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과 이별하는 방법 5

카페인과 이별을 선언했다. 비참하고 절망적인 순간 없이 카페인을 끊는 안전한 방법 5가지. 

몇 달 전, 휴가를 보내던 나는 카페인과의 이별을 결심했다. 대학생 시절부터 커피나 차에 의존해 하루하루를 버텼지만 건강 관련 기사를 쓰면서 카페인이 몸에 해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게 계기였다. 메이오 클리닉(Mayo Clinic)에서는 하루 네 잔 이상의 카페인 커피 또는 이에 상응하는 탄산음료, 에너지음료를 비롯한 차를 마셨을 때 발생하는 부작용으로 편두통, 불면증, 심장박동 급증, 근육 떨림 등을 꼽았다. 하루 다섯 잔의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건 아니었지만 문득 궁금증이 생겼다. 카페인 없는 생활을 하면 늦은 밤의 불안과 오후의 무기력함이 정말 사라질까? 에너지가 넘치고 생산성이 높아지며 잠을 더 잘 자게 될까? 첫 주는 꽤 혹독했다. 재택근무를 할 수 있음에 감사했고, ‘요가로 하는 에너지 훈련(Yoga with Adriene Energy Practice)’이라는 17분짜리 유튜브 영상이 유일한 친구가 되었다. 그다음 주에는 오후의 피로감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한결 편하게 잠들 수 있었다.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카페인 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 역시 매우 고무적이다. 기대한 효과가 나타났고 센트럴파크 저수지에서 러닝 기록을 경신하는 일도 있었다. 이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실천하는 다섯 가지 가이드를 소개한다. 

차 끓여 마시기

카페인을 완전히 끊고 싶다면 카페인이 함유된 차도 금물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탕비실에 구비된 티백을 뛰어넘는 훌륭한 차가 많다! “면역력 증진에 좋은 허브차를 커피 대용으로 마셔보세요. 홍경천, 감초, 마카는 카페인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면서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 기운이 필요할 때 마시면 좋습니다” 자연요법 전문의 마리아 게이먼(Maria Geyman)의 말이다. 이어 “습관적으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커피를 내리고 향을 맡는 일련의 의식이 있는데, 차를 만들 때도 이 같은 과정을 거칠 수 있죠”라고 덧붙였다. 

휴가 기간에 여유 있게 시도하기

휴가 기간은 카페인 디톡스를 실천하는 데 최적의 시기다. 나는 딸기 레모네이드 맛의 전해질 발포 음료를 실컷 마시고 늘어지게 늦잠을 잤다. 산들바람이 부는 해변에 누워 시시한 로맨스 소설을 읽는 건 고도의 집중력과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도 않았다. 이렇게 일주일 정도를 지냈다. 물론 사무실 복귀 첫날은 고통스러웠지만 적어도 카페인으로 인한 두통이 발생하지 않았고, 몸도 카페인과의 이별에 더 쉽게 적응하고 있었다. 직장에서 카페인 디톡스를 시도하는 건 그야말로 절망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기억해두자. 

카페인을 끊으면 개선될 목록 작성하기

더 나은 수면, 맛있는 맥주를 마음껏 마실 수 있는 여윳돈, 블랙커피를 고수하는 게 아니었다면 설탕과 유제품 섭취 역시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말하자면 다른 중독에서도 해방되는 셈. “행동의 변화는 삶을 주도하는 더 큰 가치, 즉 내게 중요한 가치와 연결될 때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시선에서 개인의 중요한 가치와 연결되면 카페인을 끊는 것에서 오는 괴로운 감정의 폭을 낮출 수 있습니다.” 섭식 장애와 다이어트 치료 전문가인 영양학자 메건 시치(Meghan Cichy)는 말했다. 

카페인 금단 증상에 대비하기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마그네슘, 강황, 이부프로펜 같은 두통 완화제를 복용하면 카페인과 이별 후 초반의 가장 힘든 시간을 순조롭게 지날 수 있습니다” 게이먼의 말이다. 두통 때문에 카페인을 줄이거나 끊은 지 하루나 이틀 만에 포기하는 이들이 많다. 이 시기가 무척 힘겹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첫 번째 난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나 역시 처음 2주는 무기력한 듯했지만 다행히 극심한 두통은 없었다. 개인적으로 커피나 차에 대한 갈증은 물에 과일, 채소, 허브 등을 넣어 만드는 인퓨즈드 워터(Infused Water)로 잠재울 수 있었다. 가장 좋아하는 레시피는 민트 한 줌과 오이, 레몬즙을 넣는 방식이다. 커피를 매일 마시는 것보다 저렴하고 마시는 즉시 기운을 차릴 수 있었다. 

유용한 대체품 찾기

박탈감을 줄여줄 대체제를 찾으면 카페인을 끊는 게 더 쉬울 뿐 아니라 그 습관을 지속할 확률도 높아진다. 시치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안한다. “아침에 마시는 커피의 온기를 좋아한다면 허브차를 마시거나 따듯한 물로 샤워해보세요. 차 안에서 히터를 켜고 앉아 있거나, 폭신한 양말을 신는 것도 좋아요.” 탄산음료 중독도 마찬가지다. 퇴근 후 콜라를 들이붓는 대신 탄산수로 갈증을 풀고, 팔목에 에센셜 오일을 바르거나 거품 목욕을 해보자. 각성 효과를 원한다면 가벼운 산책, 반려동물과의 놀이, 간단한 요가 영상 따라 하기 등 다른 활동으로 에너지를 충전하는 방법을 권한다. 

에디터
김정현
포토그래퍼
KIM MYUNG JUN
SUNNY MONTEFIORE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