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의 슈퍼히어로, 파워 슈트 모르는 사람 없지?

오늘날 패션계의 슈퍼히어로가 된 파워 슈트의 면면.

 파워 슈트는 다양한 디자이너가 이 스타일을 통해 ‘세계 정복’의 메시지를 전달해온 패션계 슈퍼히어로 의상이다. 코코 샤넬은 여성에게 무엇이든 입힐 수 있다면 슈퍼우먼으로 만들 수 있을 거라 믿었고, 이브 생 로랑은 드라마틱한 어깨 패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여성의 자신감 폭발’에 일조했다. 1980년대에 이르러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넓은 어깨선과 날렵한 실루엣을 채택하며 파워 슈트를 권위의 상징으로 끌어올렸다. 파워 슈트는 그 후 시간이 지나며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했고, 2024 F/W 시즌에는 더욱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

이번 시즌의 파워 슈트는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슬림하게 잘린 날카로운 실루엣부터 편안하고 여유로운 스타일, 여기에 더해 오버사이즈 핏까지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몸에 핏 되는 실루엣을 좋아하는 사람이 ‘오늘은 좀 편하게 입고 싶어’라고 바랄 때나 ‘한 사이즈 크게 입으면 더 편할 수 있잖아!’라고 생각할 때조차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핏이 준비된 것. 프라다가 구조적인 슬림 핏 슈트를 선보이며 미니멀한 디테일과 고급스러운 소재로 스타일의 정수를 완성했다면, 발렌시아가는 과장된 어깨선과 루스한 실루엣으로 임팩트 있는 비율을 연출하며 오버사이즈 핏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한마디로 파워 슈트의 ‘여백의 미학’을 마음껏 즐기게 한 것.

그뿐 아니라 구찌는 자유로운 재단의 슈트를 통해 젠더리스한 매력을 발산, ‘누구든 입을 수 있는 히어로 슈트’를 제안하는데, 기존 구찌 마니아뿐 아니라 젠지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스타일이라 할 만하다. 팔꿈치와 종아리 부분을 스트랩으로 꽁꽁 묶어 슬림 핏을 강조한 맥퀸이나 블랙 일색인 파워 슈트계에 낙낙한 화이트 슈트로 우아하고 명징하게 주목받은 디올, 날렵한 실루엣의 재킷을 버튼 대신 매듭으로 여미고 블랙 글러브를 더한 막스마라의 고혹적인 스커트 슈트 룩도 주목할 것. 파워 슈트는 단순한 옷을 넘어 삶의 방식과 태도를 표현하는 수단이다. 동시에 내 안의 슈퍼히어로를 일깨우는 촉매제기도 하다. 

2024 F/W 시즌의 새로운 트렌드 안에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슈트를 찾아 오늘 하루만큼은 패션계 어벤저스로 변신해보면 어떨까? 보통 파워 슈트 하면 권력과 자신감 등을 상징하지만, 그냥 다 건너뛰고 자신의 고유한 특성과 취향을 표현하는 강력한 무기로 생각하면 충분하다. 

    사진 출처
    COURTESY OF GORUNWAY
    아트 디자이너
    이청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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