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원더러스트!

요가 ‘덕후’라면 지나칠 수 없다. 건강은 채우고, 스트레스는 줄이는 웰니스 라이프스타일 페스티벌 <원더러스트 코리아>에서의 하루.

여동구의 ‘더 플로우 요가’ 수업 전경.

‘Mind Travel’ 사운드 메디테이션을 즐기는 시간.

‘Confidence Boost Yoga’ 수업 전경.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8월의 마지막 주 토요일은 이른 봄부터 계획한 일정으로 분주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참가하는 <원더러스트 코리아>(이하 <원더러스트>) 때문. 2019년 국내에 처음 선보이고 세 번째 개최되는 <원더러스트>는 다른 페스티벌과 달리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꾸는 일에 집중한다. 크고 작은 7개의 스테이지에서 요가와 명상을 중심으로 필라테스, 피트니스, 댄스, 러닝 등 80여 개의 클래스가 열린다. 웰니스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여러 브랜드 부스와 식사를 해결하는 푸드존도 만날 수 있는 축제다.

얼리버드 티켓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결제 버튼을 눌렀다. 메인 스테이지 2개와 옵션 클래스 3개를 들을 수 있는 VIP 티켓을 택했다. 행사는 주말인 8월 26일~27일, 이틀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열리지만 출근을 위한 컨디션 조절로 하루만 참여하기로 했다. 시끄러운 노랫소리에 방방 뛰어야 하는 페스티벌에 피로를 느끼던 중, 술이 아닌 땀에 흠뻑 젖을 수 있는 페스티벌은 3년간 요가를 이어온 내게 제격이었다. 밤새 수업 시간표를 짜고 짐을 챙겼다. 그늘 하나 없는 잔디 위에서 생존하려면 자외선 차단제와 선글라스는 필수. 요가 매트와 포토제닉한 디자인과 색감의 요가복까지 준비하면 문제없다. 아침 일찍 준비를 마치고 행사 개최지인 올림픽공원으로 향했다. 

클래스가 시작되는 오전 10시가 가까워지자 메인 스테이지가 위치한 올림픽공원 88마당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넓디넓은 올림픽공원이 금세 북적였다. 체크인 부스 앞으로 개성 있는 운동복 차림의 참가자들과 줄을 섰다. 입장 확인과 함께 입장 팔찌를 받았다. 옆 부스에서 켈로그, 테’(Te’) 등 <원더러스트>의 파트너 브랜드가 준비한 웰니스 아이템이 가득 담긴 웰컴 키트를 수령하면 입장 준비는 끝.

첫 수업은 파크 스테이지에서 진행된 서홍 강사의 ‘싱잉볼 릴렉스 사운드 배스’였다. 사운드 배스란, 청각을 자극해 마음을 비우는 명상법으로 주로 누워서 움직임 없이 진행하기 때문에 햇빛을 피해 파크 스테이지 옆 나무 그늘 아래 요가 매트를 펼쳤다. 가부좌를 틀고 앉아 눈을 감고 강사의 음성에 귀 기울였다. 작게 느껴졌던 주변 소음이 점점 크게 와닿았다. 자세를 바꿔 들은 다양한 크기의 싱잉볼 연주 소리는 들떠 있던 몸의 감각을 이내 진정시켰다. 다음 수업은 울루루 요가를 이끌며 국내 최초로 유니버셜 요가를 소개한 여동구 강사의 ‘더 플로우 요가’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원더러스트>를 찾은 여동구 강사의 수업은 1000명의 인원을 가득 채울 만큼 가장 인기 있고 참여율이 높았다고. 고요한 사운드 배스와 달리 몸을 쉬지 않고 흐름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는 더 플로우 요가는 몸에 활기가 돌게 했다. 수업이 끝난 뒤, 북적이는 무대 앞에서 여동구 강사와 기념사진을 찍고 나니 시간은 벌써 정오가 되었다.

‘싱잉볼 릴렉스 사운드 배스’를 진행하는 서홍.

‘레저넌스 플로우’를 진행하는 이사벨 곽.

‘Mind Travel’ 사운드 메디테이션 클래스.

‘오늘 훌라 선셋 훌라’ 수업 전경.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푸드존 ‘Find Your True Folk’를 찾았다. 곤약면 콩국수, 콩고기 타코, 버섯토마토 덮밥 등 작년보다 메뉴가 풍성해졌다. 비건 메뉴지만 논비건의 입에도 잘 맞았다. 음식은 일회용품 사용과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친환경 브랜드 아임에코의 사탕수수 소재 다회 용기에 제공됐다. 뜨거운 햇빛 아래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던 작년과 달리 원하는 시간에 음식을 픽업할 수 있는 예약 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편리했다. 식사를 끝내고 메인 스테이지 양쪽에 위치한 반납 부스에 사용한 다회 용기를 전달했다. 맛과 건강은 물론 지속가능성까지 고려한 것이 만족스러웠다.

이어지는 수업 전까지 남는 시간 동안 88마당 한쪽에 즐비한 브랜드 부스 구경에 나섰다. 젤라토와 오트 밀크를 활용한 켈로그의 시식 이벤트에 참여해 후식까지 해결했다. 폼롤러와 텀블러를 결합한 ‘폼블러‘로 이름을 알린 모봇의 경품 추첨에서는 폼블러를 구매할 때만 사용 가능한 할인 쿠폰을 뽑아 좌절했다. 특히 흥미로웠던 부스는 뷰티 브랜드 테’(Te’)의 태닝존. 그간 <원더러스트>에서 보지 못한 형태의 이벤트이기 때문인지 야외 태닝을 즐기려고 모여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태닝에 심취한 여름이니만큼 부스 앞 태닝존에 누워 몸을 앞뒤로 돌려가며 열심히 구웠다.

좌법 위주의 스트레칭 동작으로 구성된 정세미 강사의 ‘리프레시 요가’, 스테이시(Stacy) 강사의 빈야사 스타일의 파워풀한 ‘Confidence Boost Yoga’, 토요일 하루만 만나볼 수 있어 특별한 리쉬 원장의 ‘움직이는 명상’까지. 남은 수업을 모두 듣고 인증샷까지 남기고 나니 해는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88마당은 헤드셋을 끼고 돗자리에 눕거나 캠핑 의자에 앉은 이들로 채워졌다. 토요일의 마지막 수업이자 색다른 형태의 명상으로 주목받은 머레이 히더리(Murray Hidary)의 ‘Mind Travel’ 사운드 메디테이션 클래스다. 높은 습도와 뜨거운 햇빛 아래서도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한 이들은 지친 기색 없이 맑았다. 내일이면 근육통과 화끈거리는 피부에 몸서리칠 테지만, 네 번째 페스티벌을 간절히 기다릴 거다. 

    에디터
    이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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