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에 미술
선선한 산들바람이 코끝을 스치면 이내 가을임을 깨닫는다. 더없이 좋은 계절의 전시.
PLANT BOOK
화이트 큐브 서울이 개관 1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로 멕시코를 대표하는 현대미술 작가 가브리엘 오로즈코의 개인전 <가브리엘 오로즈코>를 준비했다. 회화와 드로잉을 중심으로 구성한 이번 전시는 기하학적 형상을 관찰하고, 작업 당시 머무는 지역의 토착 재료를 활용하는 작가의 작업 방식을 엿볼 수 있는 자리다. 2년에 걸친 700여 점의 연작 시리즈 <식물 도감> 신작 역시 이번 전시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종이 위 나뭇잎 프린트에 과슈와 흑연으로 마무리했다. 9월 4일부터 12월 14일까지, 화이트 큐브 서울
CELEBRATION
유봉상과 이기성, 이길래, 고재, 김희경, 조성희까지. 전 세계 컬렉터의 사랑을 받는 한국 작가 6인이 오페라 갤러리의 개관 30주년을 위해 뭉쳤다. <시간을 초월한 표헌: 한국 미술>은 못, 철가루, 한지 등 소재의 고유한 특성을 강조하면서도 각자의 자연스러운 변주를 통해 독창적인 표현을 펼친 이들을 재조명한다. 작은 못 수만 개로 평면 조각을 창조하고 동파이프로 구부러진 형태의 소나무를 형상화하는 등 작가의 예술적 실천을 통해 이룩한 미술계의 변화와 발전에 주목한다. 9월 30일까지, 오페라 갤러리
REGULAR VARIATION
구조화된 줄무늬와 블록의 규칙적 배열, 오묘한 색조의 다채로운 배치를 통해 미니멀리즘을 구현하는 션 스컬리가 내한한다. 그의 개인전 <Soul>은 추상화에 대한 작가의 지속적 탐구와 더불어 작품 제작 과정에서 장소가 가지는 중요성을 상기시킨다. 작가는 자신이 위치한 도시의 특징을 빛과 어둠의 강렬한 대비로 구현한다. 이번 전시에서 공개되는 신작 6점은 작가의 방향성을 관람객에게 함축적으로 전달한다. 9월 3일부터 11월 9일까지, 타데우스 로팍 서울
VIEW POINT
북유럽 출신 아티스트 듀오 엘름그린 & 드라그셋이 내한했다. 이들은 조각, 설치, 퍼포먼스 같은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통해 고착화한 사회와 정치적 구조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Elmgreen & Dragset: Spaces>는 집, 수영장, 레스토랑, 주방, 아틀리에까지 총 5곳의 거대한 공간 설치 작업을 비롯해 작품 50여 점을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다. 일상적 세계에 대한 독창적 해석은 관람객에게 익숙한 대상을 다르게 관찰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9월 3일부터 2025년 2월 23일까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INSIGHT INTO ABSTRACTION
한국 전통의 자연관과 서양의 추상미술을 접목한 1세대 추상화가 유영국의 개인전 <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가 열린다. 작가 사후 최초로 공개되는 미공개 소장품을 포함해 1950~80년대에 탄생한 유화 작품 30여 점이 소개된다. 시대적 격변기를 거치는 과정에서 자연을 통해 예술과 삶의 본질을 통찰한 작가는 단단한 내면과 품위로 발현된 중용의 미학을 작품에 고스란히 담았다. 10월 10일까지, PKM 갤러리
WOMAN POWER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민주화까지. 격변의 시대를 살아온 천경자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전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은 천경자를 비롯한 한국 여성 작가 23인의 삶과 작품 세계를 조망한다. 당대 여류 동양화가가 겪은 고충과 어려운 상황에서도 작가의 개성이 담긴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 이들의 작품이 후대에 끼친 영향 등을 전시실 5곳에서 소개한다. 천경자가 베트남전쟁 중 종군 화가로 참여해 완성한 ‘꽃과 병사와 포성’은 이번 기획전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11월 17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NATURAL MATERIALS
북촌 가회동에 새로운 전시 공간 ‘푸투라 서울’이 문을 연다. 그 시작은 그래픽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이 맡았다. 아시아를 처음 찾은 작가의 대규모 개인전 <대지의 메아리: 살아 있는 아카이브>에서는 레픽 아나돌 스튜디오가 개발한 자연 특화 오픈 소스 생성형 AI 모델인 ‘대규모 자연 모델’ 시리즈를 눈여겨볼 것. 10여 년간 수집한 대량의 자연 데이터를 기반으로 탄생한 실감형 다중 감각 예술 작품은 관람객에게 자연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기회를 제공한다. 자연과 기술, 그리고 이를 연결하는 예술에 대한 인식을 뒤바꿀지도. 9월 5일부터 12월 8일까지, 푸투라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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