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소도시 자랑
대도시의 기세에 빛을 보지 못하던 작은 도시로 눈을 돌려보자. 아담하지만 속은 꽉 찬 국내 소도시 22곳.
1 제주 봉성
이효리의 추천으로 유명해진 새별오름이 있는 바로 그 동네. 마을회관을 개조해 바다에서 주운 쓰레기로 만든 각종 예술품을 전시, 판매하는 ‘반짝반짝 지구상회’도 흥미롭다. 비치코밍을 통해 모은 바다 쓰레기로 액자 만들기 체험을 진행하기도 한다. 연극 공동체 ‘다움’이 만든 소극장 ‘봉성리 하우스 씨어터’도 여기에 있었다. 봉성식당에서 제주 흑돼지에 고사리와 묵은지를 곁들여보자.
2 경기 가평
‘수상 레저의 도시’라는 타이틀은 잠시 내려놓아도 좋다. ‘빠지’ 대신 청정한 자연 속 펼쳐지는 이국적 풍경으로 눈을 돌려보자. 스위스 마을 축제에서 영감 받은 에델바이스 스위스 테마파크와 프랑스의 정취를 고스란히 담은 쁘띠프랑스, 이탈리아의 건축과 문화예술을 재현한 이탈리아 마을까지. 머나먼 유럽의 감흥을 가까이서 누릴 수 있다. 봄, 가을엔 <자라섬 꽃 페스타>도 열린다.
3 강원 사북
정선의 읍 중 하나이자 강원랜드가 위치한 사북은 옛 탄광촌 지역이다. 태백산맥과 동강 줄기를 끼고 있는 이곳의 인구는 5000명(2021년 기준)이 채 되지 않는다. 탄광촌 사람들의 안식처였던 사북성당은 아담하고 검소한 외형으로 여전히 사람들을 반긴다. 사북을 지나는 운탄고도1330 트레킹 코스를 거닐다 사북시장에 들러 연탄 모양 쿠키로 당 충전을 해보면 어떨까.
4 강원 양구
한반도의 배꼽, 국토 정중앙을 품은 도시 양구에는 시래기 말고도 문화적으로 가치 있는 볼거리가 많다.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은 양구에서 태어난 화가 박수근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 차분한 색감과 독특한 질감으로 서민의 생활상을 그린 작가의 작품적 특징은 공간에도 깃들어 있다. 양구백자박물관은 고려시대부터 도자기 생산지로 주목받던 양구의 역사와 수많은 소장품을 전시한다.
5 강원 인제
하얀 자작나무가 빽빽한 숲을 이룬 풍경.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길은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한다. 인제 출신 시인 박인환을 기억하기 위한 박인환문학관도 둘러볼 만하다. 그의 작품과 유물을 전시하고, 시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를 펼친다. 설악산 중턱에 위치한 백담사로 향하는 길은 트레킹에 제격이다. 템플스테이와 계곡 물놀이까지 한 번에 즐기자.
6 충북 옥천
9개 행정구역으로 이뤄진 옥천군에는 4만8000여 명이 살고 있다. 시인 정지용의 생가, 옥천의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향수 100리 자전거길, 물 위로 솟은 기암절벽이 절경을 이루는 부소담악, 대청호 한복판 호수 정원 위에 자리 잡은 수생식물학습원 등 내세울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대청호와 옥천군 중앙을 굽어 흐르는 금강을 바라보며 차박이 가능한 스폿도 많다.
7 충북 영동
전국 포도 생산량의 약 11%를 차지하는 영동은 와인의 고장으로 불린다. 와이너리 43개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 영동와인터널에서는 세계 각국의 와인은 물론, 영동에서 제조하는 와인 30여 종을 직접 맛보고 구입할 수 있다. 국악도 빼놓을 수 없다. 난타 퍼포먼스와 퓨전 국악 공연이 펼쳐지는 <영동난계국악축제>에서 국악의 멋을 한껏 느껴보길.
8 충북 증평
휴양의 도시, 증평의 알프스라 불리는 좌구산은 건강과 장수를 상징하는 거북의 형상을 하고 있다. 우거진 휴양림과 천문대, 명상 공간, 캠핑장 등의 시설은 모두 좌구산휴양랜드를 위해 조성했다. 좌구산 명상구름다리를 건너며 탁 트인 자연경관을 감상해보자. 벨포레 리조트에는 동물과 교감하는 벨포레 목장과 익스트림 루지, 제트보트 같은 액티비티 체험존도 있다.
9 충남 당진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관람차 신의 배경이 된 놀이공원이 당진에 있다. 2001년 개장한 삽교호 놀이동산은 서해와 서해대교가 내다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멋진 뷰 덕분에 포토 스폿으로도 유명하다고. 지금은 폐교한 유동 초등학교 건물을 활용해 만든 아미미술관 역시 멋진 외관을 지녔다. 건물을 뒤덮은 담쟁이덩굴은 빈티지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10 충남 부여
도시 전체가 백제의 역사를 품고 있는 부여. 위례성과 사비궁, 백제역사문화관 등 주요 유적이 백제문화단지로 한 번에 묶일 정도로 역사적 가치가 높은 볼거리가 넘쳐난다. 미륵사지석탑과 함께 백제 석탑이 목탑의 번안임을 증명하는 정림사지 5층석탑도 부여에서 볼 수 있다. 도교와 불교의 요소를 모두 담은 백제금동대향로는 국립부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11 전북 김제
이국적인 모습의 금산사와 해 저무는 경관이 아름다운 망해사, 독특한 명칭의 귀신사까지. 특색 있는 사찰이 가득한 김제는 사찰의 도시라 불리기에 충분하다. 청운사 하소백련지를 촘촘히 메우는 연꽃은 여름에 만개한다. 아리랑문학마을에는 하얼빈 역사, 이민자 가옥 등 소설가 조정래의 장편소설 <아리랑> 속 장소를 재현해놓았다.
12 전남 강진
강진은 다산 정약용 선생의 유배지로 유명하다. 실제 책을 썼던 장소인 다산초당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실학을 집대성한 그의 삶과 업적은 다산박물관에서 확인 가능하다. 정약용의 제자였던 이시헌으로부터 시작된 강진의 차 문화는 100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 백운차실에 깃들어 있다.
13 전북 전주
전주한옥마을과 전주국제영화제에 가려진 낭만적인 관광지가 많다. 덕진호 일대에 조성된 덕진공원 연못 중앙에는 연화정 도서관을 지었다. 도서관 안에서 내다본 창밖에는 푸른 연꽃잎이 끝없이 펼쳐진다. 전주한벽문화관에서 풍경을 만끽하며 다리를 건너다 보면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촬영지이자 커플의 포토 스폿인 한벽터널이 등장한다.
14 전북 정읍
오색찬란한 정읍의 사계절을 오감으로 느껴보자. 드넓은 초원을 보유한 허브원은 초여름의 향기로운 작약을 시작으로 보랏빛 라벤더와 노란 해바라기, 수국, 가을의 핑크빛 코스모스까지 수많은 계절 꽃을 피워낸다. 흰 눈으로 뒤덮인 겨울 풍경도 운치 있다. 붉게 물든 가을 단풍의 절정 역시 내장산에서 감상할 수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하늘 높이 오르면 아름다움은 더욱 배가된다.
15 전남 고흥
항공 우주 도시 고흥에는 다도해의 매력을 만끽할 만한 곳이 널려 있다.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 불리는 연홍도에는 폐교를 개조한 연홍도미술관과 함께 국내 유명 작가와 주민이 함께 만든 벽화와 조각품이 있다. 고흥에 간다면, 한센병 환자가 모여 살던 역사의 섬 소록도, 낚시의 성지로 알려진 거금도까지 방문해보자.
16 경북 군위
내륙의 제주도라 불리는 아기자기한 한밤마을 돌담길을 품은 도시. 세계적인 건축가와 조경가, 예술가가 함께 고민하고 지은 사색의 공간 사유원도 이곳에 있다. 팔공산 지맥에 66만 m²(약 20만 평)의 규모로 지은 사유원은 온종일 둘러봐도 시간이 부족할 정도. 해발 700m의 화산마을 전망대에는 빨간 지붕의 풍차가 방문객을 기다린다.
17 경남 거제
조선소와 관련된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는 거제는 시 전체의 대부분이 섬으로 이뤄졌다.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인 거제도에서 유람선을 타고 이동하면 섬 전체를 정원으로 꾸민 외도에 닿는다. 외도 보타니아에는 선샤인, 야자수, 선인장 같은 아열대식물이 가득하다. 좀처럼 보기 힘든 은환엽유카리, 스파리티움, 마호니아도 흔하다.
18 경남 의령
경남에서는 가장 작은 지자체로, 자연과 역사가 조화롭게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약 2km에 걸쳐 조성된 자전거 도로 부자설레길에는 벚꽃과 양귀비, 샤스타데이지, 마가렛 등 각종 꽃이 핀다. 한옥의 고즈넉함을 느끼고 싶다면 오랜 세월 정성스레 가꾼 소천정의 문을 두드려보길. 의령천을 가로지르는 붉은색 출렁다리 위에 서면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19 경북 청송
생물의 터전이자 지구의 역사를 간직한 경관을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청송은 주왕산, 청송꽃돌, 법수도석, 탄산약수, 공룡발자국, 백석탄, 얼음골 등 희귀하고 아름다운 지질 명소 24개를 인증받았다. 자연이 만든 빙벽을 활용한 아이스 클라이밍과 드라이툴링 등의 스포츠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20 경북 영양
신호등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인적이 드물지만, 그만큼 훼손되지 않은 자연환경이 많다. 거대한 촛대 모양 선바위와 물줄기 2개가 만나는 남이포는 바로 옆 산책로에서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국가민속문화재인 서석지는 조선의 3대 정원 중 하나다. 맑은 밤하늘을 가진 영양의 <별빛 반딧불이 축제>에서는 반짝이는 은하수를 볼 수 있다.
21 제주 감산
관광객으로 가득 찬 제주도가 피로할 때 찾기 좋은 곳. 사시사철 물이 흐르는 안덕계곡과 마을 대표 오름인 월라봉에 둘러싸여 있다. 계곡 양쪽으로 솟은 기암절벽과 계곡을 감싼 상록수림은 신비로움을 더한다. 마을 끝은 바다와 인접해 중산간 마을과 해안가 마을의 특색을 모두 지니고 있다. 샘물이 솟는 박수기정은 꼭 방문해볼 것.
22 경기 동두천
경기도 면적의 0.9%를 차지하는 작은 도시에는 일본이 살아 숨 쉰다. 칠봉산 자락에 위치한 니지모리 스튜디오는 일본 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숙박이 가능한 료칸과 스시, 라멘, 사케 등을 맛보는 식당이 즐비한 상점가, 다도, 전통 의상, 전통 분장 같은 문화 체험 공간이 모여 있다. 계절마다 색다른 축제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