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브라질 패션
6월,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은 모두 브라질로 향한다. 브라질 월드컵은 축구의 축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브라질 여자들이 얼마나 멋진지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6월 13일부터 열리는 브라질 월드컵 때문에 여기저기서 ‘브라질, 브라질!’을 외치고 있다. 더군다나 축구라면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브라질에서 열리니 그 열기가 얼마나 뜨거울지 짐작된다. 화려한 카니발 복장을 한 여자와 건강하게 태닝한 피부에 섹시한 월드컵 응원복을 입은 여자들이 아찔한 관능미를 뽐내며 월드컵 경기장 주변을 돌아다니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그려진다. 스포츠 축제지만 월드컵을 통해 우리는 브라질 미녀들의 스타일에도 다시 주목하게 된다. ‘브라질 패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슈퍼 모델이다. 지난 7년 동안 소득 순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은 지젤 번천을 비롯해 라켈 짐머만, 이사벨리 폰타나, 캐롤라인 트렌티니, 아드리아나 리마, 알레산드라 엠브로시오 등 강력한 머니 파워를 자랑하는 모델들의 반 이상은 브라질 출신이다. 이런 톱 모델들의 스타일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구릿빛으로 잘 태닝한 피부에 섹시한 몸매의 소유자로 수영복 화보를 찍으면 더없이 눈부시다는 것, 그리고 런웨이를 벗어난 모델들의 스타일은 이웃집 소녀를 연상시킬 만큼 무척 소박하다는 것이다. 톱 모델들 말고도 또 브라질 패션을 유명하게 하는 건 무엇이 있을까?
날씨를 담은 브라질 패션
브라질은 1년 내내 덥고 습한 날씨가 계속된다. 북부 지방은 세계 최대의 열대 우림 아마존으로 뒤덮여 있고, 남동쪽은 대서양과 맞닿은 긴 해안선을 따라 넓은 모래 해변이 펼쳐져 있다. 이런 자연환경은 디자인에도 적용되는데, 뜨거운 태양과 끝없이 펼쳐지는 백사장은 건강미를 강조한 섹시한 스타일을 선호하게 만들었고, 밝은 날씨에 맞춰 강렬한 컬러와 패턴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최근 브라질 패션은 이런 관능적인 스타일에 현대 패션을 관통하는 건강한 젊음이 섞인 모습이다. 영국 왕세자비 케이트 미들턴이 약혼 발표 때 입었던 드레스로 일약 유명해진 잇사(Issa)의 다니엘라 헬라옐, 그리고 떠오르는 신예 디자이너인 바바라 카사솔라 등의 옷을 살펴보면 전부 간결하다. 화려한 주얼과 깃털 장식으로 가득한 카니발 의상이나 삼바 패션을 떠올리면 의외다. “브라질 스타일은 섹시하고 관능적인 곡선과 나른할 정도로 편안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요. 브라질 여자들은 실용적이고 기능적인 스타일을 좋아해요. 멋진 몸매를 가꾸고 드러낸 것이 세련됐다고 생각하죠.” 디자이너 바바라 카사솔라의 말처럼 브라질 여자들은 섹시한 몸매를 만들기 위해 스포츠를 즐기는 일상이 익숙하다. 지젤 번천은 브라질 전통 무술인 카포에라로 몸매를 관리하고, 알레산드라 엠브로시오는 모래 위에서 하는 서핑인 샌드보딩을 즐긴다. 브라질의 주요 도시들은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발달해 있고, 여자들은 퇴근 후 해변을 달리거나 서핑을 즐기며 몸매를 가꾼다. 그러니 몸매를 드러내는 서머 드레스나 탱크톱에 쇼츠를 즐겨 입는 건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대신 컬러는 원색이나 화려한 패턴으로 경쾌함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옷도 옷이지만, 브라질 패션 브랜드 중에는 수영복과 슈즈 브랜드가 특히 유명하다. 1997년 타이라 뱅크스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트> 표지를 장식한 이후, 섹시한 비키니로 유명해진 샐리나스(Salinas)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가장 좋아하는 수영복 브랜드 중 하나다. 질 좋은 라이크라 소재로 만들어서 탄력성이 뛰어나고 몸에 예쁘게 달라붙어 보디라인을 잡아주는 것이 특징이다. 러플 장식의 여성스러운 수영복을 선보이는 모레나 로사(Morena Rosa)와 단색의 수영복을 주로 선보이지만, 가슴을 예쁘게 만들어주는 라인으로 유명한 조 드 머르(Jo de Mer)도 빼놓을 수 없다. 브라질의 유명한 슈즈 브랜드들은 대부분 바닷가나 휴양지에서 신기 좋은 디자인의 제품을 선보인다. 친환경 젤리 슈즈로 유명한 멜리사부터 다양한 플립플랍을 선보이는 하바이아나스, 2013년 가을/겨울 시즌까지 지젤 번천이 디자인을 담당했던, 에스닉한 통으로 유명한 슈즈 브랜드 이파네마(Ipanema), 그리고 친환경 러닝 운동화를 선보이는 타이그라까지 다양하다. 그리고 최근엔 미라슬로바 듀마, 안나 델로 루소, 수지 버블을 비롯한 스트리트 패션 스타들이 든 컬러풀한 패턴 백으로 유명해진 파울라 카데마르토리(Paula Cademartori)도 있다.
화려한 패턴의 나라
스트리트 사진에 자주 등장하는 패션 블로거 헬레나 보르동을 보면 브라질 여자들의 스타일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브라질 <보그>의 스타일 디렉터 도나타 메이렐레스의 딸인 헬레나 보르동은 원색의 슈트에 로고 티셔츠를 입는 간결한 조합, 화려한 패턴 드레스에 셔츠를 매치하거나 구조적인 톱에 자수 장식의 팬츠를 함께 입는 등의 자유로운 스타일을 즐긴다. 화려한 컬러와 패턴을 입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브라질 여자들의 전형적인 스타일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녀가 입는 옷이나 즐겨 신는 슈즈와 백의 대부분은 브라질 디자이너의 제품이라는 것. “샬롯 올림피아의 백과 슈즈는 언제나 스타일에 포인트를 주기 좋기 때문에 즐기는 편이에요. 마샤 메데이로스, 이솔다(Isolda) 같은 브라질 디자이너들은 플라워 패턴이나 트로피컬 패턴을 식상하지 않게 선보이죠. 화려한 장식 대신에, 독특한 커팅이나 슬릿으로 섹시한 느낌을 연출하는 것이 브라질 디자이너의 특징이에요. 그리고 꼭 하이힐 슈즈를 신어요.”
유명 패션 블로거인 타시아 네바도 브라질 스타일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다. 그녀는 패턴 아이템을 레이어드해 입는 걸 좋아한다. 줄무늬 셔츠에 화려한 지중해풍 패턴 스커트를 입거나 심플한 검은색 스커트 룩에 에스닉 패턴 베스트로 포인트를 주는 식이다. 그녀의 옷차림에서 빠지지 않는 건 바로 선글라스. 브라질의 강한 태양빛 때문에라도 선글라스는 꼭 착용해야 한다고. 브라질을 대표하는 톱 모델들의 스타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사벨라 폰타나와 아드리아나 리마 모두 평소에는 스키니 진에 티셔츠로 편안한 캐주얼 룩을 즐긴다. 하지만 특별한 행사에 참석해야 할 때, 대부분의 브라질 톱 모델들은 몸에 딱 달라붙는 무릎 길이의 드레스를 선택한다. 알렉산드라 암브로시오는 브라질 여자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몸매는 탄탄한 엉덩이라고 말한다. “브라질에서는 허리부터 엉덩이까지의 곡선을 가꾸는 데 공을 들여요. 글래머러스한 몸매는 가슴이 아니라 엉덩이에서 좌우된다고 생각하죠.”
지금 대두되고 있는 브라질 패션에는 패션을 특별히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어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스타일이 많이 있다. 게다가 1만원대의 플립플랍부터 수백만원대의 드레스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브랜드가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하니, 새로운 것에 목말라하는 이들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온다. 최근 스트리트에서 멜리사나 하바이아나스의 플립플랍을 신고, 파울라 카데마르토리의 백을 든 친구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처럼 브라질 패션은 월드컵의 인기와 함께 갑자기 떠오른 트렌드가 아니다. 관능적이고 화려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실용적인 스타일로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와 있다.
놓치지 마세요! 브라질을 테마로 한 특별한 제품들을 모았다.
1 상큼한 향의 겐조옴므 스포츠 소 브라질! 오드 뚜왈렛. 30ml 가격미정.
2 브라질 월드컵 주 경기장의 좌석과 같은 플라스틱 병에서 추출한 인조 섬유로 제작한 스니커즈는 15만5천원, 베자 바이 플랫폼(Veja by Platform).
3 아마존 강에서 피는 빅토리아 레이자 꽃에서 추출한 프레시 향의 록시땅 비토리아 데이 플라워 오 드 코롱 300ml 7만5천원.
4 브라질 국기와 축구공에서 영감을 얻은 귀여운 캐릭터인 큐트 몬스터를 그린 백팩은 50만원대, M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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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패션 에디터 / 김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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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Gettyimages/Multibits, Helena Bordon, Adidas, Colcci, Salinas, Platform, Melli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