용 파우더 지혈제인 애니클랏 파우더, 체온 측정을 위한 직장 삽입형 체온계는 키트 속 필수품이다. 이 밖에 상처 소독을 위한 과산화수소수, 위생을 위한 멸균 거즈와 라텍스 장갑, 항균 면봉, 상처 보호와 고정을 위한 탄력 붕대, 종이 반창고 등으로 구성된다. 반려동물용품 브랜드 펫핑은 키트와 함께 처치법을 삽화로 보기 좋게 정리한 가이드북을 제공한다.

2 펫앰뷸런스 응급치료의 골든타임을 지키려면 빠른 이동이 필수다. 펫앰뷸런스는 건국대학교 부속 동물병원과 현대차가 함께 만들었다. 산소 치료, 수액 치료, 호흡기 치료 등이 가능한 집중치료실(ICU)과 상처를 정확히 비출 수 있는 조명 장치, 응급처치 내용을 기록할 수 있는 영상 정보 처리기 등을 탑재했다. 사이렌은 없지만, 외관이 사람을 운송하는 앰뷸런스와 비슷하다. 국내에 한 대뿐인 펫앰뷸런스는 건국대 부속 동물병원에서 진료받는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운영한다. 펫앰뷸런스 이용이 어렵다면, 카카오택시, 그랫, 펫글T 같은 펫택시 서비스로 부족함을 채울 수 있다.

3 비대면 진료 내원이 어려울 때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비대면 상담과 처치 안내가 가능하다. 반려동물 케어 플랫폼 펫닥(Petdoc)은 실시간 수의사 상담을 통해 반려동물의 상태에 대한 조언과 처치 요령 등을 제시한다. 상담 내용은 카테고리별로 정리해 데이터화한다. 비대면 진료는 미국에서 더욱 활발하다. 국내에서 시작된 반려동물 원격의료 서비스 닥터테일은 수의사가 부족한 미국 시장을 공략했다. 병원에서 작성한 의료 기록을 앱과 동기화해 기존 병력을 기반으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4 데이터베이스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고령 보호자는 응급상황에 어떻게 대처할까? 전화번호 안내 서비스 114를 이용하면 누구든 반려동물 응급처치에 필요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동물병원뿐 아니라 반려동물 관련 공공 기관과 동물보호센터, 반려동물 식품, 건강, 교육 업체와 관련한 정보 약 1만9000개를 재정비했다. 응급상황에 대비해 ARS 없이 언제나 상담사와 즉시 연결하며, 해당 업체의 위치, 홈페이지 등 상세 정보를 문자로 전송한다.

FIRST AID GUIDE

미국수의사회(AVMA)는 동물의 응급상황을 13가지로 정리해 제시한다. 일상에서 가장 흔하게 일어나는 7가지 사례 각각의 처치법을 손수정 아델동물병원 원장과 함께 알아봤다.

Q 찔림, 베임, 물림 같은 외상을 입었다면? 상처 부위를 소독약이나 생리식염수, 깨끗한 물로 가볍게 닦아낸다. 만일 상처가 깊어 내부 장기가 노출되었다면, 물에 젖은 거즈나 수건으로 덮은 채 최대한 움직임 없이 내원한다. 넥칼라를 씌워 반려동물이 상처 부위를 건드리지 못하게 하는 것 또한 좋은 처치가 될 수 있다.

Q 피가 난다면? 지혈이 우선이다. 그러나 부위에 따라 지혈법을 달리해야 한다. 몸통 부위의 출혈이 심할 때는 세게 묶어 지혈해도 되지만, 팔이나 다리 쪽에서 날 때는 오히려 혈행 장애로 괴사할 위험이 크다. 그러므로 탄력성 없는 천붕대보다는 탄력붕대로 느슨하게 감되, 오랜 시간 방치하지 말고 가능한 한 빨리 내원한다. 

Q 높은 곳에서의 낙상이나 골절이 발생했다면? 반려동물을 안고 뛰면 추가 골절이나 뇌진탕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두꺼운 담요나 겉옷 등으로 감싼 후, 바닥이 평평한 이동장에 넣어 안전하게 병원으로 이동한다.

Q 하루에 2번 이상 구토 및 설사를 지속한다면? 물을 포함한 음식물 급여를 중지하고 휴식을 취하게 한다. 어리거나 노령인 경우, 장기간 금식은 위험할 수 있으니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Q 열사병 등 열로 인한 스트레스가 발생했다면? 그늘이 있는 실내로 반려동물을 옮긴다. 물을 마시게 하고, 젖은 수건을 목 주변에 둘러준다. 수건은 차가운 것으로 계속 교체한다. 얼음팩을 천으로 감싸 몸에 대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체온이 36~37℃로 내려갈 때까지 반복한다. 진정된 후에는 합병증 예방을 위해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Q 부동액, 자일리톨, 초콜릿, 쥐약 등 독성 물질의 섭취가 확인되거나 의심된다면? 구토 유발이 중요하지만, 안전한 처치를 위해 섭취한 물질의 종류와 양을 확인한 후 내원한다.

Q 호흡 또는 맥박이 없다면? 기도부터 확보한다.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는 것도 방법이다. 왼쪽 가슴이 위로 오게 눕힌 다음, 입을 벌리고 혀를 길게 뺀 뒤 심장 마사지를 시작한다. 양손을 포개 앞 발꿈치가 닿는 가슴 부분을 위아래로 압박한다. 5kg 미만의 반려견이나 반려묘는 한 손으로 마사지해도 충분하다. 가슴 압박을 30회 시행한 뒤, 입을 살짝 감싸 쥐고 코와 입에 바람을 2회 불어넣는다. 호흡과 맥박이 돌아올 때까지 반복한다. 교통사고가 난 경우라면 인공호흡은 위험할 수 있으니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이송한다. 

이 외에 발작이나 경련을 일으키는 경우, 혈뇨나 혈변이 보이는 경우, 배변과 배뇨를 하지 못하는 경우, 통증이나 극심한 불안 증세를 보이는 경우, 24시간 이상 물을 마시지 않는 경우 등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최대한 의식을 유지한 채 신속히 병원을 방문할 것.

    에디터
    이재윤
    포토그래퍼
    HYUN KYUNG JUN
    도움말
    손수정(아델동물병원 원장)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