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필라테스, 근력 운동을 한번에? 에디터가 경험한 FS8

요가 아사나로 몸을 풀고, 흔들리는 필라테스 리포머 기구 위에 올라 덤벨과 밴드로 근력을 기른다. 복합적 움직임으로 점철된 새 운동 ‘FS8’을 경험했다.

운동 강도를 조절하며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인터벌 트레이닝과 여러 고강도 기능성 운동을 한데 모은 크로스핏 바람이 불었을 때, 난 흔들리지 않았다. 턱끝까지 차오르는 숨을 뱉으며 근력의 한계를 느끼고 좌절하기보다는 정적이고 우아한 요가를 하며 정신 수련을 최종 목표로 삼는 게 좋았다. 근력이 필요한 건 마찬가지였지만, 천천히 성장하는 게 요가의 매력이라 여겼다. 그렇게 3년, 요가를 해도 땀 한 방울 흘리지 않는 날이 늘었다. 고요한 분위기도 조금은 따분해졌다. 새로운 에너지를 얻으려고 강도 높은 그룹 운동으로 인기몰이 중인 ‘F45’에 기웃거렸지만, 무시무시한 후기에 엄두가 나지 않던 차에 F45의 자매 브랜드이자 필라테스와 요가, 토닝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장르의 운동 ‘FS8’이 국내에 상륙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도무지 예상할 수 없는 FS8을 파헤치고 싶은 마음에 지난 5월 11일 성수에 문을 연 국내 첫 FS8 스튜디오를 찾았다.

2021년 4월, 호주에서 시작된 FS8은 유산소, 가동성, 자세, 협응력, 근력, 정신 건강, 밸런스, 유연성이라는 8가지 요소와 필라테스, 요가, 토닝이라는 3가지 운동의 기능적 결합으로 탄생했다. 필라테스 기구인 리포머와 요가 매트, 근력 운동에 필요한 덤벨과 액티베이션 밴드, 필라테스 링, 치 볼 등을 활용해 몸과 마음을 두루 단련한다. ‘Low Impact, High Energy, Full Sweat’이라는 슬로건처럼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충격이 적은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며 땀을 내는 게 특징. F45 코리아와 FS8 코리아를 책임지는 김예진 대표는 FS8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최근 ‘홀리스틱 웰니스’가 피트니스 트렌드로 떠올랐어요. 단순히 운동만 하는 걸 넘어 잘 먹고 잘 자면서 라이프스타일 전반의 웰빙을 추구하는 움직임이에요. FS8도 그런 공간이 되면 좋겠어요.” FS8의 주요 프로그램 6가지(오리지널, 블라스트, 플렉스, 리믹스, 리포머 리스토어, 요가 리스토어)는 6000가지 이상의 동작을 프로그램의 특징에 맞게 조합해 매일 새로운 루틴을 제공한다. 프로그램은 각각 50분간 진행되며, 타이밍 구성은 조금씩 바뀔 수 있다. 나는 오리지널과 플렉스, 리믹스 프로그램을 3일에 걸쳐 수강했다.

첫날은 매트 운동과 덤벨 운동 동작으로 구성된 파워풀한 움직임을 중심으로 하는 ‘플렉스’. 스튜디오에 들어서자마자 나란히 놓인 기구가 눈에 띄었다. 필라테스를 해보지 않은 터라 초면인 리포머 기구 옆으로는 매트와 덤벨이 준비되어 있었다. 벽면에 줄 지어 달린 모니터의 역할이 궁금했다. 프로그램을 시작할 시간이 되니 모니터 화면이 움직였다. ‘Class Intro’라는 제목에 맞춰 수업을 이끄는 리제(Lize) 강사가 프로그램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다. 수업은 한 동작을 45초 수행한 뒤, 15초 쉬면서 다음 동작을 준비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며, 한 사이클을 두 번 반복하고 활성화된 근육을 쿨 다운시키면 끝. 소개가 끝나자마자 화면 속 가이드에 따라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곧장 덤벨을 들었다. 흔들리는 캐리지 위를 스태퍼를 밟는 것처럼 오르락내리락하며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했다. 스프링으로 불안정하게 고정된 캐리지가 움직이지 않도록 코어 근육에 지속적인 힘을 가한 채 스쿼트, 플랭크, 푸시업 같은 전신 운동과 덤벨컬, 트라이셉스 킥백 같은 팔 운동을 곁들였다. 45초라는 짧은 시간 탓에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동작 하나하나를 섬세하고 정교하게 이어갔다.
첫 번째 사이클이 끝나고, 두 번째 사이클을 시작할 때는 리포머의 탄성을 줄여 코어 힘을 몇 배 더 사용했다. 없는 근육을 쥐어짜느라 중간중간 고비가 있었지만, 수업 내내 흐르는 빠르고 에너제틱한 음악이 나를 지치지 않게 해줬다. 옆 사람과 속도를 맞추며 동기 부여를 얻는 것도 한몫했다. 매트 위에 누워 레그레이즈를 변형한 복근 운동으로 마지막 힘을 전부 쓰고 요가 아사나 중 하나인 비둘기 자세로 놀란 근육을 진정시켰다. 저강도 동작 탓인지 운동을 끝냈을 때는 힘들다는 생각 없이 온몸에 있는 근육을 전부 깨운 듯한 상쾌함이 들었다. 

둘째 날은 FS8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오리지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플렉스보다 리포머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필라테스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채운 전신 운동이다. 앞뒤로는 요가 플로우를 사용해 웜업과 쿨다운을 하고, 사이사이 밸런스 동작과 요가링을 활용한 코어 강화 동작을 넣어 흐트러질 수 있는 근력을 수업 내내 잡는다. 오리지널은 한 동작을 90초간 수행해야 하는 탓에 플렉스에 비해 길고 힘들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만큼 근육을 길고 강하게 단련할 수 있다. 동작당 시간이 길기 때문에 한 사이클만 수행하면 프로그램은 끝난다. 마지막으로 수강한 ‘리믹스’는 코어 안정화, 정렬, 호흡 조절 원리를 이용해 전신을 톤업하는 빠른 페이스의 프로그램이다. 앞선 두 프로그램과 달리 휴식 시간이 10초로 짧아 동작 변경과 적응에 더 집중해야 했다. 한 동작당 50초의 움직임으로 스트랩과 밴드를 활용하는 동작이 많고, 런지, 사이드 스쿼트, 킥백 같은 동작을 접목해 하체 근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3일간 계속 근육을 쓰다 보니 일주일 내내 근육통과 싸웠지만, 되레 웃음이 났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PT를 받으며 생긴 근력 운동에 대한 거부감이 말끔하게 사라진 것. 요가를 하면서 부족하다고 느낀 유산소는 채우고, 고강도 운동의 부담스러운 힘 사용을 덜어내 균형을 잘 맞춘 느낌이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조화로움이랄까. 수업을 듣기 전보다 활력이 넘쳤고 피곤함도 덜했다. 다음 수업은 또 어떤 새로운 루틴이 나를 기다릴지 기대까지 된다. 요가와 필라테스를 사랑하지만 정적인 탓에 지루함을 느꼈다면, 1~2분에 한 번씩 동작을 바꾸며 이리저리 속도감 있게 움직이는 FS8을 경험해보면 어떨까. 칼로리 소모는 더욱 높이고 요가와 필라테스가 가진 유연성과 밸런스, 코어는 살릴 수 있으니 말이다. 동적이고 강렬한 운동을 즐긴다고 해도 전혀 문제없다. 50분 내내 높은 텐션을 유지하기 때문! “제가 F45를 한국에 처음 론칭했을 때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이 살을 빼기 위해 운동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운동을 한대요. 신체의 건강이 정신의 건강으로 이어지는 걸 넘어서, 신체적 건강보다 정신적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시대가 온 거죠. 이 공간에서 행복감을 느끼길 바라요.” 김예진 대표의 말처럼 FS8에서 힘차게 나아갈 삶의 활력과 에너지를 듬뿍 얻었다. 

에디터
이재윤
일러스트레이터
신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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