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제로를 위한 라이프스타일, 패션, 뷰티 브랜드의 행보 (1)
탄소중립의 시대를 맞은 라이프스타일, 패션, 뷰티 업계의 노력은 치열하고 눈부시다. 탄소제로를 향한 각자의 행보를 <얼루어>가 직접 들어보았다.
배려 속에서 피어난 아름다움
클라랑스 CSR 책임자 | 버지니 쿠르탱 클라랑스
들여다볼수록 환경과 사람에 진심인 뷰티 브랜드가 있다. 창립자 자크 쿠르탱 클라랑스의 손녀인 버지니 쿠르탱 클라랑스는 브랜드의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책임자를 맡으며 이를 더 큰 목소리로 세상에 알리려고 한다.
“클라랑스에게 아름다움은 인간미, 관대함 그리고 열린 태도가 없다면 의미가 없다”라는 창립자 자크 쿠르탱의 말이 인상 깊다. 아주 예전에 한 말이겠지만, 요즘 뷰티 산업이 가야 할 방향성과 같기 때문이다.
할아버지의 말씀은 예전부터 내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어릴 적부터 아름다움의 다양성, 개인과 환경, 모두를 위한 선택을 하는 것이 결국 옳은 일임을 알려주셨다. 또 할아버지는 항상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하셨다. 자연스럽게 고객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이 우리 브랜드의 원칙이 되었고, ‘고객 카드’를 통해 소비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최초의 기업 중 하나기도 하다. 이 부분이 현재 클라랑스가 세계적으로 명성 있는 뷰티 브랜드가 된 초석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시하는 CSR을 책임지고 있다. 바라던 역할인지.
전 세계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싶어 하는 내 열망을 실현하기 좋은 위치임은 맞다. 구체적으로 꿈꿔온 직책은 아니지만, 사람들과 지구를 위해 더 나은 미래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언제나 품고 있었다. 할아버지에서 시작해 아버지, 삼촌으로 이어진 클라랑스 가문의 강한 신념을 지키고자 일에 더욱 몰두하고 있다.
2022년 2월에 부임했으니 부대표로서 2년을 꽉 채워 일했다. 그간 어떤 활동에 가장 공들였는지 궁금하다.
클라랑스는 설립 초기부터 항상 자연과 사람을 존중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이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 내가 CSR 책임자를 맡으며 이를 공식화하고 더욱 널리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클라랑스 위 케어(Clarins We Care)’에는 ‘사람을 돌보고, 지구를 돌본다’는 두 가지 약속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한 목표를 정하고 명확한 로드맵을 세웠다. 또 메이크업 비즈니스 가속화에도 심혈을 기울였는데, 성과가 보여서 매우 기쁘다.
클라랑스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활동 중 특별히 더 알려졌으면 하는 것이 있나?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건 우리의 꾸준함이다. 클라랑스는 오래전부터 식물을 존중하는 자세로 사업에 임해왔다. 클라랑스 스킨케어 성분의 80% 이상은 식물에서 추출한다. 식물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식물을 사랑하고 보호하고, 또 식물을 재배하는 사람을 배려해야 한다고 믿는다. 사실 자연은 우리를 그다지 필요로 하지 않지만, 우리는 자연이 필요하다. 식물에 기반을 둔 우리 같은 기업은 환경을 위하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유기농 농법을 고수하는 알프스산맥에 위치한 자체 농장 ‘도멘 클라랑스(Domaine Clarins)’, 지역사회와 협력해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 ‘시드 오브 뷰티(Seed of Beauty)’ 프로그램은 우리가 이에 얼마나 진정성 있게 임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부임 후에는 사람 존중에도 박차를 가했다. 자선 단체인 ‘메리스 밀스(Mary’s Meals)’와 파트너십을 맺고, 연간 300만여 개 학교의 아이들에게 급식을 나눠 주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수 없는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교육을 받도록 권장하려고 한다. 이렇게라도 그들에게 더 나은 환경과 미래를 만들어주고 싶어서다.
반면 환경을 위한 클라랑스의 활동 중에는 ‘나무 심기’가 기억에 남는다. 특히 한국에서는 2023년 ‘나무 심기’ 캠페인을 통해 고객에게 ‘나무 기증 인증서’를 제공하고, 강원도 산불 피해 지역에 그들의 이름으로 나무를 심기도 했다. 2024년은 창립 70주년이 되는 해인데, 또 다른 계획이 있는가?
‘나무 심기’는 클라랑스의 환경을 위한 주요 캠페인이다. 2011년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에 75만여 그루를 심었다. 올해로 클라랑스는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이 중요한 마일스톤을 기념하려고 전 세계 곳곳에서 특별한 활동을 계획 중이다. 한국에서는 ‘7070 Clarins Road in Korea’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70주년을 기념해 동대문구 중랑천변에 메타세쿼이아 70그루를 심어 서울에 ‘클라랑스 로드’를 조성하려고 한다.
2025년까지 플라스틱 중립을 목표로 한다고. 재활용하기 힘든 용기가 대부분인 뷰티 산업에서 모든 스킨케어 포장재를 100% 재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이 있나?
2025년까지 버진 플라스틱(플라스틱 신제품) 사용을 30% 줄이고, 모든 스킨케어 포장재를 재활용이나 리필이 가능하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버진 플라스틱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화장품 내용물의 보존을 위해 플라스틱 사용이 간절하기는 하다. 하지만 점차 그 양을 줄이고자 한다. 또 소비자가 클라랑스 제품을 쉽게 재활용하도록 하기 위해 타사와 협력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매장에서 용기를 수거하고 있으며, 클라랑스 코리아는 테라사이클과 함께 공병 수거 캠페인도 진행하는 중이다.
2020년 탄소중립을 달성했다. 사업적으로는 이미 이뤘지만, 사내에서 각 개인도 이런 노력을 하고 있는가?
이미 탄소중립을 달성했지만 이보다 탄소배출량을 더 줄이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항공과 관련한 탄소배출을 줄이는 노력이 있다. 클라랑스에서 항공으로 운송된 물류는 고작 0.7%다. 물론 탄소중립을 위한 개인적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도 인지한다. 이에 클라랑스는 모든 직원의 인센티브 계산에 CSR 지표를 도입했다. 목표는 사무실의 모든 PC에서 가능한 한 많은 이메일을 삭제함으로써 디지털 오염을 줄이자는 시도다.
“CSR에 대해 확실한 것은 우리가 배우고 여전히 해야 할 것이 많으며 가능성의 범위가 매우 넓다는 것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클라랑스가 이룬 지속가능성에 대한 활동과 성과는 타 브랜드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그런데도 아직 할 것이 많다고 하니 놀랍다.
순환 경제나 소싱의 수직화 같은 분야에서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 최고의 재료와 품질, 완벽한 추적성을 갖추게 될 테니까. 산업의 모든 단계를 제어함과 동시에 환경친화적이어야 한다. 이미 도멘 클라랑스와 클라랑스의 인증을 받은 농장에서 이를 진행 중이다.
소비자가 클라랑스의 지속가능한 활동을 응원하는 방식은 꾸준히 클라랑스의 제품을 구매, 사용하는 것일 거다. 자연스럽게 제품 홍보로 넘어가자. 개인적으로 클라랑스 제품 중 기능성이나 탄소중립 측면 등 두루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것 세 가지 정도만 알려준다면?
더블 세럼, 립 오일, UV PLUS 안티 폴루션 선크림. 탁월한 효과뿐만 아니라 바르는 즐거움도 주기 때문이다. 화장품은 기능은 물론, 사용자의 마음도 움직여야 한다. 향과 감촉을 통해 화장품을 바를 때의 기분 좋은 느낌은 결국 더 좋은 효과를 낸다. 특히 더블 세럼과 립 오일은 사용감이 뛰어나다. 더블 세럼은 전 세계에서 4초에 한 개씩, 립 오일은 12초에 한 개씩 판매된다.
개인의 지속가능성 추구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
아주 작은 것이라도 환경을 배려하는 가치 있는 선택과 행동을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아닐까?
에디터 | 이정혜
‘K- POP’의 녹색 물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 하이브
세계를 호령하는 K-팝 역시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고민한다. ‘For Sustainable Entertainment’라는 비전 아래, 세계를 호령하는 레이블과 아티스트를 보유한 하이브는 가장 앞서 있다.
지난해 7월 하이브가 발간한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는 다른 기업 보고서와 달리 보는 재미가 있다. 크게 3가지로 나눈 목표 중 첫 번째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팬의 라이프스타일을 풍성하게 할 생각의 진보(Think Forward For Fan’s Lifestyle)’로,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동시에 동시대를 호흡하는 K-팝 팬에게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널리 알린다는 의미일 것이다.
K-팝을 중심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독보적이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에서 탄소를 발생시킨다.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거나, 공연 및 월드투어를 할 때도 탄소는 발생되며, 팬이 소장하는 앨범, 굿즈도 탄소 없이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후 위기 속에서 이런 공연 문화, 팬 문화를 지속가능 발전 속에 녹여내는 게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새로운 목표이자 사회적 책무가 되며, 여러 실천적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디지털 코드를 활용한 위버스 앨범 서비스를 론칭하고, 앨범 및 위버스샵 제품 포장에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하이브는 2022년 QR코드를 통해 음악과 포토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위버스 앨범 서비스를 론칭했는데, 위버스 앨범을 이용하는 팬은 기존 피지컬 앨범(CD)을 구매할 때와 동일한 경험을 온라인에서 즐길 수 있다. 디지털 공간에서 음악을 듣고 포토카드, 포토북 등 특전을 수집하며, 구매분은 앨범 차트에 그대로 반영되기에 팬들의 선택이 넓어졌다. 피지컬 앨범을 선택했다고 해도 하이브 레이블즈 대다수 아티스트의 앨범과 상품은 이미 친환경 가이드라인을 따른 것. 포장재로 생분해가 가능한 옥수수 전분 비닐, 달력의 종이링, 분리수거 가능한 페트, UV 코팅 등을 도입했으며, 위버스샵에서 상품 구매 시 발송되는 모든 배송 과정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이루어진다.
콘텐츠 생산과정에서 나온 여러 제품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는, ‘업사이클링 굿즈’ 역시 하이브의 시도다. 2022년 코오롱FnC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와 함께 방탄소년단(BTS)의 무대 의상을 해체해 패치 디테일로 활용한 가방을 출시한 이후 다양한 재활용 굿즈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현수막 업사이클링 브랜드 누깍(Nukak)과 손잡고 ‘HYBE×Nukak Upcycling Merch’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데뷔 10주년 기념 이벤트 ‘2023 BTS FESTA’와 세븐틴의 팬미팅 캐럿랜드,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엔하이픈의 두 번째 월드 투어 개막 공연, 르세라핌의 첫 팬미팅 ‘피어나다’ 등 5개 아티스트 무대를 장식한 현수막이 카드 지갑과 파우치, 크로스백 등으로 재탄생했다. 폐기 수순을 밟던 현수막이 아티스트와 팬들의 추억을 담은 한정판 아이템으로 되살아난 것이다.
한편, 하이브는 탄소중립 시대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사업을 펼치는 중이다. 하이브 용산 사옥은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과 재생에너지 활용을 위한 다양한 설비를 갖추고 있다. 빗물 저장 장치를 통해 확보한 용수는 1층 외부 조경수 등으로 사용한다. 방글라데시에 맹그로브숲을 조성하는 식수 사업 ‘에코빌리지’ 프로젝트는 장기적인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노력이다. 2023년부터 진행 중인 이 프로젝트는 약 50ha에 총 30만 그루를 심을 예정으로, 약 4000톤의 이산화탄소 흡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양이다.
도움말 | 하이브, 에디터 | 허윤선
혁신이 세상을 바꾼다
브라이틀링 글로벌 지속가능성 총책임자 | 아우렐리아 피게로아
워치 업계에서 독자적 행보로 혁신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브라이틀링이 지속가능성 활동에 전념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기업 차원에서 환경에 대해 심각하게 인지한 계기는 무엇인가?
2017년부터 브라이틀링은 캐주얼하고 포용적이며 지속가능한 럭셔리라는 패러다임을 구현해왔다. 2020년에 이중 중요성 평가를 했는데, 그때 확인된 이해관계자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처음으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접근 방식을 공식화했다. 이 평가는 2021년부터 매년 발행되는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더 나은 이니셔티브를 수행하기 위한 #SQUADONAMISSION은 더 나은 재료, 더 나은 제조와 더 나은 포장으로 아름다운 제품과 경험을 만들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다. 브라이틀링은 지속가능성의 모든 측면을 제품, 지구, 사람, 진보 및 번영의 다섯 가지 키워드에 맞춰 행동한다. 그리고 이 이니셔티브를 통해 브라이틀링만의 독특하고 포괄적인 접근 방식에서 영감 받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럭셔리 시계 업계에 도입하고자 한다.
다섯 가지 키워드가 지닌 의미를 자세히 설명해달라.
먼저, 제품 분야에서 브라이틀링은 장인이 만든 소규모의 금, 실험실에서 재배한 다이아몬드, 업사이클링한 포장과 스트랩을 조달해 제품과 서비스의 사회적·환경적 영향을 개선하고 있다. 지속가능성 성과를 높이기 위해 블록체인 기반의 출처 기록을 남기고 공급업체를 참여시킨다. 환경보호를 위해 탄소발자국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며, 운영 전반에 걸쳐 플라스틱 폐기물을 제거한다. 또 브라이틀링의 노력을 주요 국제 프레임워크에 맞추고 과학 기반 목표 이니셔티브에 의해 검증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수립했으며, 기업 넷제로 표준(Corporate Net-Zero Standard)에 맞춰 조정했다.
사람은 직원에 대한 이야기로, 모든 팀의 모든 사람을 위한 작업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동일 임금에 대한 조치를 취하고, 교육과 코칭, 자원봉사를 할 기회를 주기도 한다. 이 분야에서 스위스의 ‘최고의 고용주-직원 조건의 우수성 인증’과 동일 임금에 대한 글로벌 인증인 ‘Universal Fair Pay’로 인정받았다. 또 번영을 지원하기 위해 브라이틀링은 파트너인 스위스 베터 골드 협회(Swiss Better Gold Association), 큐베카(Qhubeka), 솔라 임펄스 재단(Solar Impulse Foundation), 서프라이더 재단(Surfrider Foundation), SUGi와 함께 지역사회의 공유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사회적 포용과 환경 회복을 지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같은 내부의 진행 상황을 모든 사람과 공유한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국제 비즈니스 협의회(International Business Council)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지표(Stakeholder Capitalism Metrics)에 맞춰 정렬된 업계 최초의 연례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지속가능성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보고하고자 한다.
이 설명만으로도 이미 혁신에 대한 강렬한 의지가 느껴진다.
이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주제를 식별하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 포괄적인 동시에 주제들 간의 교차성도 포함한다. 이런 포괄적 접근 방식 덕에 브라이틀링은 공유 가치를 기반으로 융합적 비전을 정의할 수 있다.
브라이틀링의 업사이클 워치 박스는 볼 때마다 놀랍다. 무거운 워치 상자의 견고한 편견을 깨는것이 어렵지는 않았는지.
실제로 박스 혁신과 관련해 고객의 요구, 비즈니스팀의 요구, 환경 영향 등 고려 사항이 많았다. 사실 워치 업계에서 상자는 방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브라이틀링은 이 패러다임을 깨고, 혁신을 제공함과 동시에 내장된 여행용 파우치처럼 고객이 미처 고려하지 않은, 가볍고 멋스러운 굿즈를 소개하고 싶었다.
이 워치 박스는 솔라 임펄스 재단에서 선정한 솔루션 1000가지 중 하나로 알고 있다.
솔라 임펄스 재단의 전제는 수익성이라는 렌즈를 통해 기후변화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현재 환경을 보호하는 동시에 공정의 경제적 수익성을 인증하는 유일한 평가인 셈이다. 브라이틀링의 업사이클 워치 박스는 소재 변경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한 번 낮췄고, 운송 시 납작하게 접어 무게를 줄여 또 한 번 이산화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2021년, 엄격한 평가 과정을 거쳐 수익성 있는 방식으로 환경을 보호하는 솔루션 1000가지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친환경 의류 브랜드 ‘아우터노운’과도 긴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아우터노운은 서핑 전설로 유명한 켈리 슬레이터가 공동 창립한 지속가능한 브랜드다. 아우터노운과 브라이틀링은 단순한 협업 그 이상, 깨끗한 바다와 해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고, 분실되거나 버려진 어망 등 해양 폐기물을 이용한 에코닐 스트랩을 개발해 ‘슈퍼오션 헤리티지 크로노그래프 44 아우터노운’, ‘슈퍼오션 오토매틱 44 아우터노운’, ‘슈퍼오션 헤리티지 57 아우터노운’ 한정판을 에코닐 스트랩과 함께 출시했다.
해양보호를 위해 서프라이더 재단과도 힘을 합쳤다. 플라스틱 없는 바다를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브라이틀링은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탄소배출량과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며, 플라스틱 폐기물을 제거함으로써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있다. 그리고 2025년 말까지 사업장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을 제거한다는 목표를 두고 사업 전반과 삶 전반에 걸쳐 플라스틱 폐기물을 제거하는 경로를 만드는 데 뜻을 함께하는 이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브라이틀링의 지속가능성 관리자인 브라이스 부아소노(Brice Boissonneault)가 활동을 주도하고 있으며, 브라이틀링 내외의 동료들과 협력해 플라스틱 발자국을 줄이고 플라스틱 폐기물 제로를 이루고자 한다. 프로젝트 첫해에 우리는 이미 34%의 절감을 이뤄냈다. 지금까지 이 훌륭한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공급망 전반의 이해관계자를 참여시켜 공동으로 플라스틱 폐기물 제거에 대한 접근 방식을 구축했다.
워치 제조 과정에서는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추적 가능한 금과 합성 다이아몬드를 사용해 더 많은 제품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도록 공급망 전반에 걸쳐 노력하고 있다. 스위스 베터 골드 협회 인증을 받은 광산에서 채굴한 추적 가능한 금으로 만든 최초의 워치가 2022년에 출시한 ‘슈퍼 크로노맷 오토매틱 38 오리진’인데, 2025년까지 더 나은 추척 프로세스를 만들 예정이다.
지속가능한 브랜드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지키는 가치는 무엇인가?
추적성과 투명성. 브라이틀링은 이것이 우리의 영향권 전반에 걸쳐 지속가능한 변화를 지원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권이라 믿는다.
브라이틀링 글로벌 지속가능성 총책임자로서 앞으로의 임무는?
모든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브라이틀링의 지속가능한 변화를 촉진하는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우리가 성취한 모든 것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앞으로의 여정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다.
에디터 | 김지은
보이는 아름다움을 넘어서
화장품 제조사 | 코스맥스
코스맥스는 굴지의 화장품 제조사다. 소비자의 아름다움을 위해 혁신을 거듭함과 동시에 자연과 환경에 대한 책임을 다한다.
코스맥스는 어떤 회사인가?
코스맥스는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전문 기업이다. 1992년 창립 이후 ‘바름’ ‘다름’ ‘아름’의 이념 아래 연구 기술력을 바탕으로 쿠션 파운데이션, 립 틴트, CC크림 등 혁신적 제품을 선보여왔다.
화장품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하나?
화장품 업계에서는 소비자의 아름다움을 안전하게 책임지면서도 환경과 자연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을 ‘지속가능성’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 특히 제조사에서는 원료가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포장/용기 등 전반적 제조 공정이 지구에 가져오는 변화를 고려한다.
‘지속가능성’이 업계 전반에서 계속 논의되고 있다.
업계와 소비자 모두 주목하고 있다. 불과 2000년대까지만 해도 ‘60억 지구인’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나 20년 새 ‘80억 지구인’이라 말하는 시대가 온 거다. 인구는 계속 늘어나는데, 자원은 고갈되고 다양한 기후 문제에도 직면해 있다. 현세대가 아닌 다음 세대까지 안전하고 풍요로운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해 ‘지속가능성’은 끊임없이 논의할 문제다.
젠지 중심의 ‘컨셔스 소비’와 ‘친환경 활동’이 일으킨 변화는?
2020년 코스맥스 에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환경 전반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지속가능성’에 부합하는 책임 경영을 위해 마련한 거다. 요즈음 소비자는 성능을 꼼꼼히 따지고 가치에 맞는 소비를 지향한다. 지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의 소비를 고려하는 거다. 이런 경향은 화장품 트렌드와 제품 개발로도 이어진다.
제품 개발 및 포장 산업과 비즈니스 모델에 영향을 미치나?
소모품인 화장품은 필연적으로 빈 용기라는 잔여물을 남긴다. 그런데 보통 플라스틱, 유리, 비닐 등은 잘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재활용하기 쉽거나 자연 생분해되는 원료로 만든 용기를 찾게 됐다. 다만 화장품은 생산 단가에 영향을 받기 쉬운 산업이다. 기존의 플라스틱과 동등하거나 단가가 더 낮으면서 환경 영향은 최소화할 용기를 찾는 것이 과제다.
자사만의 노력으로 친환경 제품 생산 확대가 어렵지 않나?
그렇다. 이를 극복하려고 소재 기업과 협력을 시도한다. 현재까지 어라운드블루, LG화학, SK케미칼의 세 회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친환경 용기를 개발 중이다. 소재 기업이 가진 기술력으로 제조한 친환경 용기를 화장품에 적용하기 위해 다채로운 연구를 진행한다.
친환경 제품을 생산할 때 제조사가 겪는 어려움이 있다면?
용기와 내용물의 안정성. 같은 제품이라도 친환경 용기에 넣으면 내용물이 변질되거나 화장품이 용기를 훼손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테스트를 거듭하면서 제형별 최적의 친환경 용기를 개발해야 한다. 화장품이라는 소비재 특성상 심미성까지 갖춰야 한다는 점도 고민하는 부분이다.
브랜드에 먼저 친환경 화장품 제작을 제안하는 경우도 있나?
물론이다. 연구 결과물을 선제적으로 브랜드에 제안하기도 한다. 코스맥스 개발 제품 중 선풍적 인기를 끈 가히의 ‘멀티밤’이 있다. 스틱밤 형태인데 내용물만 리필하는 패키지를 출시하고, 내용물 낭비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함께 구상해 실현했다. 고객사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제조사가 먼저 준비되어 있어야 하기에 제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연구 중이다.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는 것 외에 제조사의 어떤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나?
컨셔스 소비를 위해 친환경 패키지 제품을 일시적으로 선택할 수는 있지만, 지속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존 제품과 동등한 또는 그 이상의 제품 사용 경험을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친환경이라고 해서 소비자에게 제품 사용에 대한 불편함 감수를 강요할 수는 없다. 편의성까지 충족한 친환경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CCB(COSMAX Conscious Beauty) 시스템’이 어떻게 인간과 환경에 도움을 줄 수 있나?
‘CCB’는 클린뷰티 트렌드를 코스맥스 관점에서 재정립한 것이다. 사람뿐 아니라 환경에도 해롭지 않은 화장품을 생산하는 제도로 CCB-H와 CCB-S로 나뉜다. CCB-H는 각종 유해 물질을 배제한 화장품 생산을 위한 기준이며, CCB-S는 환경과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원료를 사용하는 기준이다. 불법 노동력으로 생산한 원료, 멸종위기 동식물 원료, 제품 사용 과정에서 환경오염을 발생하는 원료를 배제한다.
특별히 ‘탄소발자국 저감 및 상쇄’를 위한 노력을 시행 중인가?
코스맥스는 ‘환경 사랑으로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기업’을 모토로 삼고, 수자원 관리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사업장 내 태양광발전 설비와 에너지 소비 패턴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외 9개 계열사의 사업장에서 온실가스 검증을 시행하고 있으며, 협력사의 지속가능 경영에 대해서도 적극 지원 중이다.
뷰티 업계의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 참여가 한창이다. 코스맥스도 CDP에 참여 중이다.
기후변화 대응 현황과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하자는 취지로 마련되었다. 코스맥스는 2017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참여해 평가 등급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평가에서는 물 분야 A-, 탄소 분야 B+ 등급을 획득했다. 이를 위해 생산 수자원 관리, 탄소배출 현황 등을 투명하게 공개함은 물론 오폐수 배출 저감 설비, 태양광 설비 확충 등으로 탄소 저감에 동참 중이다.
지난 몇 년간 미세플라스틱 이슈가 제기돼왔다. 이와 관련해 제조 공정과 원료 변경 이슈가 있었나?
미세플라스틱은 주로 스크럽제, 클렌징 폼 등 캡슐을 함유한 제품에 쓰인다. 코스맥스는 2021년부터 물로 헹구는 ‘린스 오프’ 제품에 미세플라스틱 신규 처방을 중단하는 것으로 미세플라스틱 프리 로드맵을 마련했다. 현재 업계 전반에서 소금, 커피 찌꺼기, 살구씨 등의 자연 유래 원료를 대체해 사용 중이다. 다만 법적으로 ‘린스 오프’ 제품을 포함해 전 영역에 걸친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중단해야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맥스는2030년 모든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중단할 계획이다.
코스맥스의 친환경 패키징 로드맵이 궁금하다.
2020년 가이드라인 수립, 2021 인증 획득, 2025년 코스맥스 자체 표준 수립, 2030년 친환경 플랫폼 구축 등 네 단계로 나뉜다. 현재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 가능 소재를 사용하는 등 자체 패키징 표준을 수립하는 단계까지 도달했다. ‘코스맥스에코’는 S, A, B 등급으로 나누는 시스템으로 단계가 높아질수록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용기임을 뜻한다. 최상위 S 등급은 생분해성 소재를 활용한 것으로, 용기 폐기 후 순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2030년까지 목표로 삼은 ‘플라스틱 이니셔티브’는 생산자, 유통, 고객, 소비자를 연결하는 친환경 플랫폼을 구축하는 거다. 코스맥스가 제작하는 화장품의 생산부터 유통 단계까지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재활용되고 순환되는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제조사의 노력이 새로운 뷰티 트렌드로도 이어질 수 있을까?
글로벌 화장품 업계에서 ‘지속가능성’은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고 이미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 친환경 화장품의 다양한 걸림돌을 극복한다면 친환경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을 것이다.
에디터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