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의 식물을 옮긴 생생한 프린트 의상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열대지방의 정취는 여름의 멋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열대의 식물을 옮긴 생생한 프린트 의상이 안내하는 이국으로의 여행.
타히티, 피지 등의 남태평양부터 북태평양의 하와이, 멕시코, 브라질 등의 북아메리카, 케냐, 에티오피아 등의 남아프리카까지. 지명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이미 적도의 뜨거운 휴양지로 향한다. 비록 몸은도심 한복판에 있어도 마음만큼은 이국적인 정취에 흠뻑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글거리는 태양을 향해 쭉쭉 뻗은 야자수와 붉게 물든 티아레꽃, 우거진 정글의 짙은 녹음 등 열대의 자연을 옮겨온 트로피컬 룩이있기 때문이다. 열대지방의 식물은 키가 크며, 색이 밝고 선명한 것이 특징인데, 이 건강한 자연을 담은 트로피컬 의상은 그 자체로도 경쾌하고역동적인 멋을 풍긴다. 이번 시즌은 한층 더 대담하고 강렬한 프린트로변주되어 여름의 뜨거운 온도를 짜릿하게 물들인다.
트로피컬 룩의 강렬한 매력을 품격 있게 표현한 대표 컬렉션은 다음과 같다. 이탈리아적인 요소에 트로피컬 프린트를 섞은 돌체앤가바나 컬렉션은 풍요로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지나치게 과해 보이지 않는 이유는 스카프와 귀고리, 원피스, 가방 등 전체적인 의상을 비슷한 계열의 색상으로 통일했기 때문이다. 원 컬러 코디네이션을 선택한 구찌와 레오나드 컬렉션은 젯셋 스타일의 고급스러움이 엿보인다. 큼직하고 선명한 프린트 옷에 프린트의 핵심 색상 하나만을 이용한 스트랩 슈즈와 주얼리를 더한 것이 비결이다. 정글의 풍요와 역동성을 드리운 겐조 컬렉션은 기하학적으로 표현한 야자수와 꽃, 호피무늬와 낙낙한 실루엣의 조합으로 한층 젊어 보이는 트로피컬 룩이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이자벨 마랑컬렉션은 검정 바탕에 흰색이나 붉은색 꽃 프린트를 드리운 미니드레스에 납작한 앵클 스트랩 샌들을 매치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세련된 하와이언 룩을 선보였다. 간결한 실루엣의 트로피컬 프린트 셔츠와 재킷, 쇼츠를 입을 때에는 토리 버치 컬렉션처럼 땋아 내린 머리와 누드 메이크업을 더하면 소녀의 감성을 살짝 얹을 수 있겠다.
트로피컬 룩은 한 끗 차이다. 무엇을 어떻게 입느냐에 따라 촌스러워 보일 수도 있고, 반대로 더없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도 있다. 트로피컬 룩이 가진 강점인 후자를 부각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쇼핑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색상은 선명하고 밝은 것으로 고른다. 자연의 색을 떠올리면 선택이 쉬운데, 싱그러운 야자수 잎의 초록, 더위를 식히는 깊은 바다색의 파랑, 열대 과일을 닮은 노랑과 주황 등 채도가 높은 색의 프린트는 이국적인 동시에 인상을 밝게 만들고, 시선을 분산시켜 날씬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 반면 애매모호한 색상의 식물 프린트는 조숙해 보이는 단점이 있다. 둘째, 큼직한 무늬가 훨씬 더 근사하다. 가지가 쭉쭉 뻗고 잎사귀와 봉오리가 커서 름다운 열대식물의 특징을 잘 묘사한 프린트는 트로피컬 룩의 가장 큰매력이다. 이때, 부분적으로만 큼직한 프린트를 넣은 의상보다는 전체 적을 프린트로 채운 의상을 선택해야 세련돼 보인다. 셋째, 맥시 또는미니 실루엣을 선택해야 날씬해 보인다. 밝고 선명한 프린트 의상은 어정쩡한 길이일 때 옷과 피부 면적을 명확히 분리시켜 다리를 짧아 보이게 한다. 따라서 시선을 위로 끌어올리는 미니드레스나 쇼츠가 훨씬 날씬해 보인다. 트로피컬 프린트를 드라마틱하게 연출하는 맥시드레스와 점프슈트는 어깨나 팔, 걸을 때마다 슬쩍 보이는 다리 등 적당한 피부 노출이 있어야 답답해 보이지 않는다.
액세서리 선택도 중요하다. 선명한 색상의 프린트 의상을 입을 때에는 그 못지않게 비비드한 주얼리를 걸치거나 혹은 아예 주얼리를 하지 않는 것도 세련돼 보이는 방법이다. 밀짚 소재의 가방과 샌들, 모자 등의 액세서리는 트로피컬 룩에 원시적인 감성을 불어넣는다. 골드 액세서리를 더하면 한층 더 글래머러스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같은 트로피컬 프린트 드레스라 하더라도 늘어지는 골드 주얼리를 더하면 화려한 이브닝 룩이 탄생하고, 자연스럽게 풀어 내린 머리와 촉촉한 피부 표현을 더하면 건강한 젊음을 드러낼 수 있다. 하나의 의상으로 도심과 휴양지, 낮과 밤을 교차하며 여름의 이야기를 풍요롭게 만드는 트로피컬 룩. 지금이야말로 그 특권을 즐길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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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박선영
- 포토그래퍼
- KIM WESTON ARNOLD, 김현우
- 스탭
- 어시스턴트 / 정준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