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치는 옷, 어떻게 입을까? 1

살갗이 비치는 의상은 봄/여름 컬렉션의 단골 손님이지만 대부분은 그 손님을 바라만 볼 뿐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얘기가 좀 다르다. 비침의 강약을 조절한 다양한 분위기의 시스루 스타일이 우아한 관능미로 여심을 자극한다. 옷 입기에 있어서 꽤나 보수적인 당신을 위해 비치는 옷 공략법을 준비했다.

Solution 1 비침 정도에 따른 연출법

다양한 스타일의 시스루 의상이 쏟아져 나온 이번 시즌은 살갗의 비침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취향대로 시스루 룩을 즐길 수 있다. 비치는 느낌만 살짝 곁들인 10%의 시스루 룩부터 과감한 노출의 80%의 시스루 룩까지 비침의 정도에 따른 시스루 룩 연출법을 준비했다.

10%
비치는 옷을 한 번도 입어보지 않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비침의 정도는 10%다. 팔이나 어깨, 혹은 스커트 헴라인을 통해 살갗을 살짝 드러내는 정도의 강도인데, 비치는 정도가 미약하더라도 그 효과는 기대이상이다. 특히 어두운 색상이나 가죽 소재처럼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의상을 한층 경쾌하게 표현하기 좋다. 목과 어깨선 부분에 시폰 소재를 곁들인 커스튬 내셔널이 그 좋은 예인데, 슬쩍슬쩍 드러나는 살갗 덕분에 절제된 미니멀 스타일이 한결 젊고 세련돼 보인다. 또 헴라인에 부드러운 투명 비닐 소재를 장식한 스커트로 다리를 은근히 노출한 발렌시아가 컬렉션이나 투명 비닐을 덧댄 절개 장식으로 날렵한 실루엣을 구조적으로 돋보이게 한 베르사체 컬렉션은 시스루 장식을 더함으로써 캐주얼한 멋이 부각되었다. 보일 듯 말 듯 미묘한 차이로 시스루 룩의 첫걸음을 떼보자.

30%
“화보 촬영이나 쇼에서 시스루 룩을 입어볼 기회가 많아지면서 편견이 사라졌어요. 아예 대놓고 살갗을 드러내는 노출보다 은근하게 살갗이 비치게 연출할 수 있는 시스루 룩은 훨씬 우아한 느낌을 주죠. 레이어드 스타일링으로 가릴 곳은 가리고 드러낼 곳은 드러내는 연출의 시스루 룩을 추천해요.” 모델 지현정의 얘기다. 그녀의 말처럼 레이어드 스타일링을 활용하면 30% 정도 살갗을 드러내는 자연스러운 시스루 룩을 연출할 수 있다. 클로에 컬렉션처럼 쇼츠에 시폰 소재의 A라인 스커트를 매치하는 방법도 있고, 허리 위로 올라오는 짤막한 톱에 쇼츠를 매치한 후 시스루 미니드레스를 걸친 카샤렐 컬렉션도 참고할 만하다. 또 샤넬 컬렉션처럼 완전히 피부가 비치는 시스루 블라우스라도 안에 톱을 매치하면 30% 정도의 비침을 유지할 수 있다. 시스루 룩의 매력은 살리고 싶지만 과감한 노출은 조금 부담스럽다면 레이어드 스타일링을 적극 활용하면 된다.

50%
딱 반 정도 비치게 입는다고 생각했을 때 하의보다는 상의 노출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 더 안전하다. 50% 정도 비침이 있는 시스루 룩은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연출이기도 하다. 구멍이 숭숭 뚫린 메시 톱에 쇼츠를 매치해 캐주얼한 멋을 부각한 알렉산더 왕, 간결한 실루엣의 셔츠에 와이드 팬츠를 매치한 제이슨 우와 세린느 컬렉션 등 그 무드도 다채롭다. “이번 시즌 꼭 도전해보고 싶은 스타일이 있는데 검은색 시스루 셔츠에 검은색 브래지어를 입고 와이드 팬츠를 매치하는 룩이에요. 야해 보이지 않겠냐고요? 화보 의상으로 비슷한 룩을 입어봤는데 막상 입어보니 오히려 우아하고 지적으로 보이던걸요.” 모델 세라는 조금만 용기를 낸다면 시스루 룩의 숨은 멋을 느껴볼 수 있을 거라고 조언한다. 시스루 상의를 선택할 때는 속옷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의상의 분위기와 일맥상통하는 디자인을 고르는 것이 세련돼 보인다.

60%
절반은 뭔가 아쉽다면 살갗을 살짝 더 드러내는 60%에 도전해보자. 추천하고 싶은 스타일은 이번 시즌 돌체앤가바나 컬렉션의 레이스 룩이다. 속옷을 제외한 팔, 가슴 라인, 허리, 다리 부분의 피부가 드러나긴 하지만 레이스라는 소재의 성격상 완전한 노출은 아니다. 오히려 아슬아슬해서 더욱 여성스러워 보이는 레이스 룩은 60% 정도의 비침이 있는 시스루 룩에 활용하기 제격이다. 또 전체적으로 프린트가 드리워진 시스루 원피스도 효과적인데 누드색 슬립 원피스를 함께 매치하면 한결 손쉽게 시스루 룩에 도전해볼 수 있다. 이번 시즌 새롭게 떠오른 시폰 소재의 맥시 스커트도 유용하다. 이때, 상의와 하의의 색상을 통일하면 더욱 고급스러우며 보디슈트나 짤막한 쇼츠를 매치해 다리를 부각하면 시스루 룩만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80%
“다른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만 없다면 전 정말이지 제대로 된 시스루 룩을 입어보고 싶어요. 탱크톱에 쇼츠를 입는 노출과는 분명 달라요. 은근하면서도 아슬아슬한 살갗의 비침이 시스루 룩의 진가죠. 이번 여름엔 시폰 맥시 드레스에 비키니 수영복을 입어볼 생각이에요.” 모델 이유는 노출에 대한 시선이 조금만 더 너그러워지길 바랄 만큼 시스루 룩 예찬론자이다. 그녀처럼 용기를 내어 80% 시스루 룩에 도전해보고 싶다면 니트 드레스로 과감한 시스루 룩을 선보인 에밀리오 푸치와 마이클 코어스, 몸 전체를 레이스로 감싼 브리오니와 랄프로렌, 시퀸 장식의 시폰 드레스 룩의 도나카란 등의 컬렉션에서 그 관능적인 아름다움을 먼저 경험해볼 수 있다. 일상에서는 조금 부담스럽다면 이브닝 파티나 리조트에서 80% 비침 정도의 시스루 룩에 도전해볼 만하다.

    에디터
    박선영
    포토그래퍼
    안진호, Photo / KIM WESTON ARN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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